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군, 일체의 통제나 보호장치 없이 홀로 방치
- 메트로, 최저가입찰제 통해 안전문 공사 수주
- 감독 기관인 서울시의 관리 소홀 아쉬워
- 비용절감 이유 안돼, 안전은 공짜가 아니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8월 1일 (월) 오후 7시 15분
■ 진 행 : 변상욱 대기자
■ 출 연 : 박두용 교수 (한성대, 구의역 사고 진상규명위원)
◇ 변상욱> 지난 5월 28일 토요일입니다. 오후 5시 55분, 지하철 2호선 구의역이었죠. 은성PSD 직원 김 모군이 승강장 끝 지점, 장애물 검지센서를 청소하다가 열차에 치여 숨지고 말았습니다. 이걸 우리가 그냥 구의역 사고, 이렇게 불렀습니다만 모두들 슬퍼했고 또 사고의 경위를 알아갈수록 경악했고 그리고는 분노했었습니다. 이제 그 진상을 좀 자세히 알아봐야 할 때입니다. 지난 7월 28일 진상규명위원회의 활동경과 보고가 있었습니다. 안전전문가로서 이번 진상규명위원회에 참여하셨던 한성대 박두용 교수를 오늘 스튜디오로 직접 모셨습니다. 박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박두용> 네, 안녕하세요.
◇ 변상욱> 한 두어 달 간 아주 고생하셨는데. 사실 사고가 복잡하고 여러 개가 얽혀 있는 거라 바로 이야기로 들어가야 될 것 같습니다. 사고 당일 김 군의 시간대별 동선이 알려진 걸로 보면 1시에 출근을 했어요. 그래서 기다리던 게 아니라 출근하자마자 여기저기 다녀서 한 4개 정도 역을 뛰어다녔더군요.
◆ 박두용> 네.
◇ 변상욱> 일을 마치고 사무실로 가서 대기하고 있다가 또 구의역에 문제가 생겼다 그래서 구의역으로 정신없이 또 뛰어가서 도착해서 작업을 시작한지 한 몇 분 후에 사망을 한 걸로 되어 있습니다. 사고 당일 김 군의 동선을 한번 쭉 보았을 때 두드러진 특징이라면 뭐가 있습니까?
◆ 박두용> 사고 당일에도 그렇고 저희들이 그 이후에 실제 점검하는 상황을 한 번 따라 다녀본 적이 있는데, 같은 근로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요. 사실 고장신호가 오면 전부 다 출동을 해야 되기 때문에 각 역을 돌아다녀야 하고 매우 촉박한 또 특히 고장 신고가 많을 때는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제대로 하기 어려운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 변상욱> 보니까 아현, 신촌, 당산, 사고가 난 구의역 등등 하니까 이게 다 2호선이죠, 그러니까?
◆ 박두용> 그렇습니다.
◇ 변상욱> 그러면 김 군은 2호선만 계속 담당했습니까?
◆ 박두용> 2호선의 일정 구간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 변상욱> 일정 구간만. 사고가 센서가 작동을 제대로 안 한다고 해서 사고접수를 한 걸 보면 구의역의 5-3이라고 돼 있고요. 사고가 난 지점은, 김 군이 숨진 지역은 9-4로 돼 있고요. 그러면 5-3을 고치고 9-4로 갔다는 얘기인가요?
◆ 박두용> 그렇습니다. 저희가 그 사항은 아주 세부적으로 조사를 했는데 구의역에 도착한 게 5시 45분이었고 도착해서 장애가 나타난 곳이 9-4번 양쪽 문하고 가운데 신호가 두 군데 들어와서 일단 한가운데 있는 5-3 문을 가서 수리를 했습니다.
◇ 변상욱> 그럼 승강장 전체 거리의 딱 가운데쯤.
◆ 박두용> 가운데쯤입니다. 가운데쯤에서 수동으로 개방하고 거기에 청소를, 장애물검지센서의 청소를 실시하고 그건 정상적으로 마쳤습니다. 그리고 9-4 지점으로 이동을 합니다. 9-4 지점으로 이동해서 9-4 지점에서 점검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죠.
