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진종오, 세상에 하나뿐인 총으로 첫 金 사냥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 사냥에 나서는 진종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사격황제' 진종오(37, KT)의 총은 특별하다.

스위스 총기회사인 모리니에서 진종오만을 위한 권총 두 자루(10m 공기권총, 50m 권총)를 2년에 걸쳐 특별 제작해 선물했다. 모터스포츠 포뮬러원(F1)의 전설 미하엘 슈마허의 레이싱카의 색상과 디자인을 참고해 진종오와 방아쇠, 손잡이 등 모든 부분을 상의해 만들어진 총이다.

10m 공기권총에는 '진종오 No.1', 50m 권총에는 진종오가 보유한 본선 세계기록을 상징하는 'WR583'이 새겨져있다. 그야말로 진종오만 가진 총이다.


진종오는 세상에 하나뿐인 총을 들고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진종오는 7일(한국시간) 새벽 1시부터 본선, 3시30분부터 2016년 리우 올림픽 남자 사격 10m 공기권총 결선을 치른다. 4년 전 런던 올림픽에 이어 이번에도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길 강력한 후보다.

특히 10m 공기권총은 진종오 개인에게도 올림픽 2연패 도전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2위에 그쳤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땄다.

진종오에 앞서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두 차례 금메달을 딴 것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왕이푸(중국, 현 중국 감독)가 유일하다. 10m 공기권총 올림픽 2연패는 없었다. 게다가 메달 하나만 따면 왕이푸가 보유한 아시아 사격 올림픽 최다 메달(6개)과 타이를 이룬다. 금메달을 넘어 최고에 도전하는 셈이다.

현 세계랭킹은 4위지만,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덕분에 연습 때마다 진종오 옆에 서려는 선수들이 줄을 잇고 있다. 박병택 코치는 "연습 때 국가별로 사대를 묶어 신청하는데 진종오 근처로 신청하는 팀이 늘고 있다"면서 "진종오와 간접 비교를 통해 뭔가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웃었다.

진종오가 10m 공기권총에서 사용하는 총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총이다. 세계적인 F1 드라이버 미하엘 슈마허의 레이싱카를 참고해 만들어 진 총으로 붉은 총렬이 인상적이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리우 올림픽 공식 정보망 '인포 2016'도 남자 10m 공기권총에서 진종오를 집중 조명했다. 세계 각국 언론의 금메달 예상 후보에서도 진종오의 이름은 빠지지 않았다.

라이벌은 역시 팡웨이(중국)다. 팡웨이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진종오를 제치고 금메달을 땄다. 런던 올림픽에서는 4위에 그쳤다. 현 세계랭킹은 10위. 세계랭킹 1위이자 6월 바쿠 월드컵 금메달을 딴 펠리페 알메이다 우(브라질)도 만만치 않다.

특히 사격은 집중의 스포츠인 만큼 달라진 환경도 변수다.

먼저 쉴 새 없이 괴롭히는 모기를 이겨내야 한다. 실제로 진종오는 연습 과정에서 수 차례 몸을 긁적였다. 자칫 모기로 인해 루틴이 깨질 수도 있다. 여기에 훈련장 간 방음 상태가 좋지 않아 소음도 심하다. 사격에 재미를 더하기 위한 국제사격연맹(ISSF)가 경쾌한 음악을 틀기로 한 것도 변수 중 하나다. 평소보다 밝은 경기장도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진종오는 오로지 사격만 생각한다. 무게 중심을 잘 잡아준다는 이유로 역도화를 신고 경기에 나설 정도. 진종오도 "나는 사격을 좋아한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만큼 이번 올림픽에서도 한 발 한 발 소중하게 생각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진종오를 14년 동안 지도한 차영철 코치는 진종오의 강점을 '승부욕'으로 꼽았다. 숱한 변수들이 있지만, 진종오가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이유이기도 하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