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후보등록을 하루 앞둔 28일 정병국 의원과 김용태 의원이 후보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울산시당 당직자 간담회를 마치고 올라온 정 의원과 서울에서 내려간 김 의원은 새누리당 충남도당 위원장 이취임식에서 만나 단일화 합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8.9 전대가 새누리당 혁신의 마지막 기회"라며 "당을 위기로 몰아넣는 특정 계파 패권주의를 배격하는 개혁 세력의 구심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당 지지자와 일반 국민 7:3 비율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후보 등록 마감일인 29일 단일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28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를 통해 또다른 계파 대결을 하자는 행위는 새누리당을 '계파의 투우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당원과 국민에 대한 분명한 배신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다시 계파싸움으로 가면 새누리당은 망한다"며 "이번에 또 이런 모습을 보이면 국민들로부터 몽둥이를 맞고 퇴출당할 것"이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비박계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탄 데에는 서청원 의원과 이주영 의원의 단독 회동이 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27일 저녁 서 의원이 친박계 의원들을 초대한 만찬 직후 이 의원을 불러서 면담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단일화 기류가 형성됐다는 것.
한 여권 관계자는 "서 의원이 이주영 후보를 불렀다는 소식이 정 의원과 김 의원측 캠프에 전달되면서 급격하게 단일화가 이뤄졌다"며 친박계가 이 의원을 지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단일화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애초 8월 초로 단일화 시점을 최대한 늦추자는 입장이었으나 서 의원과 이 의원의 독대 소식에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비박계 주호영 의원(4선)도 단일화 제안을 받았지만 단일화 방법 등을 이유로 불참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단일화에 동참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주 의원은 "특정 계파가 후보를 지원한다든지 계파 대결구도로 가면 차선의 선택을 위한 길을 열어두고 있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 친박계도 "적합한 분 찾아 밀어줄 것"
친박계는 비박의 단일화를 '야합'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단일화 후보가 소위 '친박 주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 현재로선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친박계 중진 의원은 "비박계 후보의 단일화는 친박계 후보의 단일화를 유도해 결국 계파 대리전으로 가게 된다"며 "단일화하려면 왜 선거에 나왔냐. 계파를 청산하려면 단일화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은 "당 대표에 출마하려면 충분한 비전이 있어야 하는데 애당초부터 철학과 비전이 없이 야합만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일격을 날렸다.
이 의원은 "저희는 어떤 분이 대표로 적합한 지 지켜보기로 했다"며 "적합한 분이 있다면 당연히 밀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단일화를 이룬 비박계도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친박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응집력이 약하고 구심점이 없어 표결집이 어렵기 때문.
김무성 의원 측근은 "1등을 할 단일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했지만 다자구도 상황에서 현재로선 무대(김무성 의원)가 뚜렷하게 움직일 것 같지 않다"고 전했다.
앞서 김 의원은 비박계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한편 새누리당은 후보 등록 마감일인 오는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클린 선거 서약식 행사를 연다. 오는 31일엔 경남 창원을 시작으로 당 대표와 최고위원 경선 후보들의 합동 연설회를 4차례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