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 심리학은 사람이 생물로서의 역사를 바탕으로 마음의 작용에 대한 그 공통성과 다양성을 분석하는 학문이다.
신간 '감정은 어떻게 진화했나'에서는 감정을 단면으로 "야생의 마음"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또 그것을 활용하여 "문명의 마음"을 쌓는 데는 어떻게 하면 좋은가를 생각하고 있다.
감정은 오랜 시간에 걸쳐 우리들의 진화 과정에 많은 영향을 미쳐왔다. 그것은 생활환경 적응의 역사이며, 주변 상황과 어우러진 감정의 진화였다. 감정은 생명을 보존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생물 진화의 역사 과정 속에서 서서히 축적되었다. 예를 들어, 포식자로부터 도망치는 “공포”는 비교적 이른 시기에 습득되었으며 개체의 상하관계를 형성하는 “분노”와 “두려움”은 무리를 형성하게 된 단계에서 만들어졌다. 이후 인간으로 진화하여 협력집단이 구축된 후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감정, 즉 “죄책감”과 “의리”등의 복잡한 감정이 진화하였다.
이 책에서는 여러 가지 구체적인 예를 근거로 일상 생활에 있어서의 감정의 움직임을 밝히고 있으며, 감정이 우리들을 둘러싼 생물 진화의 역사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인간의 자의식은 의식과 무의식을 반복하며 새로운 의식을 형성해왔다. 그 원동력이 된 것이 감정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흥미롭다. 사람은 감정의 발현으로 의식의 개혁을 가져왔다는 것, 다소 논의가 더 필요한 부분이지만 감정이 의식에 어떻게든 관여를 했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우리들의 선조는 초원과 정글에서 시작 되었다. 이 때부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감정을 습득해 왔다. ‘공포’ ‘분노’ ‘애정’ 질투’ ‘즐거움’ ‘행복’ 등 많은 감정을 익히고 진화시켜왔다. 감정의 진화를 살펴보면 인류 진화의 비밀도 함께 알 수 있는 것이다. 인류를 살아남게 한 마음의 구조를 찾는 것이다.
감정에 관한 연구는 지난 반세기 동안 꾸준한 성과를 얻게 되었고, 우리들의 일상을 둘러싼 감정의 의미는 많은 변화가 필요하게 되었다. 더구나 최근에는 ‘감정 지능’이라든지 ‘감정 경제학’ 처럼 “감정”이라는 단어가 주목 받고 있다.
이처럼 현대에 들어서 인류의 뛰어난 과학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인간 내면의 움직임을 관철시키는 근원을 찾는 학문이 주목 받고 있다. 논리적으로 학습 받은 것을 실천하는 지혜로운 인간의 모습도 바람직하지만 본래 갖고 있는 인간의 본성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한 번쯤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책 속으로
정보 미디어가 발달한 오늘날에는 자기 과시에도 새로운 측면이 나타났다. 인터넷이나 블로그 등 각종 SNS로 자기 과시를 비교적 쉽게 실행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 것이다 만약 자기 과시 자체가 목적이라면 인터넷에 자신을 표현하면 그것만으로 만족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 자기 과시에 대한 반응이 적으면 SNS의 이용을 더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많은 자기 과시는 그에 따른 명확한 인정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널리 알려지기 바란다'는 욕구의 만족이 필요한 것이다. (…)
정보 미디어의 자기 과시는 인정에 대한 응답을 얻고 최종적으로 집단에 공헌하는 반응까지 얻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상적인 서비스가 되려면 집단의 목표가 먼저 명시되며 그것을 향한 착실한 진전, 그리고 이를 이용한 사람들이 일정부분 집단이나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는 명확한 무언가가 있어야만 한다. 이런 서비스가 폭넓게 나타나면 정보 미디어를 통해 많은 사람이 '자아실현의 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129-130쪽
이시카와 마사토 지음 / 박진열 옮김 / 라르고/ 236쪽/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