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가, 홍보인가"…KBS, 영화 '인천상륙작전' 보도 총 52건

KBS가 지난 1년간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총 52건의 홍보 보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참고로 KBS와 KBS미디어는 영화에 '30억여 원'을 투자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4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3일부터 올해 8월 3일까지 약 1년간, KBS는 ‘아침뉴스타임’부터 ‘뉴스9’까지 모든 시간대의 뉴스에 걸쳐 총 52건의 ‘인천상륙작전’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며 "경악할 만한 수치"라고 평했다 .

또다시 참고로 말하자면, 지난해 8월은 영화가 크랭크인하기도 전이다.

KBS의 보도 52건을 세부적으로 살피면, 노골적인 영화 홍보는 35건, 영화를 빌미로 북한 비판 보도는 7건, 6‧25전쟁의 승리 강조 보도는 10건이었다.

KBS ‘뉴스9’ <영화로 부활한 ‘맥아더’ 리암 니슨 내한>(7/13 보도)
이 중 민언련은 "메인뉴스인 KBS ‘뉴스9’에서 6건의 관련 보도가 쏟아진 것은 충격적이다"고 평했다.

‘뉴스9’ 보도의 주요 사례를 보면 <영화로 부활한 ‘맥아더’ 리암 니슨 내한>(7/13)는 영화에서 맥아더 장군 역할로 분한 배우 리암 니슨의 인터뷰를 보도로 옮긴 ‘홍보 보도’였다.


이어 <“사드 위한 영화”…북 ‘인천상륙’ 맹비난>(7/29)은 영화를 맹비난한 북한의 반응에 주목하면서 “인천상륙작전의 패배를 인정할 경우 북한의 가짜 국가 정체성이 탄로나기 때문” “이 영화가 북한 주민들 사이에 유입될 것도 두려워하고 있다” 등 북한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인천상륙 성공의 비밀 ‘엑스레이 작전’>(7/21)은 영화의 핵심 배경인 ‘엑스레이 작전’을 설명하면서 6‧25전쟁 당시 “영웅들의 희생”을 강조했다. 이 보도엔 주연 배우 이정재와 함명수 전 해군 참모총장이 모두 등장했다.

민언련은 "KBS의 ‘인천상륙작전’ 보도 물량 공세가 단순한 자사 투자에 대한 광고 뿐 아니라, 대대적인 ‘공안몰이’를 목표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심지어 ‘인천상륙작전’ 개봉 전날인 26일에는 정전 63주년 특집 다큐 프로그램으로 ‘인천상륙작전의 숨겨진 이야기 첩보전’을 방송하면서 화면 대부분을 ‘인천상륙작전’으로 채웠다"고 지적했다.

한편 KBS는 최근 영화 '인천상륙작전'에 대한 홍보성 보도 지시를 거부한 기자들을 징계에 회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3일 밝힌 성명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통합뉴스룸 문화부 팀장과 부장은 문화부 소속 송명훈·서영민에게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관객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평론가들이 낮은 평점을 준 사실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도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해당 기자들은 "편향된 리포트를 할 수 없다. 개별 영화 아이템은 홍보가 될 수 있어 과도하게 다룬 적이 없다" "개봉 첫 주도 지나지 않아 영화에 대한 평가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관객과 평론가의 차이를 어떻게 논할 수 있느냐"며 보도 지시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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