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배는 8일(한국 시각) 브라질 삼보드로모 경기장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러시아와 결승에서 5-1(58-49 55-51 51-51) 승리와 함께 금메달을 이끌었다. 단체전과 개인전 2관왕을 이룬 런던 대회까지 2회 연속 금빛 살을 쐈다.
장혜진(LH), 최미선(광주여대)에 이어 마지막으로 쏘는 순서의 부담감 속에서도 든든한 역할을 해줬다. 3세트 6발에서 기보배는 첫 4발을 모두 10점에 적중시켜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3세트 마지막 발은 메달을 결정할 한방이었다. 러시아가 51점으로 세트를 마친 가운데 한국은 43점이었다. 8점 이상만 쏘면 금메달이 확정될 상황. 기보배는 다소 긴장한 듯 8점을 쐈다. 동점으로 1점씩을 나누면서 8회 연속 금메달이 결정됐다.
특히 기보배는 "런던 때보다 더 감격스럽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이유를 묻자 "글쎄요, 세 번째 금메달이라 그런가"라며 잠깐 말을 잇지 못했다.
런던에서 2관왕으로 양궁 여제에 오른 기보배는 사실 아픔이 있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것. 이를 악문 기보배는 지난해 광주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로 부활했다. 이후 리우올림픽에서 완벽하게 여제의 귀환을 알린 것이다.
눈물의 의미에 대해 기보배는 "모르겠어요 그냥"이라면서도 "대표팀에서 떨어졌다가 합류한 것보다는 올림픽 준비하는 기간 다같이 고생한 것, 특히 선생님들(감독, 코치)이 고생을 많이 하셨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고마움을 많이 느껴요"라고 답했다.
양창훈 여자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대회 기간이 길고 바람 등 변수가 많아 여자 선수들은 특히 리우에 오기 전에 체력 훈련을 많이 했다"면서 "운동장을 20바퀴 뛰는데 최미선은 발톱이 빠진 것도 몰랐다"고 귀띔했다. 그 혹독한 훈련량을 알 만한 대목이다.
그래서 기보배는 다음 대회에는 부담을 내려놓을 생각도 살짝 갖고 있다. 기보배는 "8연패를 이뤘지만 한 가지 도쿄올림픽에서 9연패를 준비해야 할 후배들을 생각하면 마음 아파요"라고 깔깔대며 웃었다.
그러나 아예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보배는 "그럼 도쿄올림픽 불참이냐"고 득달같이 묻는 취재진에게 "동참해보도록 노력할게요"라고 조용히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 이유는 "힘들지만 이 메달 맛은 잊을 수가 없다"면서 "엄마 해주신 김치찌개?"라고 되묻는 기보배의 미소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