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이 자랑하는 초대형 축구장 마라카낭에서 열린 개막식은 '평화', '다양성' 그리고 '환경'의 메시지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전 세계인의 화합을 기원하는 올림픽인만큼 '평화'와 '다양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당연했지만, '환경'을 화두로 던지는 것은 이색적이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극지방의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며,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숲을 보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올림픽 사상 최초로 선수단 입장을 개막식 공연 중간에 삽입했다. '나무를 심는 선수들'이라는 콘셉트로 입장한 선수들은 씨앗이 담긴 흙통을 거울탑에 넣었다.
그렇게 모인 1만여 개, 207종의 씨앗을 땅에 심어 향후 선수들의 숲으로 조성해, 올림픽의 유산으로 남길 계획이다.
국기 게양 역시 남달랐다. '브라질 환경 경찰대'가 맡았는데, 이 역시 '환경과 삼림 보호에 대한 의지'를 전한 것이었다.
이후 아프리카계 흑인, 일본인 등 이주민이 대거 유입됐고, 지금의 백인·흑인·혼혈·동양인 등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브라질로 변해가는 모습을 개막 공연을 통해 아름답게 그려냈다.
이들은 "전 세계에 분쟁과 차별, 혐오가 증폭되고 있다"며, "그만 싸우자. 이 자리는 서로 닮은 점을 찾고, 다른 점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다. 다양성을 위해 파티를 시작하자. 이곳은 다양성의 나라 브라질이니까"라고 강조했다.
올림픽 사상 최초 '난민' 팀의 등장도 화합이라는 '평화·다양성'의 취지에 맞춘 것이다. 오륜기를 들고 등장한 난민팀에는 남수단 출신 5명, 시리아와 콩고민주공화국 각각 2명, 에티오피아 출신 1명이 소속돼 있다. 이들은 육상, 수영, 유도에 출전한다.
경기 침체 탓으로 개·폐막식(패럴림픽 포함) 예산이 절반 가까이 깎였다. 당초 1억 1400만 달러(약 1270억 원)에서5590만 달러(약 623억 원)로 줄었다. 4년 전 열린 런던 올림픽은 개회식에만 4200만 달러(약 460억 원)를 썼다.
예산 부족의 어려움을 기발한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채웠다. 컴퓨터 그래픽 대신 영상을 사용하고, 브라질을 대표하는 음악과 춤을 최대한 활용했다.
SBS 개막식 방송에서 특별해설자로 나선 박칼린 연출은 "춤과 음악이 어우러진 흥겨운 무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