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집권 이래 매년 여름휴가를 마친 뒤 '인사'를 당행했다. 2013년 휴가 뒤 김기춘 비서실장과 홍경식 민정수석 등 수석비서관 4명을 새로 임명했다. '윤창중 사태'와 정권 출범 초기 인사파동 등에 대해 전임자들을 문책한 것이다.
2014년 휴가 뒤에는 윤일병 구타사망 사건, 유병언 수사 부실로 각각 권오성 육군총장과 이성한 경찰청장이 옷을 벗었다. 지난해에는 메르스 사태의 책임을 물어 보건복지부 장관과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이 휴가 뒤 교체됐다.
집권 4년차 후반기 국정의 본격화 시점인 이달 중 개각·인적쇄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정기국회 개시 전까지 새 내각을 갖추려면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할 때 8월 초가 적기라는 평가도 있다.
4년 이상 장수하고 있는 농림부·환경부·외교부 장관 등 5명 안팎의 장관, 차관급으로는 5년 이상 재임 중이면서 '야권의 표적'인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등이 교체 대상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각종 의혹에 휩싸인 채 특별감찰관의 감찰과 정치권의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우 민정수석의 교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박 대통령은 휴가 도중 경찰청장 내정자 발표를 통해 우 수석의 인사검증을 신뢰했다. 휴가 전에도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불안해진다"면서 우 수석 거취를 정권차원의 중대사로 간주하는 인상을 남겼다.
이 경우 국회 인사청문회는 홍역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야권은 우 수석이 인사 검증권자임을 들어 공직 후보자들에 대한 '부적격'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 수석은 이미 진경준 검사장(구속) 부실 검증으로 된서리를 맞은 상태다.
오는 2일 박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한 뒤 처음으로 주재하는 국무회의에서 구체적인 개각·인적쇄신의 여부와 폭 등이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