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시 교대 제한 "낙인찍기" vs "공교육 교사인데"

<헌법소원 청구 측 정승민 교사>
-수시 지원조차 못해…기회는 줘야
-학생부 없어서 불가? 대체 기준 있어
-이미 수시서 선발 학교 존재
-일반학생처럼 기회 2번 갖게 해야

<춘천교대 이면우 총장>
-학생부 없이 학생 평가 어려워
-교사는 성적만으로 뽑을 수 없어
-대체 양식? 본인 기재 어떻게 믿나
-일반학생 역차별 없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승민(헌법소원 낸 학생 담임교사), 이면우(춘천교대 총장)

여러분, 검정고시 출신은 교육대학 수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현재 전국적으로 11개 교육대학이 수시모집을 하고 있는데요. 고등학교 졸업장이나 학생생활기록부 같은 걸 제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왜냐, 학교의 교사가 될 사람이라면 고등학교 생활을 어떻게 했는지 들여다봐야 된다, 이런 거죠.

따라서 고교생활을 하지 않은 검정고시 출신자들은 이 교대 수시모집에 응시할 수 없습니다. 2017년 입시 기준으로 교대 수시 비중은 53%. 이러자 검정고시 출신도 교대 수시모집에 지원할 수 있게 해 달라면서 어제 헌법소원 심판 청구가 있었습니다. 양쪽의 입장을 듣고 판단해 보시죠. 먼저 이번에 헌법소원 청구를 제기한 학생 측의 입장부터 듣겠습니다. 소명중고등학교의 교사세요. 정승민 선생님 만나보죠. 정 선생님, 안녕하세요.

◆ 정승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소명중고등학교가 대안학교라고요?

◆ 정승민> 맞습니다. 비인가 대안학교입니다.

◇ 김현정> 비인가 대안학교. 교육부에서 정식학교 이렇게 인가를 못 받은 거예요.

◆ 정승민> 네, 맞습니다. 저희는 학생들이 검정고시에 응시해서 고졸 학력을 취득하는, 고졸 학력과 법적으로 동등한 학력의 지휘를 갖게 돼서 그것에 준해서 대학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 학교 제자들이 교사의 꿈을 갖고 교대에 수시 지원을 하려다 보니까 이게 안 되는구나 아신 거예요?

◆ 정승민> 네, 특히 교육대학 같은 경우가 모든 수시모집 전형에서 지원자격이 없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왜 그럴까 좀 궁금했습니다.

◇ 김현정> 그 지원자격이 일반 고등학교 졸업을 해야 되고, 그다음에 학생생활기록부라는 것도 내야 되고 이렇게 되는 거예요?

◆ 정승민> 그것을 기본적으로 교육대학 측에서는 요구를 하는 자료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정시는 갈 수 있어요?

◆ 정승민> 네, 정시는 모든 대학에서 지원자격에 제한을 두고 있지 않고요. 반면에 이제 수시에는 지원자격 자체에 제한을 두니까, 그 부분이 좀 저는 납득이 되지 않는 부분이거든요.

◇ 김현정> 헌법소원까지 제기해야겠다라고 생각하신 이유는요?

◆ 정승민> 기본적으로는 교육대학 측에 수시모집 전형에서 검정고시 출신을 받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10개의 교육대학과 교원대학교 입학처에 문의를 했는데 법적으로 선발권이라는 명분 하에 진행되는 것이고,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았고요.

◇ 김현정> 수시모집은 대학의 선발권이 중요하다. 대학에 달려 있다?

◆ 정승민> 네. 그래서 제가 문제제기를 한 것은요. (대학 측에) 선발권은 있다고 하지만, 그 선발의 과정에 왜 참여시켜줄 수 없냐에 대해서 합당한 이유가 없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많은 대학들이 이미 검정고시 출신이라고 하더라도 비교내신이라든지 구술면접이나 또는 수능 최저기준등급 등 다양한 자체 평가기준을 갖고 선발 과정에 참여를 시키고 있거든요.