◇ 변상욱> 그러면 9-4 지점은 끝인데 이 끝이라는 의미는 저쪽에서 열차가 들어와서 끝이 아니라 이쪽에서 열차가 들어오는 첫 지점입니까?
◆ 박두용> 열차가 진입하는 지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5-3 장애물검지센서의 청소를 마치고 9-4로 이동하면서 잠시 전화통화를 하고 이동 중에 전화통화해서 지금 상황을 동료한테 전달하고 다음 약속을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화를 끊고 9-4 승강장 문을 열고 청소를 하면서 보수하다가 그때 마침 진입하던 열차에 치여 사망한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 변상욱> 그 경우에서 대부분은 열차가 저쪽에서 들어오기 시작하면 이쪽에서는 작업 중이고 하면 뭔가 연락이 연결이 돼서 열차에서 알고 자동으로 멈추거나 천천히 오거나 아니면 이쪽으로 연락이 가서 일하던 사람이 피하거나 이런 상황이 벌어질 걸로 생각했는데 그런 시스템이 없는 겁니까?
◆ 박두용> 지금 말씀하신 시스템이 사실은 있고 또 작동이 돼야 합니다. 5호선에서 8호선 같은 경우는 쉽게 말씀드리면 무인운전시스템입니다. 자동화돼 있죠. 그래서 승강장 문 열리는 것하고 다 연동이 돼 있어서 승강장 문이 열려 있으면 열차가 자동으로 정지하게 돼 있습니다. 그런데 1호선에서 4호선은 이게 1970년대부터 건설이 시작돼서 1980년도에 대개 건설이 된 시스템이라서 구형시스템입니다. 이 구형시스템은 수동운전시스템이고 여기에 승강장 안전문이 열리게 되면 열차에서는 열차기관사는 전달을 해 주지 않으면 자동으로 알기는 어렵습니다.
◇ 변상욱> 눈으로 확인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군요.
◆ 박두용> 그렇습니다. 그런데 눈으로 확인하면 너무 늦죠. 그래서 이제 매뉴얼에 보면 승강장의 마스터키, 소위 승강장 문을 열려면 마스터키가 필요한데 이게 역사에서 수령을 하고 수령을 하게 되면 그 역의 승강장 문이 열린다는 것을 제어실에서 기관사한테 알려주도록 돼 있습니다. 유선으로 통보를 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러한 단계가 제대로 이번에 작동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열고 작업 시작합니다’ 하려면 열쇠를 받아와야 되고 열쇠를 받아오면 체크가 되니까 그게 역무원을 통해서 제어실로 가서 제어실에서 기관사까지는 연결이 돼야 하는 건데.
◆ 박두용> 네. 소위 얘기하는 작업허가를 받고 작업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작업허가 절차가 제대로 준수가 안 됐습니다.
◇ 변상욱> 또 궁금해 하는 것이 작업환경인데, 매달려서 작업을 하는 거죠, 문에?
◆ 박두용> 네. 승강장 안쪽으로 몸을 넣고 장애물검지센서가 안쪽에 있기 때문에 팔을 뻗어서 거기를 닦아내거나 청소를 좀 하거나 이런 작업을 합니다.
◇ 변상욱> 열차가 들어왔을 때 얼른 피했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많았거든요. 그 부분은 설명을 어떻게 하실 수 있습니까?
◆ 박두용> 사실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그 작업에 익숙하면 열차가 들어오는 소리를 작업에 집중하다 보면 못 듣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게 되는데 특히 이번 사고 같은 경우는 마침 맞은 편에 열차가 출발하느라고 그 소리 때문에 시끄러워서 더 못 들었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 변상욱> 그러니까 이미 한 열차가 출발하고 있는데 저쪽 열차는 들어오고 이쪽 열차는 들어오고.
◆ 박두용> 네.
◇ 변상욱> 그럼 두 개의 소리를 분간해낼 수가 없겠군요.
