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주일 푹 자고 바다가고파
- 부모님 사랑한단 말 전하고파
- 국민들 끝까지 응원해주시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상영 (펜싱 에페 선수, 금메달리스트)
그랬던 박상영 선수가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지난해 3월에는 인대파열이라는 큰 부상을 당해서 한 1년을 쉬었습니다. 그랬던 선수가 해낸 것이기 때문에 지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지금 경기가 끝난 지 얼마 안 돼서요. 저희가 참 어렵게, 어렵게 박상영 선수를 잡았습니다. 만나보죠? 박상영 선수 안녕하세요?
◆ 박상영> 안녕하세요? 펜싱 국가대표 박상영입니다.
◇ 김현정> 와, 축하드립니다.
◆ 박상영> 네, 감사합니다. (웃음)
◇ 김현정> 기분이 어때요?
◆ 박상영> 지금 아직, 끝난 지 얼마 안 돼가지고요. 별로 감흥이 안 오는 것 같아요. 좀 지나봐야 알 것 같아요.
◇ 김현정> 집에 가면 더 실감 날 것 같아요?
◆ 박상영> 네. (웃음)
◇ 김현정> 좀 기대를 했습니까? 박상영 선수 개인적으로?
◆ 박상영> 저 개인적으로는 기대했죠.
◇ 김현정> 아니, 그런데요. 박상영 선수. 사실 저는 정말 미안한 얘기지만 마지막 결승전에서는 반쯤 포기했어요. 왜냐하면 그 상대 선수가 워낙 잘하는 세계랭킹 3위 선수이기도 했고 워낙 노련한 경험 많은 선수이기도 했고. 게다가 9:13, 10:14까지 지니까 펜싱은 사실 그렇게 지면 이건 뒤집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우리 상영 선수 은메달도 잘한 거지, 괜찮아, 아무렴.' 이러면서 속으로 얘기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연속으로 5점을 계속 낸 겁니까?
◆ 박상영> (앞 부분에) 제가 되게 욕심을 가져 가지고요. 경기 운용이 정말 힘들었거든요. 그러다가 제가 그 욕심을 좀 걷어내고 경기에만 집중을 해 보자, 이렇게 했는데 갑자기 이렇게 몸이 풀려 가지고 잘 됐습니다.
◆ 박상영> 네.
◇ 김현정> 그러면 9:13, 10:14까지 갔을 때 포기 안 한 겁니까?
◆ 박상영> 포기 안 했습니다.
◇ 김현정> 아니, 사실은 그때 해설위원이 TV에서 뭐라고 했냐면 '이거 졌습니다. 솔직히 좀 어렵습니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해설위원이. 한참 선배님도 포기할 정도였는데. (웃음) 우리 박상영 선수는 포기 안 했어요?
◆ 박상영> 네, 저는 포기 안 했습니다. (웃음)
◇ 김현정> 될 거라는 생각 가지고. 대단한 상영 선수. 사실은 박상영 선수를 두고 지도자인 감독은 뭐라고 하셨냐면 '어리지만 20살 밖에 안 됐지만 이번이 올림픽 첫 무대지만 배짱이 좋다, 당차다.' 이런 얘기했습니다. 이 무대 하나하나 갈 때마다 긴장 별로 안 했습니까, 안 떨었어요?
◆ 박상영> 원래는 제가 긴장을 되게 많이 하는 편인데요. 이번 올림픽은 세계인이 같이 즐기는 축제잖아요. 그래서 그 축제에 포커스를 맞추고 되게 즐기려고 노력을 했는데. 그래서 경기가 정말 잘 풀리다가 결승전에서는 제가 '아, 1등을 할 수 있겠다.' 이런 욕심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니까 온전하게 경기에 집중을 못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아, 이제 이해가 됐어요. 그러니까 오히려 욕심 버리고 '나 즐기러가야지.' 하고 하나하나 가다가 보니까 어느새 결승전에 와 있는 거예요. 그런데 그래서 거기서 욕심을 부리니까 처음에는 좀 밀린 거예요?
◆ 박상영> 네.
◇ 김현정> 그러다가 안 되나 보다 어떻게 보면 그런 생각을 하고 다시 마음 비우니까 오히려 5점이 나는 그런 상황이 된 거군요?
◇ 김현정> 정확하게. 대단합니다. 박상영 선수. 지금 청취자들 변영심님, 이용민님, 어인우님 외 여러분이 '기적 같은 우승, 눈물이 찡했다, 축하한다.' 이런 문자들 보내주고 계시는데요. 사실 박상영 선수가 더 대견한 건 지난해3월에 큰 수술했잖아요. 무릎 인대 파열?
