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이날 '부산행'은 800만 관객을 넘기며 천만영화 등극을 위한 순항을 이어갔다. 지난 27일 개봉한 '인천상륙작전'은 개봉 첫 주말에 200만 관객을 넘어서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인천상륙작전'과 같은 날 개봉한 '제이슨 본'도 200만 관객 고지를 넘보고 있다.
전날 '인천상륙작전'(매출액 점유율 35.9%)은 전국 1036개 스크린에서 5566회 상영돼 69만 1142명의 관객을 모으며 개봉 이래 줄곧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이 영화는 성긴 이야기 구조 등에 대한 평단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직장인·군인·학생 조직의 단체관람 등에 힘입어 개봉 초반 기세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행'(30.8%)은 999개 스크린에 5391회 걸려 57만 932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2위를 차지했다. 개봉 2주차에도 스크린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은 덕에 관객 동원에 성공하면서 천만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개봉 직전 주말(15~17일) 유료시사회 명목의 변칙개봉으로 56만여 관객을 미리 선점하면서 입소문을 낸 불공정 행위는 오점으로 남아 있다.
'제이슨 본'(22.6%)은 826개 스크린에서 3937회 상영돼 41만 1542명의 관객을 모아 3위에 올랐다.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이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이어 올해 외화 오프닝 2위 기록을 세우면서, 시리즈 가운데 최고 흥행 기록을 쓸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박스오피스 1~3위에 오른 세 편 영화의 매출액 점유율을 합치면 89.3%에 달한다. 세 편의 영화를 제외한 여타 영화의 매출액 점유율은 4위 '도리를 찾아서'가 3.2%를 차지했을 뿐, 모조리 2%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학생들의 방학과 직장인들의 휴가가 겹치는 7, 8월은 극장가 성수기로 꼽힌다. 특히 더위가 절정에 이르러 휴가가 몰리는 7월 말에서 8월 초는 극성수기다. 이 기간 극장가를 독보적 강자 없이 '인천상륙작전' '부산행' '제이슨 본' 세 편의 영화가 나눠 가진 것이다.
오는 3일에는 허진호 감독이 연출을, 배우 손예진·박해일이 주연을 맡은 영화 '덕혜옹주'가 개봉한다. 이 영화는 최근 열린 언론시사 당시 배우 손예진이 "내 영화를 보면서 한 번도 운 적이 없는데, 영화(덕혜옹주)를 보다가 너무 울어 정신이 없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덕혜옹주'는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둔 데다, 평단의 반응 역시 좋아 '인천상륙작전' '부산행' '제이슨 본'과 4파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올해 극성수기에는 예년과 달리 영화 한 편, 많게는 두 편에 쏠리지 않고 고르게 잘 되고 있는 점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며 "세 편의 영화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상황에서 '덕혜옹주'가 가세해 4파전이 만들어지면 재미있는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