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번 리우올림픽은 우리나라 방학기간과 휴가철에 열리기 때문에 매출이 기대 이하였던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보다 치킨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실 국내 치킨업계는 그동안 과다 출혈경쟁으로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그런 만큼 이번 리우올림픽을 반등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치킨업체들은 이미 죽기 아니면 살기 식의 치킨게임을 시작했다.
◇ 닭고기 육가공업체, 치킨게임....리우올림픽 승부수
육계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육계(삼계탕용은 별도) 도계물량는 모두 3억8천만 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7.8%나 증가했다.
이는 닭고기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고, 국내 닭고기 시장에 새로운 육가공업체들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기존 업체들이 이들 신규업체를 견제하기 위해 육계 공급물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산지 육계 출하가격이 1kg에 1500원 이하로 폭락하는 등 생산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가 출혈경쟁, 이른바 치킨게임이 이어졌다.
이렇다 보니,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까지 겸하고 있는 이들 닭고기 육가공업체들은 이번 리우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치맥 열풍으로 닭고기 소비가 늘어나면 그동안의 피해를 어느 정도 보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닭고기가 과잉공급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난 6월부터 병아리 입식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육계는 보통 30일 정도 키워서 출하하게 되는데, 올림픽 기간을 맞춘 것이다.
육계협회 관계자는 "닭 사육수가 얼마나 늘었는지 정확한 통계는 분기별로 나오기 때문에 7월과 8월 증가분은 알 수 없지만, 최소 1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 치킨업체 노심초사....리우올림픽 초반, 치킨 매출 15%25 정도 증가 분석
국내 치킨업체 입장에서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은 실패한 행사였다. 월드컵 열풍이 예상외로 시들해지면서 치맥 열풍이 불지 않아 치킨 소비가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KB국민카드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기간 중 음식·유통업 등 12개 업종에서 KB국민카드 이용 건수를 조사한 결과, 치킨집은 15.97% 늘어나는 데 그쳐 중식(18.32%)과 패스트푸드점(17.72%) 증가율 보다도 낮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리우올림픽은 방학과 휴가철에 열리는데다 야간에 중계방송이 이뤄지면서 치킨 주문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업체 수급담당 이사는 "6일 개막식 이후 우리나라 선수들이 메달을 따면서 치킨배달 주문량이 늘어나고 있다"며 "평소때 보다 15%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림픽이) 아직 초반이기 때문에 치킨 소비가 얼마나 늘어날 지 장담할 수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40%대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B업체 담당 부장도 "이번 리우올림픽에 대비해 계열농장의 닭사육 수를 늘렸다"며 "치맥 열풍이 얼마나 부는지 매일매일 체크하고,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육계협회 관계자는 "업체 출혈경쟁으로 닭고기가 과잉공급되고 있는 상태지만, 올림픽과 휴가철에 대비해 병아리 입식을 크게 늘렸다"며 "리우 올림픽 기간에 치맥 열풍이 불지 않는다면 업체들이 최악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그동안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에 수입이 금지됐던 미국과 태국산 닭고기가 8월말이나 9월초부터 다시 국내로 수입된다"며 "업체간 생존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