◆ 박상영> 전방 십자인대 파열 수술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때는 이게 마지막일 수도 있겠구나, 정말 무대 못 뛰는 거 아냐, 이런 생각도 하지 않았어요?
◆ 박상영> 되게 많이 했죠. 그런 생각도 많이 하고 혼자 자학도 많이 하고요. 그런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다가 1년 만의 복귀. 정말 어렵게 복귀가 됐습니다. 그때 어머니가 그렇게 우셨다면서요?
◆ 박상영> 복귀했을 때 그때도 정말 많이 우셨는데요. 제가 이번에 결승전 들어가기 전에도 어머니랑 전화를 잠시 했었거든요? 그런데 어머니가 울어가지고 (웃음) 얘기를 제대로 못하시더라고요.
◇ 김현정> 아, 울어서 통화를 제대로 못하셨군요?
◆ 박상영> 네. 그래 가지고 제가 '(결승전) 끝나고 오겠다고, 어머니. 기쁜 날인데 왜 우냐고' 말씀 드렸어요.
◇ 김현정> 그러면 생각난 김에 박상영 선수, 이게 조금 식상하고 유치한 질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이럴 때 또 빠지면 서운한 게 하나 있어요. 뭐냐 하면 '엄마!' 하면서 서울에 계신 한국에 계신 고국에 계신 엄마한테 한 말씀 하시겠어요?
◆ 박상영> 제가 여태까지 부모님한테 지금까지 한 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거의 살면서 다섯 손가락 안에…. 많이 못했거든요, 쑥스러워가지고. (웃음) 그런데 오늘은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네요.
◇ 김현정> 그걸 저한테 하지 마시고 저한테 하면 안 되고. 엄마, 아빠 하면서 한 말씀 하시죠.
◆ 박상영> '엄마, 아빠 사랑해요. 한국가면 꼭 메달 걸러가겠습니다.'
◆ 박상영> (웃음)
◇ 김현정> 이 웃음 소리도 20살의 웃음 소리네요. 이렇게 즐긴 박상영 선수 큰일을 해냈습니다. 그 동안 하고 싶은 것 다 참으면서 땀 흘렸잖아요, 이날을 위해서. 한국 돌아가면 뭐 제일 먼저 하고 싶어요?
◆ 박상영> 일단은 일주일 동안 잠만 자고 싶어요, 쭉.
◇ 김현정> 잠만, 왜요?
◆ 박상영> 너무 힘들어가지고요. 지금. 밤에 설레고 긴장되고 뭐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 때문에 잠을 많이 못 잤거든요, 올림픽 준비하면서.
◇ 김현정> 아, 잠을 일주일 동안 한 번도 안깨고 밥 안 먹고 계속 자고 싶어요?
◆ 박상영> 그냥 밥 먹고 자고, 밥 먹고 자고 하고 싶어요.
◇ 김현정> 20살이면 사실 하고 싶은 게 굉장히 많은 나이예요. 친구들은 지금 방학이라고 배낭여행도 가고 뭐 바닷가도 가고 이러는데, 20살로서 해 보고 싶은 일은 없습니까?
◆ 박상영> 음…. 큰 일은 아닌데 일단은 바닷가를 좀 놀러가고 싶어요.
◇ 김현정> 친구들과 바닷가에, 소박한 꿈이네요. 박상영 선수, 정말 잘 뛰어줬고요. 이제 시작입니다, 이제 시작이에요. 사실은 리우에서도 단체전이, 지금 에페 단체전이 한 번 더 남아 있고. 이제 20살이니까 갈 길이 멉니다.
◆ 박상영> 맞습니다.
◇ 김현정> 응원해 준 국민들께 한 말씀, 포부 밝혀주시죠!
◆ 박상영> 네. 지금 하면 되나요?
◇ 김현정> (웃음) 네. 뜨겁게 응원해준 국민들게 한말씀 해주시겠어요?
◆ 박상영> '안녕하세요. 펜싱 국가대표 박상영입니다. 지금 제가 이런 좋은 성적을 냈는데요. 앞으로 더 잘하는 누나, 형들 경기가 많거든요. 많이 응원해 주세요!'
◇ 김현정> 많이 응원해 주세요.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박상영 선수. 마저 남은 경기 잘 하시고요.
◆ 박상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 박상영>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참 자랑스러운 금메달입니다. 막내여서 그리고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였기 때문에 더 기쁜 거겠죠. 남자 에페 금메달 리스트 박상영 선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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