기록적인 폭염에 '쓰러지고 죽고'…피해 잇따라

경기도 내 가축폐사 급증…열사병 환자도 속출

(사진=자료사진)
포천시 군내면의 한 양계농장. 35도 안팎의 불볕더위에도 농장주 변모씨는 땀 닦을 시간조차 없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혹여나 닭들이 폐사할 것을 우려하며 축사 내부 공기를 식히기 위해 물을 뿌리고, 닭들이 먹는 물을 시원한 것으로 갈아주기 바빴다.

변씨는 "닭은 자체 열이 있어 이를 식혀주지 못하면 2~3시간 이내로 폐사하게 된다"면서 "실내온도를 30도 이내로 유지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포천 영중면의 한 양계농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농장주 이모씨는 "일찍 찾아온 폭염으로 닭들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 없다"며 "여름에는 폭염으로 겨울에는 조류독감으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축산농가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경기도 내 폭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가축 폐사는 50%, 온열질환자는 2.5배 증가했다.

10일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경기지역 폭염일수는 30일로 지난해 같은 기간 전체 폭염일수 18일을 훌쩍 넘어섰다.

지금까지 도내에서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돼지 278마리, 오리 1000마리, 닭 20만 5663마리 등 모두 20만 6941마리다.

13만 8586마리가 폐사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3%(6만 8355마리) 증가한 것이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온열질환자도 지난해 같은 기간 72명보다 170% 증가한 194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온열질환자 중 80.4%인 156명이 논밭이나 작업장, 거리, 산 등 야외활동을 하다 병원신세를 졌다.

증상별로는 열탈진이 86명으로 가장 많았고 열사병 39명, 열경련 38명, 열실신 17명, 기타 14명 등으로 나타났다.

예년에 비해 증가한 폭염 피해와 이달 말까지 무더위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계당국에도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와 도내 지자체는 지난 5월 20일부터 다음달 30일까지를 폭염대책기간으로 지정하고 T/F를 구성, 폭염 대응 종합대책을 수립해 예방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도는 폭염관리대책비로 재난안전특별교부세 4억 원을 31개 시·군에 긴급 지원했고, 도내 6769곳의 무더위 쉼터를 찾아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

또 재난도우미를 통해 독거노인, 취약계층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있으며, 축산농가에는 가축관리 요령을 홍보하고 현장을 방문해 지도하고 있다.

경기도 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올해는 전년도에 비해 폭염 빈도와 강도가 높아 피해가 급증했다"면서 "가급적 낮 시간대에는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폭염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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