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도 중국서 못 버티고 떠난다

중국법인 디디추싱에 매각…中 기업·정부의 강력한 견제에 20억달러 적자

우버가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월스트리트저널과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동차 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Uber)가 중국시장에서 막대한 출혈 경쟁을 버티지 못하고 중국기업 디디추싱(滴滴出行)에 우버차이나를 매각한다. 우버차이나의 기업 가치는 350억달러(약 39조원)로 전망됐다.

2013년 중국에 진출한 우버는 지난 2년간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과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앞서 무주공산이었던 중국시장에 어느정도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2015년 초 신성처럼 등장한 디디추싱이 40억달러라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우버와 전면전을 펼쳤고, 결국 우버차이나는 2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며 큰 출혈을 감당해야 했다.

타격을 받은 우버는 시장을 지배하겠다는 계획 대신 공생 전략을 택했다. 디디추싱에 우버차이나를 넘기는 대신 디디추싱 지분 20%를 받아 이 회사의 최대 주주가 된다. 디디추싱도 우버 글로벌에 10억달러를 투자한다.

두 회사는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트라비스 카라닉 우버 최고경영자(CEO)를 디디추싱 이사로, 청 웨이 디디추싱 최고경영자는 우버 이사로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우버는 중국에서 당장 발을 빼는 형세지만 중국 최대 자동차 공유 서비스 업체와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중국 발판의 여지를 남기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분간 우버차이나 서비스도 그대로 유지할 예정이다.

디디추싱은 설립 2년 만에 중국 차량 호출 앱의 90%를 점유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 뒤에는 중국 주요 기업들의 막강한 자금력과 정부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디디추싱은 중국 최대 인터넷 업체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시장을 빠르게 잠식해 가는 우버에 대항하기 위해 각각 투자한 디디다처(滴滴打车), 콰이디다처(快的打车)를 전략적 합병시켜 2015년 2월 탄생한 중국판 우버다. 애플도 지난 5월 10억달러를 투자했다.

중국 정부의 지원도 등에 업었다.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핑안보험 등도 투자를 했고, 지난달 29일에는 중국 정부가 중국내 차량 공유 서비스를 합법화 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디디추싱이 사실상 중국 차량 공유 시장을 독식함에 따라, 저렴한 비용으로 차량 공유 업체를 이용하던 사용자들이 당장 피해를 입게 됐다. 디디추싱은 지난달 요금을 30% 가까이 인상했고, 운전자 보조금도 축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