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석호 (전남대 기계공학부 교수)
◆ 박석호> 안녕하십니까? 박석호입니다.
◇ 김현정> 저는 암치료용 로봇이라고 해서 의학 전문가실지 알았더니 기계공학 전문가세요?
◆ 박석호> 그렇습니다. 저희가 의료로봇이나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데 저희 혼자할 수 있는 건 아니고요, 당연히. 여러 의사 선생님들하고 함께 협력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수술하는 로봇은, 이미 상당히 널리 이용되고 있다는 거 잘 압니다마는 이건 그러니까 수술하는 정도가 아니라 암을 치료하는 로봇이라고요?
◆ 박석호> 맞습니다.
◇ 김현정> 어떤 원리인가요?
◆ 박석호> 저희가 로봇을 작게 만들다보니까 여러 가지 제한점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 ‘그러면 살아 있는 세포를 써서 로봇을 만들면 어떻겠냐.’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 김현정> 살아 있는 세포를 이용한 로봇?
◆ 박석호> 맞습니다.
◇ 김현정> 그게 어떻게 가능합니까?
◆ 박석호> 어떤 세포들 중엔 아주 좋은 특성을 갖고 있는 세포들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박테리아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암을 퇴척하기도 하고요. 암을 진단할 때 사용을 합니다. 또 면역세포도 마찬가지로 면역세포 자체가 암에 침투하기도 하고요. 암을 치료하는 효능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생각한 건 그러한 세포들을 이용을 하면 저희가 좀 더 좋은 성능을 가진 로봇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식으로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면역세포 자체가 말씀드린 대로 암을 추적하거나 아니면 암에 침투하거나 치료하는 성능을 갖고 있는데, 거기에 저희가 만약에 자성체라든지 약물을 겸비하면 조금 더 면역세포를 전달하는 효율이나 아니면 치유 효능을 더 높일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고민한 게 그러면 면역세포에다가 자성체를 넣고 바깥에서 자장을 조종하면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이동을 시킬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 거군요. 면역세포는 우리 몸에 있는 거예요. 원래 있는 건데, 병하고 싸우는 거잖아요, 병균들하고.
◆ 박석호> 맞습니다.
◇ 김현정> 면역세포 얘 안에다가 마이크로로봇, 조그마한 로봇을 침투시켜서 넣어서, 바깥에서 조종을 하는 거예요. 면역세포들이 가게?
◆ 박석호> 자기장을 조종하면 저희가 만든 면역세포 기반의 마이크로 로봇을 원하는 대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암세포가 있으면 암세포 쪽으로 많이 전달할 수 있으면 치료성능이나 이런 것도 증가시킬 수 있잖아요.
◆ 박석호>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원래 있던 면역세포도 암세포하고 싸우는 거 아니에요? 원래도?
◆ 박석호> 네, 맞습니다. 암세포 근처에 면역세포는 제한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희가 만약에 만들어서 그렇게 전달할 수 있으면, 굉장히 고농도로 암세포까지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지금 이런 식으로 디자인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암세포 근처에 있는 면역세포는 얼마 안 되는데, 만약에 우리가 조종이 가능하다면 훨씬 더 많은 수를 한꺼번에 보내서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단 거군요?
◆ 박석호>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게다가 그 안에다가 무슨 암세포를 죽이는 약도 넣어서 침투를 시킨다고요.
◆ 박석호> 맞습니다. 면역세포가 가서 치료도 하지만, 실제로 그 안에 있는 약물 자체가 치료를 하니까 치료 성능도 더 늘릴 수가 있는 거죠.
◇ 김현정> 그게 그러면 사이즈가 어느정도인데 세포 안에다 침투시킬 수가 있죠?
◆ 박석호> 실제로 박테리아 하나 자체가 1마이크로그램 정도거든요. 그거보다도 한 10분의 1 정도 작은 그런 사이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박테리아보다도,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박테리아보다도 10분의 1 정도 작은 수준인.
◆ 박석호> 그런 작은 형태의 나노파티클을, 면역세포에 감지를 시키는 거죠.
◇ 김현정> 아니, 공상과학 만화를 보면 사람이 콩알만큼 작아져서 몸 속에 들어가서 박테리아랑 싸우기도 하고 우주, 몸속 여행도 하고 그러잖아요. (웃음)
◆ 박석호> 그런 영화가 있죠. (웃음)
◇ 김현정> 그런 식이네요. 로봇이 몸 속으로 들어가서 암을 물리치는. 이 학술지에 실린 걸 보니까 실험 48시간 만에 암세포의 절반 그러니까 유방암 세포 50%, 대장암 세포 60%를 감소시켰다. 이거 사실입니까?
◆ 박석호> 사실 좀 자세하게 설명을 드려야 하는데요. 사실 저도 이걸 발표하고 되게 전화도 많이 받고 사실 질문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좀 부담스러운 건 어떤 부분이냐 하면 저희가 아직 기초단계에서 실험을 한 거거든요. 실제로 세포를 가지고, 실제로 저희가 만든 면역세포를 뿌려서 실제로 암세포가 죽어나가는지 파악을 한 거고요. 그래서 사실 어떻게 보면 저희가 약물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암세포 자체가 죽어나가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은요.
◇ 김현정> 그러면 사람 몸, 진짜 암환자 몸에 실험을 한 건 아니에요?
◆ 박석호> 그렇죠, 그런 건 아닙니다. 그리고 또 저희가 이걸 만약에 상용화를 하려면 동물 실험, 그다음에 전임상, 임상. 굉장히 할 일이 굉장히 많거든요. 사실은요. 그런데 전화를 받으면서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드는건, 희망을 가지고 전화를 하셨는데 좀 아쉬운 소식을 전해야 되잖아요. 굉장히 죄송하기도 하고요. 사실 저도 좀 개인적인 얘기지만 2009년도에 어머니를 암으로 보내드렸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 박석호> 그래서 어떤… 그런 암환자들, 가족들이 갖고 있는 희망들이나 안타까움을 굉장히 잘 알고 있는데 제가 가능성만 보여드리는 것뿐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이 연락을 주시니까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 박석호> 그럼요. 아직 동물실험도 거쳐야 되고요. 그리고 앞으로 갈 길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진짜 열심히 해야겠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요. 저희가 좀 많이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 김현정> 교수님, 그러면 얼마나 더 걸릴까요?
◆ 박석호> 진짜 굉장히 희망적으로 생각했을 때, 희망적으로 생각을 했을 때, 약 5년 내지 10년은 걸릴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요.
◇ 김현정> 아주 희망적으로 봤을 때 5년 내지 10년?
◆ 박석호> 맞습니다.
◇ 김현정> 저는 이 기간도 그렇게 오랜 기간은 아니에요. 사실 아파트 재건축 하나 하는데도 이게 얼마나 걸립니까? 그 생각을 하면 이게 정말 상용화돼서 우리 몸에서 이 기능을 발휘한다, 그런데 10년 걸린다 하면 그건 기다려볼 만합니다.
◆ 박석호> 감사합니다. 최대한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다만 그 과정 속에서 아예 불가능해지는 일은 좀 없었으면 좋겠어요.
◆ 박석호> 최대한 노력을 해서 성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이 연구가 시작된 게 2006년이니까 이 단계까지 오는 데도 10년이 걸렸네요. 앞으로도 지치지 마시고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그 많은 암 환우들, 그 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지치지 마시고, 상용화 단계까지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박석호>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전남대학교 기계공학부 박석호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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