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작 진상 못 밝히면 대선도 우려
- 국정원 문건, 대선 전 청문회 해야
- 김영란법 원안대로 가야
- 부패로 경제살린다? 어불성설
- 다양한 농축산물 소비촉진책이 답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원순(서울시청 시장)
◆ 박원순>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보도는 보셨습니까?
◆ 박원순>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걸 소감이라고 해야 되나요. 어떠셨습니까?
◆ 박원순> 글쎄요. 너무 참담한 심정입니다. 우리가 그동안 피땀으로 만들어온 민주주의를 그야말로 국정원의 인질이 되게 할 수는 없죠.
◇ 김현정> 국정원의 인질이요?
◆ 박원순> 그동안 우리가 공작정치, 정보기관 이런 그 말을 들어본 지가 참으로 오래지 않습니까? 그야말로 70, 80년대 독재정권 시절에 불의의 시대로 완전히 돌아선 것이고. 명백한 민주주의 파괴고 헌정질서 파괴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고요. 만약에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가 확실하게 이 문제를 진상규명 하지 못하고 넘어가면 아마도 내년 대선에서도 또 저 아닌 다른 정치인에 대해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저는 이렇게 저는 봅니다.
◇ 김현정> 내년 대선에서도 같은 일이 또 벌어질 것이다?
◆ 박원순> 뭐 그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반성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한다, 이런 말이 있죠.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지난번 대선 때 댓글사건도 있고 해서 다 수사도 되고 재판도 되고 이랬는데 설마 그런 일이 또 벌어지겠습니까?
◇ 김현정> 그런 기자가 있었어요?
◆ 박원순> 네. 그리고 실제로 제가 출연하기로 되어 있다가 취소가 된다든지, 녹화된 방송조차도 불방되는 그런 사례도 있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야기를 조금 거슬러 올라가보죠. 정리를 해 보죠. 그러니까 전 국정원 직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 2009년 4월 원세훈 원장이 취임하면서부터 '박 시장을 주시하면서 종북좌파의 거두다, 흠집 내라.' 이런 지시를 자주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때는 희망제작소 대표셨잖아요, 정치인 아니셨잖아요?
◆ 박원순>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럼 정치인도 아니고 그저 일개 시민단체 대표인데 왜 그랬을까요?
◆ 박원순> 글쎄요. 그때 서울시장 나와서 당선될 줄 미리 알았나 보죠, 뭐.
◇ 김현정> 선견지명이 있어서?
◆ 박원순> 사실 그때 김대중 정부 시절부터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으로부터 정치에 나서달라, 이런 제안을 제가 많이 받았고요.
◇ 김현정> 제안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 박원순> 기사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야권에서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라는 말을 듣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싹을 잘라야 한다고 보았다'
◇ 김현정> 싹을 잘라야 한다고 보았다? 실은 말이에요. 2009년 4월에 원세훈 원장 취임했고, 두 달 뒤인 6월에 박원순 시장 그 당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언론 인터뷰에서 사찰의혹을 제기를 하셨어요, 내가 사찰 받고 있는 것 같다, 그때도 그러니까 낌새를 느끼셨던 거예요? 이미?
◆ 박원순> 네, 그랬죠. 제가 아는 기업인들한테 국정원에서 연락이 온다든지, 제가 강의를 어디 나가면 정보과 형사들이 다녀갔다는 그런 얘기를 수없이 들었죠.
◇ 김현정> 그런데, 그 언론인터뷰에 대해서 국정원은 즉각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물론 대법원까지 가서 패소하기는 했습니다마는 어쨌든 소송을 제기했단 말입니다. 그런 걸 보면 국정원도 뭔가 당당해서 그랬던 건 아닐까요?
◆ 박원순> 저는 그 소송 자체도 저를 탄압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렇게 보고요.
◇ 김현정> 소송 자체도?
◆ 박원순> 왜냐하면 국정원이 어떤 개인을 상대로 소송한다면 그 개인이 얼마나 큰 압박을 받겠습니까? 그리고 어제 보도된 내용을 보면요. 당시 국정원 내 법무팀도 승소 가능성이 낮다 이렇게 소송에 굉장히 부정적이었는데. 국정원장이 밀어 붙여서 소송을 했다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고 나서 2013년에 박원순 제압문건이라는 게 공개가 되죠, 세상에. 이 문건이 어떤 거냐하면 2011년 11월 24일자로 작성되었다고 써있는 문건이었는데. ‘국정안정을 저해함은 물론 야세 확산에 기반을 제공하고 있어서 면밀한 제어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박 시장에 대한 불만여론이 형성될 때까지 자료를 수집 축적하고 있다가 적기에 터뜨려서 제압하라. 또 어버이연합 등의 집회, 항의방문에 적극 나서도록 독려하라.’ 이런 등등등등 해서 다섯 장짜리였습니다. 지금 이 문건도 국정원 것이 맞다, 이렇게 전 직원들이 증언을 한 거죠.
◆ 박원순> 그렇죠. 이게 2013년 5월에 진선미 의원이 공개를 했죠.
◇ 김현정> 그렇죠.
◆ 박원순> 그런데 이제 국정원은 이거 우리 문건 아니다. 이렇게 거부를 했고. 부정을 했고. 나중에 검찰에서도 그게 받아들여져서 무혐의 처리가 됐죠.
◆ 박원순> 그런데 뭐 국정원을 제대로 조사했겠습니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문건이 국정원에서 작성된 게 맞다라고 하는 국정원 아주 핵심 직원들의 이번 증언이 이 문건이 국정원에 작성됐다는 하는 것을 확인해 주고 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문건에 나온 그대로 실행되고 있다는 게 중요한 것이죠.
