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가방공장, 주차요원, 노래방, 편의점 등. 26살의 박경란씨는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어린나이부터 쉬지 않고 일을 해야 했고, 그때마다 겪었던 현실은 냉혹했다.
그는 "6학년때 전단지 붙이는 알바를 했는데 사장이 제대로 안했다고 트집 잡으면서 일당을 깎거나 주지 않았다"며 "주유소 알바생 한 명이 경유차에 휘발유를 넣었을 땐 모든 알바생이 30만원씩 급여를 뺏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어머니까지 쓰러져 병원신세를 지게 됐을 땐 새벽 알바를 하고 쪽잠을 자며 검정고시 공부를 하기도 했다.
그런 그에게 있어 성남시의 ‘청년배당’은 자신의 존재를 알려준 정책이었다. 처음으로 내가 사는 곳에서 '혜택'을 받았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3달에 한 번 12만5천원. 비록 많지 않은 금액에 성남시 내에서만 쓸 수 있는 상품권이지만, 박씨는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박 씨는 "어머니가 아프셔서 대부분 음식을 사서 먹는데 설날에 처음 청년배당을 받고 시장에서 김치나 쌀, 전, 떡국을 사서 먹었다"며 "그동안 비싸서 사먹지 못했던 과일도 사드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빠듯한 형편에 한 달 교통비와 맞먹는 어머니의 간식비에 대한 부담도 조금은 덜 수 있었다.
그는 "직업을 구하고 있는데 청년배당이라도 없었다면 더 불안하고 초조했을 것"이라며 "한 푼이 아쉬운 입장이었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성남시는 올해부터 관내 3년 이상 거주한 만 24세 청년들에게 분기별로 12만5천원 상당의 지역화폐를 지급하고 있다.
지난 1분기에는 1만1천300명 중 1만574명, 2분기에 1만1천162명 중 1만451명 등 지급 대상자의 93.6%가 청년배당을 수령했다.
이번 3분기에는 1만1천238명이 지급 대상이며, 청년층의 이용 폭을 고려해 학원, 서점, 이미용실, 안경점 등으로 가맹 업종을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