◆ 박두용> 없게 되고 그 옆에 누가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그래서 2인 1조 작업을 하라는 건데 사실 2인 1조 작업이 되지 않고 혼자서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어서 사고를 피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사람들이 의문을 제기했던 걸 제가 급히 물어봅니다만 ‘왜 전화를 걸고 그래서 신경이 분산된 걸까. 전화는 그렇게 꼭 했어야 하나’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까 ‘한 시간 이내로 출동이 가능한 사람이 먼저 도착을 해서 작업을 시작하면 전화를 해 주기로 그렇게 약속이 돼 있었다’ 그렇더라고요.
◆ 박두용> 네. 전화는 작업하다가 한 것은 아닙니다. 5-3 문을 다 청소하고 9-4로 이동하는 동안 동료와 업무상 연락을 한 걸로 그렇게 나와 있고 저희 CCTV를 확인해 보니까 다시 전화를 끊고 9-4 작업을 했기 때문에 전화통화 때문에 못 들었을 것이다라는 것은 이미 오보로 밝혀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변상욱> 조사가 시작될 때 1단계부터 거의 8, 9단계까지 매뉴얼이 나름대로 있던데 말이죠. 뭐가 안 지켜진 건지?
◆ 박두용> 저희들이 보고서에서도 이미 밝혔지만 1단계부터 9단계까지 단계별로 매뉴얼이 전부 있습니다. 그래서 출동지시를 받게 되면 출동사실을 통보하게 돼 있고 그다음에 통보가 되면 작업을 하라는 역무실의 명령이 떨어지면 그때 작업을 하도록 돼 있고 그 역무실에서는 전자운영실, 그러니까 기관사와 연계를 시킬 수 있는 통신을 할 수 있는 전자운영실에 작업시작을 통보하고 역무실 내에 비치돼 있는 안전문 마스터키 이걸 그때 주고. 그다음에 이 마스터키를 가져가게 되면 수불대장이 기록을 하고. 이렇게 다 돼 있습니다. 그런 단계, 단계가 되어 있는데 이 단계가 하나도 안 지켜졌다. 이렇게 조사가 됐습니다.
◇ 변상욱> 그러면 언론보도에서 알려졌습니다만 용역업체는 2인 1조를 아예 지키지도 않았고 혼자 다 뛰어다니라고 했던 것이고.
◆ 박두용> 그렇죠. 인원을 배치를 하지 않고 2인 1조로 하라 그러면 지킬 수가 없죠, 현장에서는.
◇ 변상욱> 그다음에 전자운영실에는 그럼 통보가 안 된 겁니까?
◆ 박두용> 역무실에서는 이 스크린도어 문을 열고 작업을 하는지 단지 그냥 점검만 하는지 사실은 체크를 제대로 못한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온 건 알지만.
◆ 박두용> 온 건 압니다. 온 건 아는데 마스터키도 사실 역무원이 관리하게 돼 있는데 이게 그냥 마스터키 수불함에 넣어놓고 그걸 은성PSD 직원들이 그냥 자기가 열고 가져갔던 걸로, 관행처럼 그렇게 해 왔던 것으로 뵙니다.
◇ 변상욱> 그러면 정비를 맡았던 김 군도 역시 따로 역무실과 전자운영실에 자기가 통보한 사실은 없는 건가요?
◆ 박두용> ‘와서 점검 나왔다’ 이렇게만 얘기하고 관행대로 마스터키야 그냥 가져갈 수 있으니까 꺼내서 작업을 했던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사실 그러면 역무실에서는 열쇠를 내주면서 2인 1조로 왔는지 확인해야 되는 건데 안 했군요?
◆ 박두용> 원래는 그렇습니다. 규정상 보면 그렇게 하도록 되어 있는데 현실적 여건이 그렇게 작업할 수가 없는 여건으로 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지금 말씀하신 걸 쭉 이어가면 선로 측에서 어떤 작업을 하든 그 작업내용이 역무원이나 누구한테 통보될 리는 없는 거고요.
◆ 박두용> 원래는 통보를 해야죠. 지금은 급하게 다 정비를 해서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을 수도 있지만 사고 당시만 해도 약 4, 50%의 작업들이 제대로 통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1인 작업이 이뤄졌던 것으로 조사가 됐습니다.
