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대부분 일선 학원이 제도 자체를 모르거나 부실하게 교습비를 표기해 보완이 필요하지만 단속건수는 '0'건에 그쳐 적극적인 지도,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재수와 교습 등 학원 20여 곳이 몰려있는 부산진구 학원촌.
학원 교습비 외부표시제가 지난 7월부터 시행됐지만, 학원비를 정상적으로 부착한 곳은 절반에 불과하다.
일부 학원은 A4용지를 출력해 별다른 코팅작업 없이 출입구에 부착해 놓다 보니, 곳곳이 찢겨있거나 물에 활자가 번져 알아보기 힘들다.
학원을 이용하는 학생들도 학원 교습비 외부표시제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한 수강생 A(22) 씨는 "보통, 2~3과목, 많게는 4과목 이상 묶어서 수강을 듣기도 하고, 강좌별로 금액도 다른데 최저 학원비만 표기돼 있다"면서 "도입하는 취지는 좋지만 정작 학생, 학부모들이 알아야 할 정보를 100% 정확하게 공개하지 않아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학원교습비 외부표시제는 교습비를 외부에서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제도로 반당 정원, 총교습시간, 교습 기간, 교습비, 기타경비 등을 적시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1회 적발 시 벌점 9점 과태료, 50만원, 2회 적발 시 벌점 18점에 과태료 100만 원 3회 적발 때는 벌점 27점에 과태료 200만 원에 이른다.
하지만, 일선 학원에서 대부분 시행내용을 모르고 있거나 알더라도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할 내용을 누락하고 있다.
부산지역에 있는 학원 교습소는 약 9500여 개인데 이를 단속하는 부산시교육청 인력은 20여 명에 불과해 아직 단속된 건수는 단 한 건도 없는 실정이다.
부산시교육청 평생 교육팀 관계자는 "학원비 안내문을 한눈에 잘 볼 수 있게 아크릴 등으로 제작하면 비용이 많이 들어서 일선 학원들이 꺼리고 있고, 정확한 규격 등이 없어서 훼손되는 사례가 많아 단속보다는 지도, 점검에 나서고 있다"면서 "매달 초 일선 학원에 현장 방문해 지도, 점검을 벌이고 있지만 학원 수에 비해 담당 공무원은 턱없이 모자라서 일일이 확인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고, 투명한 학원 운영을 위해 도입된 '학원교습비 외부표시제'가 시행부터 삐걱이면서 보다 적극적인 단속,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