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승리, 신태용 감독은 고민만 커졌다

스웨덴과 최종 평가전서 '와일드카드' 포지션 경쟁 선수 맹활약

기분 좋은 승리와 함께 신태용 감독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30일(한국시각) 브라질 상파울루의 파카엠부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웨덴과 평가전에서 3-2 역전승을 거뒀다.

선제골을 허용한 뒤 2골을 터뜨린 문창진(포항)과 2도움을 기록한 황희찬(잘츠부르크)의 활약을 앞세워 이라크전의 0-1 패배를 만회했다. 특히 한국이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의 결정적인 역할을 할 독일과 조별예선 2차전을 가상한 이 경기에서 승리하며 기대감을 더욱 끌어올렸다.

이 경기는 신태용 감독이 선발한 ‘와일드카드’ 3명 가운데 장현수(광저우 푸리)만이 실질적으로 경기에 나섰다. 손흥민(토트넘)은 소속팀 일정 탓에 아직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석현준(포르투)은 지난 이라크와 평가전(0-1패)에 선발 출전했다 상대 선수와 충돌로 왼쪽 늑골에 통증을 느껴 교체 명단에서 대기하다 경기 막판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그라운드를 밟은 것이 전부다.

오른쪽 발목을 접질려 경기에 나서지 못한 이찬동(광주)을 대신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뛴 장현수가 기존의 후배들과 어울려 스웨덴을 상대한 가운데 각각 손흥민, 석현준의 합류로 입지가 불안했던 문창진, 황희찬의 맹활약으로 승리하며 신태용 감독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결과가 됐다.

올림픽 축구대표팀의 '원조 에이스' 문창진(왼쪽 세 번째)은 그동안 부상으로 국제대회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아쉬움을 완전히 떨칠 기회를 잡았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원조 에이스’ 문창진, 굳건한 존재감

문창진은 신태용 감독 부임 전부터 현 올림픽대표팀 세대를 대표하는 선수였다. 최근까지 부상이 발목을 잡았지만 이번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는 부상 걱정도 씻고 온전히 자기 실력을 보여줄 기회를 잡았다.

문창진은 올림픽 대표팀이 자랑하는 ‘특급 2선’의 중심이기도 하다. 권창훈(수원), 류승우(레버쿠젠)와 함께 무서운 활약을 펼쳤지만 손흥민의 가세는 이들의 입지 위축과 직결된다. ‘와일드카드’로 선발한 선수라는 점에서 부상 등의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손흥민의 선발 출격은 유력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문창진이 ‘가상의 독일’ 스웨덴을 상대로 자신의 능력을 활짝 뽐내며 신태용 감독을 고민에 빠뜨렸다. 류승우 역시 1골을 꽂아 넣으며 비슷한 고민을 신태용 감독에 선사했다.

'와일드카드' 석현준의 가세로 입지가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됐던 황희찬은 스웨덴과 평가전에서 자신의 기량을 활짝 뽐내며 2도움으로 맹활약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눈부셨던 황희찬, 나이는 잊어라!

올림픽 대표팀의 ‘막내’ 황희찬의 활약도 눈부셨다. 석현준의 가세로 선발이 아닌 교체 출전이 유력한 상황은 ‘유럽파’ 황희찬 역시 벤치로 물러날 수밖에 없게 했다. 하지만 올림픽 대표팀 합류 직전까지 소속팀에서 훈련을 소화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린 황희찬은 석현준을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아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냈다.

특히 전반 41분에 터진 문창진의 역전골을 만드는 장면은 황희찬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장면이다. 밀집한 상대 수비를 비집고 빠져나오며 문창진에 결정적인 패스를 내주는 모습은 축구팬뿐 아니라 신태용 감독의 눈을 사로잡을 만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유럽에서 활약하며 쌓은 경험이 황희찬의 저돌적인 경기 스타일과 접목돼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석현준이 이라크전에서 별다른 활약 없이 부상으로 물러났다는 점에서 다음 달 4일 열릴 피지와 리우 올림픽 남자축구 조별예선 1차전까지 둘의 출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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