◇ 변상욱> 그렇게 된 상황에서 운전을 하는 사람 기관사에게까지 이런 연락이 갈리는 참 만무한 거군요.
◆ 박두용> 기관사한테 통보가 안 되는 경우가 상당히 허다하게 많을 수 있죠.
◇ 변상욱> 사실 이런 작업을 하면 역무원은 계속 모니터링을 하면서 작업이 어떻게 되고 있나, 열차는 어디까지 왔나 계속 지켜보고 있어야 되는 것 아닐까요?
◆ 박두용> 원래는 그렇게 하는 것이 정상이겠지만 역무원도 사실은 인원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또 이게 외주화를 시켰지 않습니까?
◇ 변상욱> 그렇죠.
◆ 박두용> 외주하면 자기 직원들이 아니니까 사실 관리감독은 작업허가를 내주거나 하지만 작업에 일일이 간섭을 하지는 않아 왔었고 이것이 또 안 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관행인 것 같습니다. 이게 외주화의 문제죠.
◇ 변상욱> 그러니까 외주를 줬는데 가서 이래라 저래라 다 간섭을 하게 되면 또 외주업체에 대한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거군요.
◆ 박두용> 외주업체에 대한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고 그것은 직접 인력을 자기가 사용하는 거니까 이건 직접고용에 해당되는 것이죠.
◇ 변상욱> 그렇군요.
◆ 박두용> 그러면 직접고용에 의제될 수 있는 거고 이건 외주화가 불법파견이 되는 것이죠.
◇ 변상욱> 아, 불법파견으로 간주될 수 있는 거군요.
◆ 박두용> 그렇습니다. 이게 도급으로 맡긴 거니까 일의 완성만 딱 체크를 하게 돼 있고 중간중간에 일에 간섭을 한다거나 이건 또 다른 불법도급 파견과 같은 논란을 낳을 수 있으니까 아무래도 그 작업을 구조적으로 회피하는 경향이 있지 않았나 이런 생각도 듭니다.
◇ 변상욱> 또 역시 외주라고 하는 것이 그런 아주 허점이 있군요.
◆ 박두용> 그렇습니다. 외주화는 자기 직원들이 아닌 거죠, 일단. 그리고 자기의 업무의 지시, 감독을 받는 사람들이 아닌 거죠, 형식상으로. 그러다 보니까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고 그래서 지금 저희들이 최소한 안전업무에 관련되는 것, 생명업무에 관련되는 것들은 외주화를 당장 중지하자. 그리고 외주화 되어 있는 것은 빠른 시일 내에 직영으로 좀 돌리자 하는 것이 이번에 저희들 권고안이었습니다.
◇ 변상욱> 아, 권고안 중에 그 얘기가 들어갔군요. 그런데 이런 것도 좀 궁금해집니다. 예를 들면 매뉴얼이라는 게 정해져 있잖아요.
◆ 박두용> 네.
◇ 변상욱> 매뉴얼을 지켰나 안 지켰나가 일지에 기록이 될 것 아닙니까? 그러면 나중에 누군가 그 매뉴얼을 보면서 ‘이건 이렇게 자꾸 가면 안 되지’ 이렇게 제동을 걸 수 그런 여건은 없었을까 하는 거죠.
◆ 박두용> 사실은 매뉴얼이 현실에서 작동 가능한 것이었는지 체크가 제대로 안 된 것이 상급기관의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메트로의 경영진이라든가 또는 서울시 또는 나아가서는 중앙정부까지도 이런 점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 변상욱> 혹시 2인 1조 안 왔는데 2인 1조로 왔습니다라고 적은 것도 있나요?
◆ 박두용> 대부분은 기록상으로는 2인1조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니까 그중에 한 4, 50%가 그것이 1인 작업을 하고 2인 작업을 한 것으로 파악이 됐습니다.
◇ 변상욱> 아이고, 참. 답답한 일이 많습니다. 이것저것. 그러면 실제로 1인 작업하는 비율은 절반을 훨씬 넘는다는 얘기가 되겠네요.
