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23)씨 부부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2∼5세 자녀 4명에게 제때 식사를 챙겨주지 않거나 손과 발, 옷걸이 등으로 상습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이들이 새벽에 냉장고를 열어 음식을 찾는다는 이유 등으로 스카프, 테이프로 손과 발을 묶었다.
자신들이 자는 동안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하려고 방문을 밖에서 잠가두기도 했다.
부부는 애초 각자 다른 상대와 결혼해 10대 때 아이를 낳았다.
이들은 첫 결혼 상대와 이혼한 뒤 자녀 2명씩을 데리고 2014년 11월 혼인신고만 하고 경북 한 원룸에서 살아왔다.
변변한 직업이 없던 부부는 지자체에서 월 170여만 원의 생계 급여를 받아 10평 남짓 작은 집에서 A씨 누나 부부, 재혼 뒤 낳은 젖먹이 등과 생활했다.
피해 아동들은 발견 당시 또래보다 키가 10㎝ 이상 작고 몸무게도 정상치의 70% 정도에 그쳤다.
피해 자녀 4명은 부모가 구속된 뒤 지자체 등 도움을 받아 아동 양육시설로 옮겨져 보호를 받고 있다.
한 돌도 안 된 젖먹이는 위탁 가정에 맡겨졌다. 이 아이는 A씨 부부와 살 때 학대를 받지는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 아동들이 아동 양육시설에서 정상적인 영양을 섭취해 단기간에 체중 등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A씨 부부의 아동학대 사실은 한 지인이 정부기관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대구지법 제11형사단독 하종민 판사는 28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부부에게 징역 2년 6개월씩을 선고했다. 또 120시간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피고인 측은 "좁은 공간에서 눈치를 보고 생활하다 보니 아이들을 제지하는 과정에 잘못된 방법을 쓴 것은 맞지만, 학대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 판사는 "자기방어 능력이 없는 아동들을 상대로 일방적 폭력을 행사한 범죄로 피해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상처를 남겼다"며 "기본적인 보호, 양육 책임을 망각하고 용납될 수 없는 행위를 했다"고 판시했다.
또 "학대 행위를 상당 기간 반복했음에도 재판 과정에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