그런데 유독 교육대학 측에서는 지원 자체를 막고 있기 때문에 (왜 그런건지) 궁금했고요. 그러다 보니까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하게 됐고요. 그 과정에서 이미 10년 전에 수시모집 지원 자격을 폐지하라는 권고가 있었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즉 국가인권위에서는 이미 권고가 있었는데 대학들이 지키고 있지 않았다 이 말씀이시군요.

◆ 정승민> 예. 그리고 2013년에 한 번 더 권고를 한 상황이고요. 그래도 이제 대학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아서 왜 그런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이유를 좀 들어보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헌법소원까지 학생들과 함께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교대 측에서는 말합니다. 교사라는 직업은 단순히 학업점수, 수능 점수만으로 뽑을 수 있는 직종이 아니다. 이 학생이 고등학교 생활을 어떻게 수행했는지. 학생부에 적혀 있는 행동특성이나 종합의견, 기타 특기사항 이런 걸 쭉 보면서 아, 나중에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도 좋겠구나, 아니구나를 판단해야 되는데 검정고시 출신들은 그걸 판단할 수 없지 않느냐 이렇게 얘기하는데요.

◆ 정승민> 정시모집에서 이미 (검정고시 출신 학생을) 선발한다라고 하는 것은 교육대학에 입학한 후에 얼마든지 4년의 교육 기간을 통하여서 학생이 교사로 나갈 준비를 교육대학에서 시킬 수 있는 것이고요.

◇ 김현정> 이미 정시로 뽑고 있지 않느냐 이 말씀이세요?

◆ 정승민> 그렇죠, 이미 정시로 하고 있고 교대는 아니지만 제주대학교 초등교육과에서는 이미 수시모집 전형에서 30명을 선발하고 있고, 또 그 과정에 검정고시 출신자도 지원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제주대 초등교육과에서는요?

◆ 정승민> 예. 그렇다면 다른 교육대학에서 저희들한테 설명해 준 부분이 과연 이제 납득할 수 있느냐라는 거죠. 저는 좀 납득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 김현정> 교대 측에서는 또 이런 얘기도 해요. 정시로 뽑을 때는 오히려 검정고시 출신들한테 유리한 그게 조건들이다. 점수 환산하고 이런 데 있어서 일반 학교 출신보다 검정고시 출신들한테 더 유리한 게 많다. 수시에서 조금 불리해도 그게 다 상쇄가 된다, 이렇게 얘기하시던데요.

◆ 정승민> 교육대학 입장에서는 그러니까 ‘정시를 지원하니까 거기를 지원하면 되지, 가만히 있고 따라 와라’, 이런 느낌이 좀 강하고요. 일반학교 학생들이 두 번의 수시 하고 정시에 나름대로 다른 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고 있듯이 법에서 자격부여를 하고 있는 검정고시 출신 학생들도 동일하게 (기회를 얻어서) 평가를 통해 선발한다면 충분히 가능한데요. 정시에 많이 뽑고 있으니까 거기만 지원하면 된다라고 하는 것은 검정고시 학생들은 마치 수시에는 자격이 없는 사회적 낙인을 좀 찍어버리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요. 학생들이나 검정고시를 응시하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큰 박탈감을 주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런데 검정고시 출신들 중에 다는 아니지만 일부는 학교를 다니다가 뭔가 비행을 저질러서 그만둔 경우도 있을 거고요. 적응을 못한 경우도 있고, 이렇게 학교 생활을 지도하기에, 교사로서 생활하기에 부적합한 경우들이 있는 경우가 분명히 있는데. 이렇게 기회를 넓힌다는 것은 사실은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 정승민> 그런 학생들이 사실은 변화의 가능성이 없지 않고요. 교사가 된다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킨 학생과 잘 소통할 수도 있고 생활지도 측면에서 강점을 발휘할 수도 있을 텐데….