◇ 김현정> 그런데 이게 지금 핵심 증언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익명이에요. 익명. 국정원 전 직원들 복수라고는 하지만 이름을 하나도 밝히지 않아서 과연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을 텐데요.
◆ 박원순> 만약에 검찰이 이런 걸 조사한다고 하면 그분들이 이제 증언을 하겠죠. 그리고 기자들이 다 그런 건 녹음이나 증거를 확보하면서 취재하고 그러지 않았겠습니까?
◇ 김현정> 녹취를 했을 거다? 만약 이게 익명이니까 믿을 수가 없다라고 생각을 한다면 오히려 검찰이 나서서 혹은 특검이 나서서 혹은 청문회를 통해서 진상규명을 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연결할 수도 있겠네요.
◆ 박원순> 당연히 그렇죠. 그러면 증언을 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국가권력 앞에서.
◇ 김현정> 어제 우상호 원내대표도 그런 주장을 하셨어요. 이걸 국회차원에서 진상규명 해야 된다. 그런데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마는 특검도 있고 청문회도 있고 말씀드린대로 검찰이 나서서 조사하는 방법도 있고. 어떤 게 가장 적합하다고 보십니까?
◆ 박원순> 저는 이게 비단 저 박원순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음지에서 정말 얼마나 많은 민주주의 파괴 행위. 국민 감시행위들이 펼쳐지고 있겠습니까? 명색이 서울시장인 저한테까지 이렇게 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번에 정말 진상조사단이 꾸려지고 청문회가 실시돼야 한다. 그래서 국정원 개혁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사실 뭐 아까 검찰 얘기도 나왔습니다마는 제가 참여연대 시절부터 주창했던 것이 이른바 공수처입니다. 왜냐하면 셀프개혁이라는 게 본래 될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국정원 또 국회, 사법부 이런 쪽, 아주 고위권력기관들을 독립적으로 수사하는 그런 기관들이 만들어져야 된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길 수는 없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청문회를 실시해서 진상규명을 해야 대선 전에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 이런 말씀. 그런데 이 증언은 원세훈 국정원장 시절에 대한 증언이에요. 지금은 원세훈 국정원장 아니지 않습니까? 박근혜 정부이고. 그 후로도 뭔가를 느끼세요?
◆ 박원순> 그럼요. 어버이연합의 시위는 사실 그 이후에도 계속 됐고요. 일부 방송사들의 그러한 행태는 사실 그 이후에도 벌어진 겁니다.
◇ 김현정> 그게 지금도요?
◆ 박원순>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도 느끼세요? 그런 것들을?
◆ 박원순> 그렇죠. 방송을 잘 분석을 해 보시면 서울시나 저를 흠집내는 그런 기사들은 많고. 사실 제가 이렇게 출연하거나 이런 사례는 과거에 비하면 없죠, 잘 없죠.
◇ 김현정> 방송사가 자의적으로 판단해서 그랬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국정원에서 지시가 내렸다기보다는.
◆ 박원순> 그런데 그 국정원 문건에 보면 이런 저런 얘기들이 다 나오죠. 박원순 죽이기에 이런 여러 가지 전략들이 있고. 그게 저는 지금도 적용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적용되고 있다. 혹시 그런 방송에서 이야기가 제외된다든지 그런 거 말고 다른 식의 사찰이나 이런 느낌도 받으세요?
◆ 박원순> 아니, 뭐 일상적으로 그런 거야 있지 않겠냐 싶고요.
◇ 김현정> 지금 뭔가 말씀을 하고 싶으신데 좀 주저주저 하시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요. 또 소송이 들어오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마는 어쨌든 본인의 느낌으로는 지금도 진행형 같다, 이것만은 분명한 말씀.
◆ 박원순> 네.
◇ 김현정> 알겠습니다. 대선을 앞두고 나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철저하게 진상규명하고 가야 된다, 이런 이야기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공직사회의 가장 큰 이슈, 김영란법 이야기를 안 하고 끝낼 수가 없네요. 합헌 결정이 나기는 났지만 수정 논란은 여전히 가라앉지를 않고 있고. 특히 식사3, 선물5, 경조사비 10. 이걸 수정해야 된다, 우상호 원내대표도 이런 제안을 했어요. 어떻게 보십니까?
◆ 박원순> 우리나라를 이렇게 ROTC라고 부르는 말이 있더라고요. 말하자면 리퍼블릭 오브 토틀 코럽션 총체적 부패공화국. 저는 부패가 있어야 경제가 산다 이런 논리는 참 이해가 안 가고요. 제가 이 김영란법보다 훨씬 센, 우리는 단돈 1000원 만 받아도 처벌되는 이런 박원순법을 만들었거든요.
◇ 김현정> 서울시는 지금 시행을 하고 있죠.
◆ 박원순> 그러고나니까 비리 같은 게 확 줄었어요. 저는 이 부패에 대해서는 우리가 관용해서는 안 된다.
◇ 김현정> 그런데 그렇게 함으로 인해서 지금 농어촌의 타격이 너무 크다. 화훼농가들은 다 죽게 생겼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서 아마 수정 얘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요.
◆ 박원순> 글쎄요. 저는 축산농민이나 어민, 서민 피해가 있어서는 안 되겠죠. 농산물, 축산물을 소비하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그러니까 원안 그대로 고수하면서 다른 보안책을 생각해야지. 원안을 흔들면 안 된다 이 말씀이세요?
◆ 박원순> 저는 그게 국민들이 보편적 생각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랜만에 나오셔서 또 질문거리가 많은데,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듣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원순>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박원순 시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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