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단장은 5일(이하 현지 시각) 리우 현지에서 취재 중인 기자단과 간담회에서 선수단장과 축구협회장으로서 올림픽을 치르는 속내를 살짝 드러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지만 축구 대표팀의 경우는 더 아플 수 있는 정 단장이다.
전날 축구 대표팀의 조별리그 1차전에 대해 정 단장은 "초반 골이 터지지 않아 자못 긴장을 했다"고 운을 뗐다. 전날 대표팀은 피지와 C조 1차전에서 전반 32분 류승우의 선제골이 터졌다.
정 단장은 "자칫 (약체와)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면 1-0으로 간신히 이기거나 비기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8위인 대표팀은 187위 피지를 상대로 전반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하지만 후반에만 무려 7골을 폭죽처럼 터뜨리며 대승을 거뒀다. 정 단장은 "그래도 후반에 골이 많이 터졌다"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대표팀은 7일 독일, 10일 멕시코와 맞붙어 8강 진출을 노린다. 정 단장은 멕시코와 3차전에는 직접 경기장을 찾아 대표팀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축구협회장만이라면 모든 경기에 나설 것이지만 올림픽 선수단장인지라 축구에만 신경을 쏟을 수 없는 까닭이다. 여기에 독일전이 열리는 7일에는 여자양궁 단체전, 남자 유도 66kg 이하급 안바울 등 유력 메달 후보들이 출전한다.
정 단장은 "축구 대표팀이 독일전을 이겨서 멕시코와 예선 최종전은 마음 졸이지 않고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대표팀이 독일을 꺾는다면 2연승으로 8강 진출을 확정한다. 독일은 멕시코와 1차전에서 2-2로 비긴 상황이다. 과연 선수단장이자 축구협회장의 바람이 이뤄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