◆ 박두용> 1인 작업하는 것이 저희들이 파악한 것이 한 40%, 50% 사이는 확인이 됐습니다. 실제로는 그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변상욱> 이번에 기관별로 도대체 어느 기관이 뭘 잘못한 건지 그 얘기를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우선 제일 저희가 집중적으로 물어보고 싶은 건 도대체 서울메트로는 어디부터 어디까지 이렇게 했어야 하는데 무슨 책임이 있는 건지 서울메트로부터 지적을 해봐주시죠.
◆ 박두용> 서울메트로는 이 사건만 놓고 보면 일단 매뉴얼 지키지 않은 것, 2인 1조로 작업을 하도록 인력 하청업체가, 은성PSD 같은 데가 인원을 확보하고 있는지 계약을 맺을 때 체크하지 못한 점 이런 것들이 있을 수 있고 그다음에 서울메트로는 일단 작업을 할 때 2인 1조 작업을 하는지 그다음에 마스터키 같은 것을 수불할 때 그걸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는지, 기관사한테 제대로 통보하는지 이런 어떻게 보면 총체적인 부실이죠. 이걸 제대로 관리감독을하지 못했다는 책임에서 자유스럽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 이전에 이게 2000년도 초반부터 시작해서 승강장 안전문은 말 그대로 안전문이지 않습니까? 안전과 관련된 것인데 이걸 외주화시켰다는 데부터 출발이 있는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안전문의 관리를 외주화시킨 것부터.
◆ 박두용> 지하철에서 승강장 안전문은 지하철의 안전등급이 0번부터 한 4번까지 있다고 치면 가장 높은 등급이 신호제어시스템이고 그다음 레벨 3 정도, 그다음 정도가 승강장 안전문의 안전도 수준이거든요.
◇ 변상욱>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보안등급이 중요하다, 아니다를 숫자로 나타낸다면.
◆ 박두용> 그다음이 한 4등급이 가장 높은 것인데 이게 한 3등급 정도로 일반적으로 간주되는 그런 정도의 작업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걸 외주화시킬 것은 사실 아니지 않나. 그런데 그게 그때 당시 공공기관의 경영합리화라는 명분으로 정부에서, 중앙정부에서 강하게 압박을 했거든요. 그래서 각 지방자치단체 그다음에 산하기관의 공공기관들이 상당 부분 외주화를 시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철도는 직영을 했는데 메트로는 승강장 안전문 유지관리를 외주화시켰다는 것에서 그 비난을 면치 못할 것 같습니다.
◇ 변상욱> 일단 외주화, 그러면 그것과 좀 달려 있는 문제이긴 합니다만 강남역 사고 이후에 인원도 좀 늘리고 2인 1조로 하겠다고 약속을 했던 것 같은데 그건 안 지켜진 건가요?
◆ 박두용> 그렇습니다. 강남역 이후에 인원을 늘리기로 하고 사실 정확한 인원 산정까지 노사합의로 좀 산출했습니다. 저희들이 확인한 것만 해도 당시에 25명을 더 뽑기로 기록에 나와 있던 것 같은데요. 그런데 실제로는 그 인원을 다 채용하지 않았습니다. 결국은 인원을 다 채용하지 않고 일부만 채용을 했는데 그게 서울메트로에서 인건비를 제대로 책정을 다 안 해줬으니까 은성PSD에 대해서는 인원을 더 채용을 못한 거죠.
◇ 변상욱> 그다음에 작업 감독을 도대체 누가 어디까지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도 아까 좀 애매한 부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 박두용> 작업에 대한 감독은 1차적으로 작업 허가를 내준 메트로가 책임이 있고요. 이런 작업이 이루어지는 데 계약이 이루어지는 과정, 또 외주화시키는 과정, 이런 것은 아무래도 서울시에서 한 번 체크를 해 봤어야 되지 않나 생각이 됩니다. 더구나 이게 2013년도에 사고가 한 번 있었고 2015년도에도 사고가 있었기 때문에 사실은 서울시에서 산하기관에 대한 감사나 또는 그 노동안전에 대한 특단의 조치 같은 것이 없었던 것이 좀 아쉬움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경찰수사도 있었고 또 노동부에서 산업안전, 노동재해는 산업안전감독을 하니까 노동부에서 산업안전감독을 하고 그걸 자체적으로 메트로에서 해결하기로 하고 서울시에서는 감사나 더 이상 개입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 점이 좀 서울시의 관리감독에서는 아쉬운 점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변상욱> 아까 지하철 호선에 따른 운영주체가 다른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그 두 개의 시스템의 차이점도 얘기하셨는데 왜 그 두 개의 안전시스템이 전혀 다른지 그리고 왜 서울메트로가 아무리 봐도 사고가 훨씬 많은지 이건 어떻게 설명을 해 주시겠습니까?