◇ 김현정> 일탈했던 경험이 오히려 아이들과의 소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 정승민> 그렇죠. (대학측에서) 면접을 통해서 학생들하고 이야기를 하면서 충분히 이 학생이 변화의 가능성이 있을지, 또 초등교사가 될 자질이 있는지를 저는 대학 측에서 충분히 판단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 김현정> 대학에서 조금만 노력하면 걸러내지 못할 것도 없다, 이 말씀이세요.

◆ 정승민> 그렇죠, 그거 자체가 지원 기회를 박탈시킨다고 하는 것은 너무 광범위하게 낙인찍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검정고시 출신은 지원자격을 배제한다고 하는 것은 (검정고시 출신인) 모든 사람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 정승민>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다면 학생부 전형에서 학생부가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검정고시 출신들은 그 학생부가 없어요. 그런 경우에는 그럼 어떻게 합니까?

◆ 정승민> 지금 많은 대학들이 이미 검정고시에 대한 자체 평가기준을 (마련해서) 하고 있고요. 일부 대학들은 생활기록부에 준하는 대체 서식을 통해서 할 수 있다고 보고 하고 있고요, 실제로.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 정승민> 네, 감사합니다.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검정고시 출신도 교대 수시모집에 지원할 수 있게 해 달라면서 헌법소원을 청구한 학생의 선생님입니다. 소명중고등학교의 교사 정승민 선생님, 먼저 연결해 봤습니다. 교대 측의 입장도 들어봐야겠죠. 춘천교대 이면우 총장 만나보죠. 총장님, 나와 계십니까?

◆ 이면우>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그러니까 헌법소원을 청구한 측의 얘기는 왜 우리에겐 수시에 응시할 기회조차 주지 않느냐 이런 건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이면우> 수시전형의 성격을 좀 아셔야 되는데요. 교육 적·인성 점검을 하는 거거든요. 교육에 대한 열정, 자질, 준비도, 교사로서의 의무감 이런 것을 측정하는 것인데요. 이 측정하는 것이 학교생활기록부입니다. 이 학교생활기록부 자체가 없기 때문에 들어오기가 좀 어렵죠.

◇ 김현정> 학교생활기록부를 가지고 그 사람의 3년 동안의 학교 생활을 보고 우리는 사람들을 뽑는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 앞에서는 뭐라고 얘기를 하냐 하면 꼭 학교생활기록부가 있어야지만 그 아이의 인성, 그 학생의 학교 생활을 판단할 수 있는 건, 평상시의 생활을 판단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 정시로 뽑을 때는 생활기록부 안 보고도 뽑았는데. 굳이 수시에다가는 그런 생활기록부라는 걸 넣어놓고 우리를 시험도 못 보게 하는 건 너무하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요?

◆ 이면우> 이제 그 말씀도 주장의 일리가 있는데요. 우리가 학생을 수시로 뽑는 것은 성적으로 뽑지 않겠다는 얘기거든요. 그러면 학교생활기록부에 보면 거기에는 학생들의 성적뿐만 아니라 창의체험활동 또 독서활동, 특별활동, 봉사활동, 출결사항, 시상, 벌점 이런 모든 것이 종합이 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런 것을 확인해서 이제 거기에서 우리가 초등교육을 담당할 인재라고 판단됐을 때 선발하는 거거든요. 그러면 이제 검정고시 같은 경우도 측정하는 방법이 어떤 방법이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교육자로서의 자질이나 능력뿐만 아니라 어떤 활동을 했는지 이런 것들을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쉽지가 않죠.

◇ 김현정> 쉽지 않다. 대체 생활기록부를 대체할 만할 양식을 만들어서 거기에다가 쭉 생활들을 기재하면 어떻겠느냐, 이런 대안도 나오는데요?

◆ 이면우> 일리 있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수시에서 뽑을 때, 수시의 근본적인 목적이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게 가장 큰 목적이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공교육이라 함은 대개 (정규)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을 이야기 하겠죠. 그리고 공교육을 정상화해서 이들을 학력으로만 뽑지 않고 교육에 대한 열정이나 능력이나 자질이나 모든 면을 종합적으로 보겠다는 거거든요.

