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사기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전자화폐 투자사기 일당 총책 하 모(53)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40명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달아난 2명을 쫓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4년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중국 국영은행에서 발행한 전자화폐 '힉스코인'을 사 놓으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투자자를 모집해 314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현재 개당 100원 하는 코인이 2년 내에 100만 원으로 1만 배까지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투자자를 현혹했다.
하지만 경찰조사결과 이들이 홍보한 '힉스코인'은 중국 국영은행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하 씨 일당이 임의로 꾸며 낸 가상화폐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하 씨 등은 서울 강남구에 '힉스코인' 한국 지부격인 본부 사무실과 전국 79곳에 판매센터를 개설해 놓고 투자자를 유치했다.
이들은 코인을 구매한 피해자들이 다른 투자자를 데려오면 그 실적에 따라 각종 성과급을 지급하는 수법으로 사기 범위를 넓혀갔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만 5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경찰은 추사하고 있다.
이들은 투자자를 현혹하기 위해 각종 거짓 홍보활동도 지속적으로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모 은행에서 21년동안 근무한 금융전문가를 홍보이사로 영입해 홍보자료를 제작하는가하면 국립대 교직원을 경제학 교수로 둔갑시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심지어 중국인을 국내로 불러 중국 공산당 당간부 서열 7위이자 힉스코인 중국대표라고 거짓 소개를한 뒤 서울의 한 호텔에서 특별 강연회를 열기도했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실적이 좋은 투자자 200여 명을 데리고 중국 광저우를 방문해 2박 3일동안 워크숍을 열었다.
이들은 최고급 호텔에서 미리 섭외한 중국인들을 아시아 7개국 대표로 둔갑시켜 대대적인 행사를 벌이다가 중국 공안이 출동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하 씨 등은 수백억 원어치의 가짜 전자화폐를 판매했지만 코인 거래소 격인 '디지털화폐 중개소' 등 환전시스템은 개발자체를 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돈을 묶었다.
또, 투자를 유치한 이들에게 지급되는 수당도 현금과 코인 비율을 5:5로 책정해 투자금의 누수를 막는 전략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본사 영업사무실과 비밀 전산실을 철저히 분리하고 전산실의 위치도 3개월 마다 옮겼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박용문 대장은 "스마트결제가 확산됨에 따라 기존화폐의 대안으로 가상화폐의 출현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어 이와 관련한 범죄도 발생하고 있다"며 "전자화폐에 대한 법규 보완과 불법 가상화폐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