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임민혁의 데뷔전은 7분 만에 악몽이 되고 말았다. 송진형에 선제골을 허용하는 장면의 시발점이 바로 임민혁의 실수였다. 제주 수비가 높이 띄운 공을 걷어내려던 임민혁이었지만 발의 바깥 부분에 맞아버린 탓에 공은 수비진영 깊숙하게 자리 잡고 있던 제주 완델손에 전달됐고, 결국 송진형의 마무리로 선제골이 됐다.
이어 프로 데뷔전에서 의욕이 넘쳤던 탓에 전반 11분 만에 경고를 받았고, 후반 26분 두 번째 경고를 받아 프로 데뷔전에서 퇴장당하고 말았다. 결국 이 경기에서 서울은 송진형에 멀티골을 허용해 2-3으로 패했다.
28일 경기도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만난 임민혁은 자신의 프로 데뷔전을 앞두고 “황선홍 감독과 선배들로부터 ‘주눅 들지 말고 경기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라', '잘하려고 하지 말고 쉽게 경기를 해라’라는 조언을 들었다”는 임민혁은 뜻하지 않은 퇴장에 “솔직히 잠도 잘 자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임민혁은 선제골이 빌미가 됐던 자신의 실수에 대해 “아마 그 실수가 내 첫 터치였다”며 “그래도 이른 시간에 실수했지만 휘말리지 않고 경기를 끝까지 잘한 것 같아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두 번째 경고는 사실 경고를 받을 만한 플레이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결과적으로 제주전 결과는 내 책임이 큰 것 같아 감독님과 형들께 죄송했다. 치열한 순위 경쟁을 하는 상황이라 더 아쉬웠다”고 고개를 숙였다.
황선홍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사실 전적으로 내 실수”라며 ”경기를 다시 돌아보니 퇴장 전에 거칠게 태클하는 모습이 여러 번 있었다. 그 때 반칙이 지적됐어도 퇴장을 당했을 수도 있었기 때문에 빨리 교체해서 퇴장을 막았어야 하는데 생각이 많았던 내 실수다. 그래도 경기는 충분히 잘했다. 같은 실수를 두 번 다시 하지 않으면 된다”고 호평했다.
‘될성부른 떡잎’으로 평가됐던 임민혁은 프로 데뷔전부터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자칫 선수 생활의 출발이 꼬이는 듯 했지만 사후 분석을 통해 퇴장 징계가 감면돼 31일 안방에서 열리는 포항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부터 다시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서울의 막내 임민혁은 자신의 실수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이다. “포항전에 좋은 모습을 보여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각오를 선보이며 “데뷔전도 치른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불태웠다.
황선홍 감독 역시 “나이와 출전은 상관이 없다. 유럽을 보면 어린 나이의 선수들이 많이 출전한다. 재능이 있다면 위험부담은 있지만 빨리 극복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면서 “지나간 일은 빨리 잊고 당당하게 경기했으면 좋겠다. 앞으로 기대가 되는 선수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