◆ 박두용> 서울메트로는 1호선에서 4호선까지 관리하고 있습니다. 1호선에서 4호선은 공사가 1970년도에 1호선이 시작됐고 2호선도 1980년도에 공사가 거의 마무리됐습니다. 3호선, 4호선은 1997년도까지 거의 마무리됐습니다. 그러니까 1997년도 이전에 된 구형 시스템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전문적인 것으로 보면 ATS 시스템에서, 수동제어시스템인데요. 수동운전시스템이죠. 그런데 5호선에서 8호선까지는 그 이후에 건설된 신형 철도운영시스템입니다. 전부 자동화돼 있습니다. 그래서 승강장 안전문이 들어올 때도 자동화돼 있는 시스템에는 연동시키기가 아주 좋습니다. 그래서 승강장 문이 열리게 되면 열차한테 신호가 저절로 가게 되고 통보를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러면 승강장 문이 열리면 일단 열차가 자동으로 멈춥니다. 운행을 못 합니다. 이걸 해제하고만 들어와야 됩니다. 그러니까 일단 멈춘 다음에 다시 강제로 해제하고 들어와야 되니까 이게 안전이 확보되는 거죠. 그런데 1호선에서 4호선은 그렇게 신호와 연동시킬 수 없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기술적으로 일단 불완전한 시스템이 1호선에서 4호선이라고 볼 수가 있고요. 또 하나는 그 도시철도가 들어올 때는 도시철도에서 승강장 문 설치할 때는 나름대로 몇 년 동안에 순차적으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하나의 일관된 그런 승강장 안전기준, 나름대로의 기준과 일관된 시스템을 좀 정비를 하면서 설치를 했습니다. 그런데 메트로는 도시철도보다 조금 늦게 들어온 역들이 많습니다. 이 역들은 최저가 입찰제라고 가장 낮은 공사비를 써내는 업체가 이 공사 수주를 하게 되는 거죠. 그게 도입되면서 업체가 좀 난립된 상태에서 기준이 채 마련되지도 않았고 이 상태에서 최저가 낙찰 이게 됐고 그 상황에서 기존의 역사보다 한 70% 수준에서 공사비가 산정이 됐고요. 낙찰이 됐고 여기서 좀 저가의 부품, 또 부실공사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부실공사로 추정되는 그런 공사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 변상욱> 예를 들면 제가 업체한테 70% 선, 옛날 책정되던 가격에서 한참 다운된 가격으로 낙찰을 받았다면 기준을 간신히 넘는 선에서 최저의 부품을 쓸 수밖에 없는 거겠죠.
◆ 박두용>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변상욱> 그런 얘기군요. 그럼 결국 고장도 더 잦고.
◆ 박두용> 그렇죠. 저가의 부품을 썼기 때문에 저희들이 몇 개 확인한 게 있습니다만 예를 들어서 도어를 열고 닫는 구동모터가 있는데 구동모터가 좀 저가의 부품을 쓴 곳이 확실히 고장률이 높았습니다. 이런 일들이 벌어진 거죠.
◇ 변상욱> 그러면 거기에 투입되는 인원은 늘어나서 고장을 자꾸 수리해야 되는데 수익이 안 나니까 인원수는 늘리지도 못하고.
◆ 박두용>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고장이 자주 나면 인원이 더 많이 필요한데 사실 인원을 더 늘리지는 않고 그 고장에 대응하는 걸 감당하게 하니까 2인 1조 작업도 되지 않고 무리한 작업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보여집니다.
