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4차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서 친박계 3선 의원(전남 순천·곡성)인 이정현 후보가 당선됐다.
이정현 후보는 선거인단 투표 70%와 여론조사 30% 합산 4만 4421표(득표율 40.9%)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3만 1946표(29.4%)로 2위를 기록한 '비박 단일화'를 이뤘던 주호영 후보를 1만 2000여 표 넘게 따들렸다.
경선 막판 친박 주류가 이른바 '오더 투표'로 이정현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한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규모 경선 캠프를 꾸리며 초반 판세를 주도했던 이주영 후보는 비박 단일화와 오더 투표에 밀려 2만 1614표(19.9%)로 3위에 그쳤다.
유일한 수도권 후보를 자임했던 한선교 후보는 1만 757표(9.9%)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로써 스스로를 흙수저도 아닌 '무수저'로 칭한 이정현 후보는 새누리당 역사상 처음으로 호남 출신 당대표에 선출됐다.
이정현 후보 당선으로 당권을 장악하는 데 성공한 친박계는 당대표와 분리해 치러진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조직력 즉, 오더 투표 위력을 한껏 발휘했다.
청년과 여성 최고위원을 포함한 총 5명 최고위원 가운데 4명을 차지함으로써 비박계는 사실상 최고위원을 싹슬이했다.
조원진, 이장우, 최연혜(여성), 유창수(청년) 후보가 최고위원 진입에 성공했고, 비박계는 강석호 후보 단 1명만 최고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적인 친박 강경파들인 조원진 의원이 3만 7452표(17.7%), 이장우 의원이 3만 4971표(16.6%)로 나란히 최고위원 경선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비례대표 초선인 최연혜 의원도 2만 7802표(13.2%)로 여성최고위원 자리를 두고 경합한 비박계 재선인 이은재 의원(2만 3888표, 11.3%)을 무난하게 따돌렸다.
특히 최연혜 의원은 전체 최고위원 득표 순위에서도 비박계 강석호 의원에 이어 4위에 올라 '여성 배려' 특혜를 구하지 않고도 당당하게 최고위원이 됐다.
새누리당 당규는 최고위원 득표 순위 4위 이내에 여성이 없을 경우 4위 득표를 한 남성 후보를 탈락시키고 여성 가운데 최고 순위자를 최고위원으로 선출하게 하고 있다.
청년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박계 유창수 후보가 6816표(54.7%)를 얻어 5655표(45.3%)에 그친 비박계 이부형 후보를 비교적 여유 있게 따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