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단체전에서는 중요한 위치인 1번이나 3번 사수가 아닌 2번으로 활 시위를 당겼다. 부담감을 줄이기 위한 코칭스태프의 배려다. 문형철 감독은 "3번 자리를 맡겨본 적도 있었는데 결과가 썩 좋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신 맏언니 장혜진(29, LH)이 맨 앞에 섰고, 베테랑 기보배(28, 광주여대)가 맨 마지막에 활을 쐈다.
작전은 성공이었다.
1세트를 59-49로 따내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2세트에서 막내 최미선이 다소 흔들렸다. 최미선은 첫 발을 8점에 쏜 뒤 두 번째 활은 7점을 기록했다. 자칫 세트를 내줄 수도 있는 점수였다.
하지만 장혜진과 기보배가 최미선의 앞뒤에서 4발 모두 10점에 꽂아 흔들리는 막내를 감쌌다.
언니들의 분전에 최미선도 3세트에서 힘을 냈다. 첫 세 발에서 장혜진과 기보배가 모두 8점을 쐈지만, 최미선이 가운데서 10점을 쏘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3세트 한국의 유일한 10점이었다.
덕분에 마지막 세 발이 9-8-8점에 그쳤지만, 51-51로 비기면서 승부를 매조짓는 승점 1점을 추가했다. 세트 점수 5-1, 한국 양궁의 여자 단체전 올림픽 8연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