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vs 김무성…여당 전당대회, '대권' 전초전 비화

비박계 정병국-주호영 오늘 단일 후보 발표, 친박계 '오더' 대기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의 8‧9전당대회가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전 대표 간 기(氣)싸움 성격을 띠어가고 있다.

김 전 대표가 먼저 전대를 앞둔 시점에서 박 대통령과 대구‧경북(TK) 의원들의 만남을 문제 삼았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4일 "정치적 해석이 안타깝다"고 응수했다.

김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박계는 정병국(5선), 주호영(4선) 의원 중 1명의 단일 대오로 당내 조직력에서 앞서는 이주영(5선), 한선교(4선), 이정현(3선) 의원 등 친박계에 맞설 예정이다.

당초 유력 주자의 불참으로 '도토리 키 재기'라는 평가를 받았던 당 대표 선거가 내년 대선을 향한 당내 주도권 경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사진=청와대 제공)
◇ TK 회동 강행 朴 대통령, 金 비판…"정치적 오해 안타까워"

박 대통령은 사드(THAAD)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TK 초선과의 만남이 '친박계 결집'으로 비치는 것에 안타까워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재 의원은 청와대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같이 이렇게 귀한 자리를 의원들의 요청으로 응한 것인데, 민심을 듣고 사드를 비롯해 지역의 현안을 듣는 자리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김 의원도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전당대회의 '전' 자(字)도 안 나왔다"고 선을 그었다. 유럽 방문을 마치고 공항에 도착한 최경환 의원은 "대통령이 여당 의원을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와 관계없이 소통하는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비박계는 전대를 앞둔 시점에 TK 민심 달래기에 나선 박 대통령의 의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당 대표 후보를 낙점하고 이른바 박심(朴心)을 하달하기에 앞선 정지작업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청와대 회동에선 사드 배치 지역 조정 문제를 비롯해 대구 군 공항 이전, 역내 고속도로 건설 등 지역 민원성 현안들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기류도 친박계가 대부분인 TK 의원들과의 회동을 전후로 모종의 '오더(order)'가 내려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복수의 친박 의원들은 당 대표로 지지할 후보를 결정할 시점에 대해 '6일(토요일)'을 거론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金 비박계 '후보 단일화' 도출…오늘 오후 6시 여론조사 결과 발표

친박계가 이주영, 이정현 의원 중에서 최종적으로 지지할 후보를 저울질하는 사이 비박계는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정병국, 주호영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고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5일 오후 6시쯤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무성 전 대표는 후보 단일화가 막판 진통을 겪자 두 비박계 의원을 압박하며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섰다.

김 전 대표는 경남 하동의 화개장터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남은 둘(정병국, 주호영 두 의원)이 1~2등을 하면 단일화를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하위 순위이니 당선되려면 단일화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 더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중재 노력을 인정했다.

박 대통령의 TK 의원 면담에 대해선 "더 이상 얘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3일 "전대를 앞두고 잘못된 일"이라며 박 대통령을 정면 비판했었다.

박 대통령을 향한 김 전 대표의 대립각은 본격적인 대권 행보로 풀이된다. 차기 당 대표에 자신이 지지한 비주류 후보를 당선시키면 당내 후보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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