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진은 브라질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32강전에서 에가 아가타(인도네시아 · 29위)에 2-6(29-27 24-27 27-28)으로 졌다. 지난 7일 단체전에 이어 노렸던 2관왕이 좌절됐다.
바람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특히 4세트에서 김우진은 강한 바람 속에 마지막 2발이 9점이 됐다. 그러나 아가타가 마지막 2발을 10점으로 맞추면서 김우진을 넘어서는 이변을 일으켰다.
문형철 대표팀 총 감독은 "사실 남자 경기에서는 바람의 영향이 크다"면서 "조금만 삐끗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진이도 잘했지만 아가타가 10점을 딱딱 맞힐 줄은 몰랐다"고 덧붙였다.
'한국 양궁의 대부' 장영술 대한양궁협회 전무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장 전무는 "여자 선수들은 사실 선수층이 엷지만 남자는 누가 올라올지 모른다"고 말했다. 장 전무는 2000년 시드니부터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거치면서 남녀 대표팀 사령탑을 역임했고, 2012년 런던 대회 때는 총 감독을 맡아 신궁 코리아를 이끌었다.
일단 벌어진 일이다. 다른 선수들이 힘을 내면 된다. 구본찬(현대제철)과 이승윤(코오롱엑스텐보이즈)이다. 둘은 각각 예선에서 6위와 12위로 64강전을 치른다.
장 전무는 "사실 기왕 우진이가 탈락한 만큼 다른 선수들이 긴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단체전 금메달을 딴 만큼 풀어질 수 있는 마음가짐을 다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우진의 탈락은 아쉽지만 남은 선수들은 경기가 남아 있다. 장 전무는 "개인전은 사실 모두가 다 경쟁자"라면서 "김우진이 빠져서 불안하기보다는 가장 강력한 상대가 탈락해 오히려 기회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진에게는 또 기회가 있다. 장 전무는 "우진이가 죄송하다고 문자를 보내왔더라"면서 "그래서 너는 도쿄올림픽에서 개인전 금메달을 따라는 운명인가 보다고 답장했다"고 휴대전화를 취재진에게 보여줬다. 이어 "그랬더니 우진이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