◇ 변상욱> 말씀을 듣고 보니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중앙정부가 경영효율화를 압박을 하면서 거기에서부터 뭔가 시작된 부분도 있는 것 같고.
◆ 박두용> 그렇습니다.
◇ 변상욱> 그런가 하면 또 내부의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이 김 군과 같은 신분에 있는 사람들과 전적자라고 해서 구조조정 대상에서 건너온 사람들의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그 문제는 보시기에 어땠습니까?
◆ 박두용> 저희들이 그것도 조사했습니다. 외주화시키는 과정에서 그 전에 메트로가 이 작업을 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2000년대 초기에 이 승강장 문이 들어오고 초기에는 2009년부터 2011년도까지 메트로가 직영을 하고 있다가 경영합리화를 시키라고 하니까 그 직원들을 분사, 소위 그냥 떼어낸 거죠.
◇ 변상욱> 떼어냈습니까?
◆ 박두용> 네. 즉, 구조조정을 한 거죠. 구조조정을 하려고 하니까 현직에 있던 사람들이 안 나가려고 하지 않겠습니까?
◇ 변상욱> 그렇죠.
◆ 박두용> 그러니까 임금이 좀 70% 수준으로 낮아지는 대신에 정년연장을 보장하고 구조조정시켜준 겁니다. 그 사람들은 임금 70% 보장해줬고 그다음에 정년도 몇 년 연장하는 그걸 보장해 준 거죠. 그게 전적자라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그 사람들도 경영합리화의 피해자들인 거죠. 그걸 조건으로 하청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유지보수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새로 뽑는 직원들은 그거보다 훨씬 못한 수준에서 이번에 김 군처럼 이런 새로 들어온 신규 채용자들은 노동조건이나 임금조건이 그것보다 훨씬 못한 조건에서 채용이 됐고 또 아무래도 전적자들, 그러니까 메트로에서 넘어온 사람들은 물론 그 사람들도 물론 현장일을 똑같이 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경험도 있고 나이도 많으니까 관리직이 많지 않겠습니까?
◇ 변상욱> 그렇겠죠.
◆ 박두용> 그런데 관리직으로 가게 되니까 임금 많이 받고 겉으로 보기에는. 또 관리직으로 있으니까 지금 상황에서 딱 놓고 보면 이건 소위 얘기하는 ‘메피아’라고 하는 그런 비난을 받게 된 거죠. 그게 경영조정과정에서 나타난 산물이죠.
◇ 변상욱> 결국 그게 김 군 가방에 들었던 컵라면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고.
◆ 박두용> 그렇습니다. 저희들이 임금을 한 번 조사해봤는데 김 군 같은 경우 세전으로 월 160만원 정도의 급여를 받았습니다.
◇ 변상욱> 세전입니까?
◆ 박두용> 세전입니다. 다른 수당까지 다 포함해서죠. 그러니까 세금을 제하고 나면 한 140만원 정도 받았을 겁니다. 그런데 전적자들의 임금은 약 436만원 정도. 차이가 굉장히 많이 나죠. 그런 차이부터 시작해서 차별이 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 변상욱> 김 군 같은 경우 민주노총에 가입한 것으로 나중에 보니까 나왔어요. 결국 삶의 현장에서 느끼는 뭔가 불합리한 것이라든가 아니면 이런 것들을 개선해야겠다는 의지 같은 걸 가진 것 같아요. 그래서 아마 그런 꿈을 꾸고 민주노총에도 가입하고 대학에도 가고 싶었던 것 같은데.
◆ 박두용> 네, 그렇게 보입니다. 본인이 그런 열악한 상황에 놓여져 있고 또 보시다시피 임금에서 보이는 차별 같은 것이 보여질 때 두 가지의 생각을 하지 않겠습니까? 하나는 이 노동조건이 좀 개선돼야 되겠다. 나를 보호해 줄 그런 노조나 이런 데 대한 생각이 들 것이 당연하다고 보여집니다. 또 하나는 이런 대학 나온 사람과 대학 나오지 못한 사람들의 차별이, 차이가, 격차가 워낙 많이 나니까.
