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는 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8·27 전국대의원대회 대표 예비경선(컷오프)을 실시하고 추미애·이종걸·김상곤 후보(기호순) 세 명으로 당대표 후보를 압축했다.
추미애 의원과 함께 유력한 당권주자로 분류되던 송영길 의원은 예비경선에서 고배를 마시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이에 따라 추미애·송영길 양강 구도가 될 것이라던 당초 당대표 경선 전망도 원점부터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유력 주자로 꼽히던 송 의원의 탈락은 인천 지역 지지 외에는 확실한 지지기반을 구축하지 못한 내재적 한계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빚어진 '참사'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초 송 후보는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그룹과 호남 출신이라는 태생적 우위에 일부 친노 그룹의 지지까지 얻어내면서 당내에서 가장 광범위한 지지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을 들어왔다.
하지만 친노와 비주류라는 당내 확실한 지지세력을 등에 업은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과 이종걸 전 원내대표가 경선에 참여하자 '광범위'하지만 '확실한' 지지층이 부재했던 송 의원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셈이다.
실제로 친노·친문계 사이에서는 "김상곤을 컷오프 시키는 것은 가혹하다"는 동정론이 일었고 지자체장과 PK지역이 전략적으로 표를 몰아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송 의원이 또 하나의 지지층으로 보았던 호남지역도 "당대표 경선에 비주류가 포함돼야 한다"는 이종걸 전 원내대표의 논리에 더 호응한 것으로 보인다.
◇ 8.27 전대 전망 안개 속으로, 이변 벌어질 가능성 더욱 높아져
당대표 경선은 대의원 45%, 권리당원 30%, 국민여론조사 15%, 일반당원 여론조사 10% 비율의 합산결과에 따라 선정되며, 대의원 투표는 현장 투표 방식으로, 권리당원의 투표는 ARS 방식으로 진행된다.
가장 큰 변수로는 문심(文心)의 분화와 비주류표의 결집 여부를 꼽을 수 있다.
당초 친노·친문 표심은 전당대회 막판까지 추미애와 송영길 의원을 저울질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두 후보 모두 정치적 모태가 친노가 아니었던 만큼 친노계의 신뢰를 얻기에는 2% 부족함이 있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친노적 색깔이 상대적으로 분명한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친노·친문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이번 예비경선에서 동정표를 얻었다고는 하지만 친노 성향 유권자들 사이에서 김 전 위원장의 득표력이 위력적이었다는 점이 증명됐다.
특히 본선은 현역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 지자체장들 위주로 투표인단이 구성된 예비경선과 달리 권리당원 투표와 일반당원, 국민여론조사의 비중이 크다는 감안하면, 친노 성향 당원들에게 인기 있는 김 전 위원장의 득표력은 예비 경선 때보다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예비경선에서 유력 주자였던 송영길 의원이 탈락한 것처럼 '추미애 대세론'마저 뒤집힐 수 있다는 예측까지 제기되기 시작했다.
대표경선 출마를 놓고 우여곡절을 겪었던 이종걸 전 원내대표도 본선에서 득표력이 더욱 올라갈 여지가 있다.
당내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여전히 반문(反文) 정서가 상당한 상황에서 이 전 원내대표는 모든 조건이 열세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컷오프를 통과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래문(이래도 친문, 저래도 친문)'이라는 자조 섞인 평가 속에 마땅히 투표할 곳을 찾지 못했던 반문·비주류 표심이 이 전 원내대표쪽으로 결집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이 추미애 의원과 친노계의 표를 양분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이유다.
당대표 경선이 더욱 혼전 속으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대표 후보 합동연설은 오는 9일 제주 및 경남을 시작으로 21일까지 전국 16개 시도를 돌며 치열한 레이스를 펼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