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각)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치 노바 경기장에서 열린 피지와 2016 리우 올림픽 남자축구 조별예선 C조 1차전에서 8-0 대승을 거뒀다.
다득점과 승리가 필요했던 한국이라는 점에서 기대했던 최상의 결과를 거뒀다. 앞선 경기에서 독일과 멕시코가 2-2 무승부를 거둔 만큼 조 1위로 조별예선을 시작했다.
류승우(레버쿠젠)가 전반 32분의 선제골을 포함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고, 권창훈(수원)이 후반 17분과 18분에 연속 골을 터뜨리며 답답했던 흐름을 끊고 대승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나란히 경기에 투입된 3명의 와일드카드도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와일드카드 가운데 유일하게 선발 출전한 장현수(광저우 푸리)는 수비와 공격의 연결고리는 물론, 그라운드에서 후배를 이끄는 확실한 리더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비록 상대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였지만 상대 공격을 1차 저지하며 ‘신태용호’의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를 보완했다. 대부분의 공격이 그의 발끝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장현수의 존재감은 공수 양면에서 분명했다.
브라질 현지에서 열린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갈비뼈를 다친 석현준은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두 개의 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하며 확실한 ‘킬러’ 역할을 했다. 황희찬(잘츠부르크)이 활기찬 움직임으로 69분을 뛰며 상대 수비의 힘을 뺀 효과를 석현준이 멀티골로 보답했다.
가장 늦게 올림픽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도 비록 페널티킥이었지만 골 맛을 보며 현지 적응을 마쳤다. 브라질 도착 후 4일 만에 피지전에 투입된 손흥민은 3분 만에 류승우(레버쿠젠)이 얻은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서 골을 터뜨렸다.
기세가 오른 손흥민은 상대 골키퍼의 실수를 틈타 다소 먼 거리에서 슈팅을 시도하는 등 여유 있는 경기를 선보였다. 비록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지만 석현준과 함께 교체 투입 후 차례로 골 맛을 보며 이어질 독일, 멕시코와 조별예선의 더 나은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