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페퍼로니? 키스마크?"…올림픽 점령한 '부항'

베이징 대회 이후 서양 선수들 사이에도 유행처럼 번져

미국 마이클 펠프스가 8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 수영경기장에서 열린 접영 200m 준결승 경기에서 역영하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올림픽 선수들의 '부항 사랑'이 전세계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리우올림픽 남자 계영 400m 경기에 나선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31)의 어깨와 등에 선명히 나있는 10여개의 검붉은 부항 자국은 단연 외신의 화제로 부상했다.

그동안 펠프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부항치료를 받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자신이 출연한 스포츠용품 광고에서 훈련 장면 중 하나로 부항 치료를 공개할만큼 '부항 사랑'이 대단하다.

같은 나라의 기계체조 선수인 알렉스 나두어(25)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부항 치료를 마친 자신의 사진을 남겼고, 남자 접영 100m 종목에 나선 벨라루스 수영선수 파벨 산코비치(26) 선수 몸에서도 부항 자국을 찾아낼 수 있다.


이처럼 리우올림픽에 나선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부항 치료가 유행하자 미국의 CBS, CNN, NBC, USA투데이나 영국 인디펜던트 등 주요 외신들도 앞다투어 부항(Cupping)에 대한 기획기사를 내놨다.

CNN은 "올림픽 선수들의 어께와 등에 있는 페퍼로니 같은 멍은 담배 자국도, 키스 마크도 아니다"라며 "중국 등 중동과 아시아에서 사용된 고대 치료법"이라고 부항을 소개했다.

USA투데이는 미국 올림픽 대표팀 선수 100여명과 함께 일한 전문가인 랄프 레이프를 통해 "미국 대표팀 중 육상 선수들 사이에 부항 치료가 인기있다"고 전했다.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이같은 부항 치료 열풍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등에 부항치료 자국이 가득한 채로 수영 경기에 나섰던 왕쿤 선수로부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야후스포츠닷컴의 닉 프리델 기자는 "중국 수영선수인 왕쿤의 등에 난 자국을 보고 새로운 문신인 줄 알았다. 중국 수영대표팀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이것이 치료를 위해 난 자국이라는 것을 알았다"며 "이번 올림픽에서 중국 선수는 얼굴을 보지 않고 등만 봐도 알 수 있게 됐다"고 농담할만큼 신기해할 뿐이었다.

하지만 인디펜던트지에서 인터뷰한 런던 부항클리닉 아야즈 파르햇 공동대표는 "지난 10년여 동안 운동선수들 사이에 부항 치료가 퍼져왔다"며 "왕쿤 선수 이후 권투선수인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아미르 칸, 테니스 선수인 앤디 머레이 등에게서도 부항 자국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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