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 시각) 미국의 <뉴욕타임즈>는 닐 호런의 인터뷰를 실었다. 닐 호런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마라톤 경기 때 난입해, 선두에 달리던 브라질의 반델레이 데 리마에게 태클을 가한 인물. 이 돌발 사고로 인해 우승을 눈앞에 뒀던 리마는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누구나 분노해야 할 상황을 겪은 비운의 주인공 리마는 대회가 끝난 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대응을 했다. 호런을 용서한 것. 그의 용서는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안겼고, 그는 14년 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회식에서 성화 최종 점화자로 선정돼,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그런데 호런은 그런 리마가 개막식에 나온 것에 대해 분노했고, 비난을 쏟아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호런은 전화 인터뷰에서 “리마는 내가 태클을 해서 더 유명해졌다”며 “얼마나 많은 사람이 12년 전 금메달을 딴 자를 기억하는가. 심지어 4년 전 메달을 딴 사람도 기억 못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호런은 리마에게 적의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아네테 사고 이후 리마에게 사과하는 내용의 편지 2장을 보냈지만 아무런 응답도 없었다”며, “예의와 품위가 없는 인물”이라고 맹비난했다.
호란은 2004년 그에게 태클을 한 이유가 “그리스도는 필요에 따라 무서운 분이 된다. 당시 나도 그랬고, 다른 선택을 할 여지가 없었다”며, 자신의 의도가 아닌 “섭리이자 운명이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톨릭 교회 사제 출신인 호란은 당시 그리스도의 재림과 세상의 종말이 가까워졌다며 아테네로 갔고, 마라톤 경기에 난입했다. 호란은 그 일로 구치소에 구금됐고, 이후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평생 한 번 올 기회를 빼앗은 인물이 자신에게 용서와 은혜를 베푼 사람에게 하는 말을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오지 않는가. 게다가 자신 때문에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유명인이 됐다고 말하는 그에게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표현 외에 해 줄 말이 생각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