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정무·홍보수석을 역임한 대표적 친박계 인사다.
이정현 신임 당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비주류, 비엘리트 소외지역 출신이 집권 여당의 대표가 될 수 있는 대한민국은 기회의 땅"이라며 "이 가치를 지키는 새누리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고위원은 이장우·조원진·최연혜·강석호 의원이 선출됐다. 비박계 강석호 의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3명은 모두 친박 색깔이 짙은 인물들이다.
특히 조원진 의원은 이른바 진박 감별사이자 행동대장으로, 강경 친박으로 분류된다.
◇ 오더 받은 친박계 "완승"
이 신임 당대표는 대구 경북(TK)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보수 정당의 첫 호남출신 대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하지만 당대표를 포함해 최고위원과 청년최고위원까지 친박계가 싹쓸이한 결과에는 이른바 친박의 '오더' 가 통했다는 분석이다.
9일 전당대회장에서 만난 인천 출신의 한 대의원은 "이정현 의원으로 선택하라는 오더가 내려왔다"고 귀띔했다.
경북 지역의 한 대의원도 "비박계가 단일화를 이루면서 이쪽(친박)에서도 주말 사이 오더가 내려왔다"며 이 의원을 선택했음을 넌지시 밝혔다.
친박 성향의 또 다른 경북 지역의 대의원은 "오늘 전대는 친박의 완승"이라며 "자신이 찍은 (친박 성향의) 후보는 모두 당선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의 지지기반인 TK에서도 이 의원쪽으로 표심이 기울면서 이 의원은 10만 8000여표 중 4만 4421표의 절반에 가까운 지지율(40.9%)로 당대표에 선출됐다.
◇ 비박 단일화에도 친박에 패배…"이정현의 '진정성'도 당선에 한 몫"
반면 비박계는 7일 사전선거 전 막판 단일화를 이루며 안간힘을 썼지만 친박의 '철옹성'을 넘어서진 못했다.
비박계는 정병국 의원을 김용태 의원과 1차 단일 후보로 내세운 데 이어 전당대회를 앞둔 지난 5일 2차 단일화를 통해 주 의원을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
비박계 주호영 후보는 이날 3만 1946표를 얻었지만 이정현 후보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 비박계 대의원은 "친박계는 후보가 많아 표가 갈릴 줄 알았는데 예상을 빗나갔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일각에선 호남 출신 이정현 후보의 '나홀로 선거운동' 컨셉도 당원들의 표를 얻은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지역의 연장자 분들이 보수적인 편이라 호남 출신 후보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데 이정현 후보에 대한 평가는 달랐다"며 "진정성 있다고 지지를 나타내는 분들이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의원은 "캠프도 없이 혼자 배낭을 메고 전국을 다니면서 경청하는 '서번트 리더십'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평했다.
한편 이날 선거에는 선거인단 34만 6509명 중 당대표 경선에서 7만6264명이 투표했다. 투표율은 22%로 총 유효투표수는 7만6116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