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면 남자로!” 박세리의 변함 없는 골프 사랑

올해 끝으로 현역서 은퇴, 자신의 선수 생활에 'A+' 합격점

다시 태어나도 골프를 하고 싶다는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낸 박세리는 여자가 아닌 남자로 태어나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싶다는 독특한 바람을 전했다. 박종민기자
“다시 태어난다면 남자로 태어나 PGA투어에 도전할래요”

한국 여자골프의 상징과도 같았던 박세리(38.하나금융그룹)가 현역에서 은퇴한다. 완전하게 선수로서 필드와 이별하는 것은 아니지만 리우 올림픽에 선수가 아닌 감독으로 출전하는 등 서서히 선수 이후의 생활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대부분의 영광을 맛봤던 박세리는 여전히 선수 생활에 아쉬움이 남았다. 지난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실상의 은퇴 소감을 밝힌 박세리는 “은퇴는 3년 전부터 계획했다”면서 “아직은 선수가 더 익숙한데 은퇴를 선언하고 골프채를 내려놓는 것이 적응이 안 된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골프를 자신의 ‘꿈’이었다고 했다. “다른 선수들이나 다른 직업의 사람들에게도 그렇겠지만 내게 골프는 꿈이었다”는 그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게 한 내 인생의 꿈이 현실이 됐다. 이제는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됐다”며 현역 은퇴의 아쉬움을 애써 달랬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 5승을 포함해 25승을 거두는 등 한국 여자골프의 오늘을 있게 한 주역으로 평가받는 박세리지만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완성하지 못한 것이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이루고자 했던 목표 중에 달성하지 못한 것 중에 커리어 그랜드 슬램이 가장 아쉽다”는 박세리는 “그래도 감사하다. 많은 도전을 했고 덕분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활짝 웃었다.

40년 가까운 삶을 사는 동안 30년 가까이 골프선수로 살았던 박세리는 “쉽지 않은 도전을 해 성공을 이뤘고,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내 골프 인생의 점수는 A+ 이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골프는 내게 많은 것을 줬고 덕분에 더 빨리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었다. 골프를 선택한 내 결정에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다시 태어나도 골프를 선택할 것이냐’는 물음에도 박세리는 고민 없이 “그렇다”는 답을 내놨다. 대신 그는 “여자가 아닌 남자로 태어나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꿈을 이루고 싶다”며 골프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골프선수로서 최고의 자리를 맛본 박세리는 자신의 뒤를 이어 세계를 호령할 후배들이 계속해서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선수 생활을 하며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많은 희생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배려다. 스스로에 대한 후회라기보다는 아쉬운 점은 나 자신에 더 여유로웠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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