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투입'…갑을오토텍에선 그동안 무슨 일이?

노사 갈등 → 직장폐쇄 → 용역 투입

노사 갈등에 따른 직장폐쇄 이후 용역이 투입된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 갑을오토텍에서 용역과 노조가 대치하고 있다. (사진=김미성 기자)
노사 갈등에 따른 직장폐쇄 이후 용역이 투입된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 갑을오토텍의 폭력 사태에 대한 우려와 긴장감이 계속되고 있다.

용역 투입 예정이었던 1일 오후 1시보다 조금 늦은 오후 2시쯤 이곳에는 용역이 들어온 뒤 오후 3시 현재 노조 측과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16. 7. 29 '직장폐쇄' 갑을오토텍 용역 배치 임박…불허 목소리 등)

그동안 대체 이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갑을오토텍 노사 간 갈등의 시작은 지난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갑을오토텍 사측과 노조 측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주간 연속 2교대 전환과 물량유지 등을 위한 신규채용에 합의했다.

당시 합의한 신규채용 인원은 25명.

노조 측에 따르면 합의에 따라 사측은 10여 명의 신규채용을 진행했다.

나머지 10여 명만 더 뽑으면 신규채용이 마무리되는 상황.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사측은 60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10여 명을 채용할 때 신입직원들의 평균 나이는 20~30대였으나 60명이 추가로 채용될 때는 절반 이상의 인원이 40대 이상이었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갑을오토텍에 생산직으로 들어오면 자동으로 노조에 가입된다.

그러나 뒤늦게 채용된 이들은 노조를 탈퇴하고 새로운 노조를 만들어 활동하며 곳곳에서 기존 노조원들과 마찰을 빚기 시작했다.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기존 노조 측은 제보와 자체조사 등을 토대로 "갑을오토텍 사측이 노조 파괴를 목적으로 신규 직원을 채용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입사자 60명 중 20명이 노조파괴를 목적으로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현장에서 '팀장급'으로 불리는 이들이 별도의 기업별 노조를 설립한 뒤 다른 신입사원들에게 가입을 종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측이 폭력적인 방식의 노조파괴 행위가 문제가 되자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한 새 방법을 고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이후 곳곳에서 유혈 사태도 벌어졌다.

불과 보름 뒤 공장 앞에서 아침 출근 선전전을 위해 공장을 찾은 기존 노조 측 금속노조원과 정문을 막고 있던 사측 직원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금속노조 소속 간부를 포함한 10여 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중 한 명은 뇌출혈 증상을 보이며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크게 다쳤다.

사측이 이른바 노조 파괴 용병을 무더기 채용해 민주노총 계열의 기존 노조를 와해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커지자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나서기도 했지만, 충돌은 계속됐다.

약 두 달 뒤 기존 노조 측의 총파업 이후 기업노조원 30여 명이 회사 진입을 시도하다 정문을 막고 있던 금속노조원 수십 명과 충돌해 수십 명이 또다시 병원에 실려 갔다.

금속노조원들은 "기업노조원들이 사측이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채용한 용병"이라고 주장한 반면 기업노조원들은 "채용 과정에 문제가 없다"며 "일하기 위해 계속 공장 진입을 시도하겠다"고 밝히며 갈등은 극에 치달았다.

급기야 경찰이 나서 관련 폭력 사태에 대해 수사본부를 설치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속하던 갈등은 사측이 신규채용자 중 노조에서 결격사유가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 50여 명에 대해 즉시 채용 취소하기로 하면서 해결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퇴사하기로 했던 기업노조원들이 한 달 넘도록 기숙사에 잔류하거나 퇴사 후에도 다시 복직해 계열사로 전출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또다시 갈등이 촉발됐다.

노조 측은 "사측이 채용 취소한 노조파괴 용병들을 복직시킨 뒤 계열사에 전출명령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반면 사측은 "기업노조 관계자들을 모두 퇴사시켰지만, 퇴사자들이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냈고 지노위가 기업노조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를 따랐을 뿐"이라고 항변했다.

반복된 이들의 갈등은 법정까지 이어졌다.

부당노동 행위로 기소된 갑을오토텍 전 대표이사가 최근 재판 과정에서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강성 제1노조에 대항할 수 있는 사측 노조를 만들어 대응한다'는 노무법인의 시나리오에 따라 특전사 출신 등이 주축이 된 사측 노조를 만들어 제1노조의 활동을 방해하고 세력을 위축시켰다"고 밝혔다.

결국, 사측은 지난달 25일 "노동조합의 장기간 쟁의행위로 인해 더는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불가함에 따라 직장폐쇄를 결정했다"고 공고했다.

직장폐쇄에 따라 사측은 갑을오토텍지회 노조원들의 노무수령 거부와 임금지급 중단, 사업장 출입금지와 생산활동 금지를 명시했다.

갑을오토텍은 현재 노사 갈등에 따른 용역 투입 논란으로 여전히 시끄럽다.

지난 2011년 노사 갈등 끝에 용역이 투입된 뒤 물리적 폭력으로 중상자가 속출했던 유성기업 사태를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 박종국 부지회장은 "사측이 노조 폐쇄를 목적으로 직장 폐쇄를 한 것도 모자라 용역까지 모집해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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