그런데 (검정고시 출신자에게) 그런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과연 있느냐, 예를 들어서 교육부나 또는 각 시도 교육청이 검정고시 보는 학생들을 꾸준히 관찰을 해서 ‘이 학생은 이러한 능력이 있고 이런 데 장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보증해 줄 수 있는 기구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입할 가능성도 있겠죠.

◇ 김현정>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의 대체 서식이라는 것은 그냥 본인이 적은 건데 그걸 어떻게 인증이 되겠냐 이 말씀이신 거군요?

◆ 이면우>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결과적으로는 다른 게 아니라 초등학교의 교사를 키워내는 교대이기 때문에 자꾸 이러한 특수한 상황들이 발생을 하는 겁니까?

◆ 이면우> 그렇죠. 일단 초등교사는 국민의 기본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이고요. 실력이 있는, 성적이 좋은 사람보다는 공교육을 제대로 받고 또 여러 가지 활동을 한 사람, 즉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부분이 중요하겠죠.

◇ 김현정> 학교생활을 해 온 그 궤적을 쭉 들여다보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 이면우> 네, 그렇습니다. 일단은 공교육을 담당할 사람들은 공교육 자체가 되게 중요해요.

◇ 김현정> 공교육을 담당할 사람이 공교육을 받지 않았다면 이건 좀 문제가 있지 않겠느냐는 말씀인가요?

◆ 이면우> 꼭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면 또 문제가 될 것이고요. 공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라는 얘기죠. 또 더 중요한 것은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라는 얘기입니다. 예를 들어 수능 가지고 뽑는다면 성적 가지고 평가하는 거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이면우> 그런데 이 사람이 교육자로서의 자질과 품성을 갖췄느냐 교육에 대한 열정이 어떠냐. 활동은 어떤 활동을 했느냐 이런 것들이 중요하다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또 일각에서는 검정고시를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 학교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이 학교에 가면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또 다양한 것들을 전달해 줄 수 있지 않겠느냐, 그런 장점은 있지 않겠느냐, 이런 이야기도 하는데요?

◆ 이면우> 네, 저도 그런 것은 인정합니다. 그래서 정시 문을 활짝 열어놨다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런 사람들은 정시로 와라?

◆ 이면우> 예. 실제로 우리 대학에요. 2016년에 5명이나 검정고시 출신자가 왔거든요. 학교생활도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2016년도부터 10년 동안에 검정고시 출신의 수능응시자가 2%, 최대 2.2%밖에 안 됩니다. 그런데 최대 2%를 위해서 공교육을 무시하고 그들만을 위한 특별한 리그를 만들어달라는 얘기잖아요. 이렇게 된다면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요. 오히려 제대로 교육받은 학생들이 역차별을 받고 있죠.

◇ 김현정>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 될 것이다?

◆ 이면우> 예. 예를 들면 우리 대학에 외국어고등학교 나온 학생이 80명이 넘게 응시를 했는데. 작년에 10명밖에 안 붙었어요. 그런데 이들이 아마 내신 때문에 그렇게 떨어졌을 겁니다. 그런데 반대로 검정고시 출신자는 비교내신을 하거든요. 그러면 수능만 잘 보면 정시로는 들어오기가 더 유리하다는 얘기가 됩니다.

◇ 김현정> 오히려 정시에서는 검정고시 출신자가 유리한 면이 있지 않느냐 이런 말씀이세요?

◆ 이면우> 그럴 수도 있다라는 얘기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우리 청취자 여러분 들으시면서 어떻게 판단하실지 모르겠는데 문자 보내주시고요. 총장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 이면우> 네, 고맙습니다.

◇ 김현정> 어제 있었던 헌법소원에 대한 찬반 논의. 춘천교대 이면우 총장까지 만났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