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대통령이 정쟁을 유발하는 일을 다시 시작했다. 그런데 불행히도 이번 정쟁 사안은 외교안보 사안"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통령과 여야 사이 여러가지 이견이 존재할 수 있고 해법에 대해서도 다양한 견해가 나올 수 있다. 이에 대해 협조를 호소하고 대통령의 여러 외교안보적 정책방향을 설득하는 것은 좋으나, 어떻게 야당 의원들을 '매국노', '사대주의', '북한동조 세력'으로 만드는 발언을 할 수가 있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대통령의 입, 집권여당의 입을 통해 국정 파트너인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이런 식의 낙인을 찍을 수 있나"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소속 지자체장과 의원들도 근래에 중국을 방문하는 등 비슷한 행보를 했던 것을 거론하면서 "그렇다면 지난번 자당의 사드 관련 중국 방문 시 왜 침묵했나. 그것 역시 북한 동조이자 사대주의였나"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렇게 해 놓고 야당의 협조를 부탁하나"라고 따진 뒤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협치는 서로 상대를 존중하면서 견해차이를 좁히기 위한 대화와 설득의 노력을 병행하는 것에서 시작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지금과 같은 태도는 온당치 못하다는 경고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다시 한번 더 이런 식의 접근이 있다면 국회 차원에서 협조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렇게 국민의 생명이 달려있는 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고, 가치관과 정치적 견해에 따라 다를 수 없다"며 의원단의 중국 방문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그런데 최근 정치권 일부에서 '사드 배치로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는 이런 북한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하는 황당한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는가 하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이 중국의 입장에 동조하면서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의견 교환을 한다면서 중국을 방문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우 원내대표는 우병우 민정수석 논란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운영위를 소집해 민정수석 문제를 다루자"고 제안했다.
그는 "대통령이 휴가를 다녀와서 어떤 태도를 보이는지 주목했지만, 결국 국민통합의 길보다는 국론 분열, 야당과 정쟁을 통해 편가르기 식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의사만 확인했다"면서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 야당은 야당대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