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서대문구 이대 본관 건물에서는 28일 시작된 학생들의 점거농성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 100여명의 학생이 본관에 머물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28일 오후 대학평의원회 회의에서 교육부 지원사업인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계획을 폐기하라는 학생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농성이 시작됐다.
학생들은 회의에 참석했던 사람들을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막아 평의원 2명, 교수 4명 등 5명이 46시간 가량 갇혀 있었다.
경찰은 학교에 21개 중대를 투입해 학생을 제지하는 한편, 건물 안에 갇혀있던 교수 등 5명을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이 과정에서 학생 일부가 탈진해 병원에 실려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사태를 대학당국의 국책사업 수주를 둘러싼 건설적인 의견수렴의 본질을 넘어 변질된 집단행동으로 판단하고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화여대는 지난 5월 교육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따라 미래라이프대학을 설립하고 미디어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뉴미디어산업전공과 건강·영양·패션을 다루는 웰니스산업전공 등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단과대 신설 소식을 접한 상당수 학생은 기존 학생과 신입생의 교육의 질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미래라이프대학 학생들도 수준 이하의 교육을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즉각 반발했다.
총학생회 측은 "60명의 정원 조정이 조건이었던 1차 선정 때에는 신청하지 않았다가 이 조건이 빠진 2차 선정 때에야 신청한 점, 교육부로부터 30억원의 지원금을 받는 사업이라는 점은 학교가 '돈벌이'를 위해 미래라이프대학을 설립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했다.
농성 학생들은 이날 오후 이화여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이 평화시위 중인 이화인들을 경찰을 동원해 폭력적으로 끌어냈다"며 "미래라이프대학 신설 계획이 폐기될 때까지 본관에서 오늘 밤은 물론 계속해서 농성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