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Barra) 지역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태극전사들에게 꿀맛같은 한국식을 제공하는 신승철 검식사(치프쉐프)는 "우리가 정성껏 만든 음식을 선수들이 먹고 좋은 성적이 나면 그럴 때가 가장 보람차다"며 웃었다.
코리아하우스 개관식을 마친 다음날인 4일 오후(현지시간)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단독으로 만난 신 검식사는 "선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갈비찜"이라며 "선수단 전원이 매일 최소 한번 이상 우리가 만든 도시락을 먹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세계 대표선수들이 속속 리우로 집결하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 올림픽위원회는 선수촌 늑장개장과 부실운영 등으로 전세계 올림픽 참가단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선수촌에서 공급하는 현지 음식 역시 짜거나 기름진데다 이마저도 부실해 태극전사들로서는 여간 곤욕이 아니다.
코리아하우스에 급파된 급식지원팀은 총 19명으로 급식조리인력 14명, 행정지원인력 5명으로 구성됐다.
지난달 19일 리우에 도착한 신승철 검식사가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역시 선수들 입맛과 영양공급이다.
올해 4월 200kg이 넘는 가마솥을 위탁제작해 선박편으로 리우에 제일 먼저 보낸 것도 선수들의 입맛과 영양을 맞추기 위해서다.
선수들이 소갈비찜을 제일 좋아하고 또 사골이나 도가니탕 등 충분한 영양공급을 위해서는 가마솥이 절대 필요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이나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도 가마솥은 공수하지 않았다.
리우에 도착한 가마솥은 한번에 갈비탕 150인분을 끓일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큰데다 외벽이 두꺼워 사골육수 등을 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를 위해 급식지원팀은 한국에서 사골뼈 등을 직접 공수해 육수를 낸다.
상파울로에서 공급받은 뼈로 육수를 냈지만 뽀얗게 우러나지 않아 사골만큼은 한우를 고집한다.
신승철 검식사는 "상파울로에서 사골을 사다가 고았느데 한우같이 뽀얗게 육수가 우러나지 않고 약간 누리끼리해 찌개 다싯물로만 쓴다"며 "그래서 한국에서 공수한 한우와 도가니 등만 고아 선수들에게 공급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가져온 굴비와 전복 등도 인기 메뉴다.
육류가 질릴 무렵 굴비를 노릇하게 구워주거나 전복으로 죽을 만들면 선수들이 즐겨 먹는다고 했다.
인터뷰 중 여자유도 국가대표 김성연 선수(25 광주도시철도공사 70kg급) 등 너댓명이 식사를 마치고 선수촌으로 돌아가면서 신 검식사에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깍듯하게 인사했다.
신 검식사는 "미숫가루 챙겼어? 조리실에 가서 아주머니한테 달라고 해"라며 선수들을 살갑게 대했다.
선수들이 돌아간 뒤 신 검식사는 "오늘 세그릇 먹는다고 나랑 약속했는데 다 먹었는지 모르겠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어 "다른 여자유도 선수들도 오늘 와서 점심을 먹겠다고 했는데 체중조절 때문에 못온 것 같다"며 "선수들이 국제대회 나와서 먹고싶은 것을 못먹는 걸 볼 때가 가장 안타깝다"고 고개를 저었다.
신 검사장은 지난 1982년에 선수촌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선수들에게 손수 지은 밥을 먹이고 있다.
"1984년 미국 LA올림픽 때 남자유도 하형주 안병근, 복싱에 문성근 김광선, 레스링에 김원기 선수들이 제가 지은 밥을 먹고 메달을 땄어요, 여기 리우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밥 맛있게 먹고 좋은 성적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