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의 한 배달전문 중국음식점.
6명의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이하 특사경)과 함께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시커멓고 어두운 홀이 나타났다.
7평 남짓한 주방의 환기팬은 기름때와 먼지가 한데 뒤엉켜 두껍게 붙어있었다.
청소를 안 한 지 한참은 된 듯 주방기기와 선반은 새까맣게 찌들었고, 음식 찌꺼기들이 덕지덕지 묻어 있었다.
바깥쪽 창고에는 한쪽 문이 뜯어진 냉장고 안에서 언제 샀는지 알 수 없는 재료들이 얼려져 있었다.
비위생적인 주방환경을 지적하자 업소 사장은 "환기팬도 그렇고 이제 바꿀 때가 돼서 바꾸려고 했다"며 "단속을 한다는 것을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휴가 때 바꾸려고 하다 보니 늦어졌다"고 궁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특사경의 점검을 받는 시간에도 이러한 상황을 알 리 없는 손님들의 주문 전화 벨소리가 계속해서 울려댔다.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배달전문 중국음식점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조리실 바닥은 물이 흥건했고, 달걀과 같은 식재료를 휴지통 옆에 방치해 놓는 등 허술한 위생 상태를 지적당했다.
이의기 경기도 특사경 수원수사센터장은 "중국음식점은 기름과 불을 많이 사용하다보니 일반 음식점의 주방하고 다르게 열악한 부분이 있다"며 "단속을 다녀보면 법적인 부분을 잘 알지 못하는 곳도 있지만 보통의 상식에 맞지 않는 위생관념을 갖고 있는 곳도 있어 적발과 계도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점검한 중국음식점 3곳 중 2곳이 조리장의 청결상태와 원산지 위반 등의 이유로 단속반의 지적을 받았다.
'배달음식의 대명사'로 불리는 중국음식점의 위생 점검에 나선 경기도는 다음달 31일까지 도내 3천500여 중국음식점을 대상으로 전수 특별 단속을 실시한다.
중국음식은 가장 많이 배달을 시키는 음식 가운데 하나이면서도 위생에 대한 불신이 높은 곳이기 때문이다.
위반업소는 형사처벌과 영업정지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이 센터장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환경에서 음식을 만들지 않으면 배달을 시켜 먹어도 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사람들이 배달음식을 안심하고 시켜먹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도특사경은 앞서 지난 6월 치킨·족발 등 경기도내 야식 배달전문음식점 2,685개소에 대한 대대적인 위생단속을 벌여 식품위생법 등을 위반한 340개 업소를 적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