◇ 변상욱> 그것도 현장에서 느꼈을 것이고.
◆ 박두용> 본인이 느낄 때는 이건 ‘어떻게 해서라도 대학을 가야 되겠구나’ 하는 걸 느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두 가지 다가 사회구조적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제2의 김 군이 나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지 않겠습니까?
◇ 변상욱> 가방의 컵라면. ‘그래, 민주노총이라도 한 번 들어가서 외쳐봐? 내가 한 힘을 보태봐? 그리고 대학은 꼭 가고 싶어’ 이게 다 우리를 아프게 했던 일들입니다. 정리를 좀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정리를 해나갈 것이냐. 아까 안전문제만큼은 외주화를 좀 멈추자라고 하는, 일단 멈추자고 말씀을 하셨는데 정리를 해봐주시죠.
◆ 박두용> 우선 기술적으로 지금 해결돼야 될 사항이나 시급한 조치는 당장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한 사항들은 제가 여기서 말씀드리기는 너무 시간상 기니까. 이미 저희들이 서울시에 다 권고를 했고요. 그런 사항들이 예산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단기적으로 최단 시일 내에 해결을 해나갈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기술적인 조치를 몇 개 취했다고 해서 안전이 확보되지 않을 거라고 저희들이 보는 것은 이처럼 지금 있는 것처럼 외주화를 시키거나 또는 하청 또는 비정규 이렇게 두게 되면 당장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확인이 되지 않았습니까? 이것처럼 커뮤니케이션에도 문제가 생기는 것뿐만 아니라 원청, 즉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는 곳에서 관리감독을 하지 않는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안전, 생명과 관련된 업무는 이 외주화를 시키지 않고 직영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최소한. 왜냐하면 안전과 생명에 관련된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결국은 시민들의 안전이나 국민들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안전하기 위해서도 그냥 그 사람들의 안전뿐만 아니라 우리가 안전하게 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안전, 생명에 관련된 업무는 외주화시키거나 사각지대로 만들지 말자. 그것이 첫번째 저희들이 생각하는 대안이었습니다.
◇ 변상욱> 그렇게 하려면 또 돈이 듭니다. 이런 얘기가 나오긴 나올 텐데 안전은 돈 안 들고 하려고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겠죠?
◆ 박두용> 이제는 우리가 생각을 좀 바꿔야 될 것 같습니다. 안전은 공짜가 아닙니다. 안전은 당연히 비용을 지불해야만 확보가 되는 것이고요. 그런 측면에서 우리 일반 국민들도 이제는 그냥 단지 비용만 싸게 하는 것, 또는 너무 빠르게 하는 것, 비용이라고 얘기하는 것이 단지 돈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시간을 빨리빨리 하게 하는 것들. 안전을 확보한다고 하면 지하철이 잠시 정차할 수도 있다는 것, 이런 것을 이제 감내하고 받아들여야 하지 않는가, 이런 생각이 좀 많이 들고. 그래서 시민들에게 또 국민들에게 부탁을 드리고 싶은 것은 안전에 대해서 우리가 지불하는 것은 당연한 비용이다. 이걸 비용을 절감하는 측면에서 계산하거나 선택할 문제가 아니다. 안전은 당연히 치러야 하는 비용인 것이고 그 외에 다른 것 가지고 합리화를 시키든 효율화를 시키든 해야지, 안전을 비용이나 효율하고 맞바꿀 수는 없다. 이걸 좀 사회적 합의를 해나가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 변상욱> 오늘 막 들어온 소식이기도 했습니다만 2008년부터 산재가 사실 줄고 있었는데 올해 상반기부터 다시 늘고 있다고 하는 소식도 들어왔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이런 문제들을 한 번 생각하면서 ‘아, 우리의 줄어들고 있던 산재가 다시 늘어나는 이유도 아마 뭔가 이런 것과 연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함께 해봐야 될 것 같군요. 오늘 고생하셨는데 또 방송까지 이렇게 나와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한성대 박두용 교수로부터 구의역 사고에 대한 진상규명 결과들을 들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 박두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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