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암치료 로봇 교수 "암투병 어머니 떠올리며"

"상용화 빠르면 5~10년…포기는 없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석호 (전남대 기계공학부 교수)

오늘 화제의 인터뷰는 어제 하루종일 떠들썩했던 화제의 연구를 하나짚어보려고 합니다. 우리나라 연구팀이요. 암을 추적해서 치료하는 마이크로 로봇을세계 최초로 개발을 했다고 합니다. 어젯자로 학술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실린 건데요. 이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 마이크로 로봇이 암세포에 침투를 해서 불과 48시간 만에 유방암 세포의 50%, 대장암 세포의 60%를 감소시켰다는 겁니다. 암환자 100만명 시대, 참 반가운 뉴스가 아닐 수 없는데요. 도대체 어떤 원리인지, 또 얼마나 연구가 진행이 된 건지 직접 들어보죠. 전남대 기계공학부 박석호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박 교수님, 안녕하세요?

◆ 박석호> 안녕하십니까? 박석호입니다.

◇ 김현정> 저는 암치료용 로봇이라고 해서 의학 전문가실지 알았더니 기계공학 전문가세요?

◆ 박석호> 그렇습니다. 저희가 의료로봇이나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데 저희 혼자할 수 있는 건 아니고요, 당연히. 여러 의사 선생님들하고 함께 협력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제가 수술하는 로봇은, 이미 상당히 널리 이용되고 있다는 거 잘 압니다마는 이건 그러니까 수술하는 정도가 아니라 암을 치료하는 로봇이라고요?

◆ 박석호> 맞습니다.

◇ 김현정> 어떤 원리인가요?

◆ 박석호> 저희가 로봇을 작게 만들다보니까 여러 가지 제한점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저희가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 ‘그러면 살아 있는 세포를 써서 로봇을 만들면 어떻겠냐.’ 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 김현정> 살아 있는 세포를 이용한 로봇?

◆ 박석호> 맞습니다.

◇ 김현정> 그게 어떻게 가능합니까?

◆ 박석호> 어떤 세포들 중엔 아주 좋은 특성을 갖고 있는 세포들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박테리아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암을 퇴척하기도 하고요. 암을 진단할 때 사용을 합니다. 또 면역세포도 마찬가지로 면역세포 자체가 암에 침투하기도 하고요. 암을 치료하는 효능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생각한 건 그러한 세포들을 이용을 하면 저희가 좀 더 좋은 성능을 가진 로봇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식으로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면역세포 자체가 말씀드린 대로 암을 추적하거나 아니면 암에 침투하거나 치료하는 성능을 갖고 있는데, 거기에 저희가 만약에 자성체라든지 약물을 겸비하면 조금 더 면역세포를 전달하는 효율이나 아니면 치유 효능을 더 높일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고민한 게 그러면 면역세포에다가 자성체를 넣고 바깥에서 자장을 조종하면 우리가 원하는 대로 이동을 시킬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 거군요. 면역세포는 우리 몸에 있는 거예요. 원래 있는 건데, 병하고 싸우는 거잖아요, 병균들하고.

◆ 박석호> 맞습니다.

◇ 김현정> 면역세포 얘 안에다가 마이크로로봇, 조그마한 로봇을 침투시켜서 넣어서, 바깥에서 조종을 하는 거예요. 면역세포들이 가게?

◆ 박석호> 자기장을 조종하면 저희가 만든 면역세포 기반의 마이크로 로봇을 원하는 대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암세포가 있으면 암세포 쪽으로 많이 전달할 수 있으면 치료성능이나 이런 것도 증가시킬 수 있잖아요.

◇ 김현정> 내 몸에 있는 거, 다른 사람 몸은 안 되는 거잖아요? 내 몸에 있는 면역세포를 뽑아서 마이크로로봇을 심은 다음에 다시 침투시키는?

◆ 박석호>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원래 있던 면역세포도 암세포하고 싸우는 거 아니에요? 원래도?

◆ 박석호> 네, 맞습니다. 암세포 근처에 면역세포는 제한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희가 만약에 만들어서 그렇게 전달할 수 있으면, 굉장히 고농도로 암세포까지 보낼 수 있다는 생각에서 지금 이런 식으로 디자인을 했습니다.

◇ 김현정> 암세포 근처에 있는 면역세포는 얼마 안 되는데, 만약에 우리가 조종이 가능하다면 훨씬 더 많은 수를 한꺼번에 보내서 빠르게 제거할 수 있단 거군요?

◆ 박석호> 맞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게다가 그 안에다가 무슨 암세포를 죽이는 약도 넣어서 침투를 시킨다고요.

◆ 박석호> 맞습니다. 면역세포가 가서 치료도 하지만, 실제로 그 안에 있는 약물 자체가 치료를 하니까 치료 성능도 더 늘릴 수가 있는 거죠.

◇ 김현정> 그게 그러면 사이즈가 어느정도인데 세포 안에다 침투시킬 수가 있죠?

◆ 박석호> 실제로 박테리아 하나 자체가 1마이크로그램 정도거든요. 그거보다도 한 10분의 1 정도 작은 그런 사이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박테리아보다도,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박테리아보다도 10분의 1 정도 작은 수준인.

◆ 박석호> 그런 작은 형태의 나노파티클을, 면역세포에 감지를 시키는 거죠.

◇ 김현정> 아니, 공상과학 만화를 보면 사람이 콩알만큼 작아져서 몸 속에 들어가서 박테리아랑 싸우기도 하고 우주, 몸속 여행도 하고 그러잖아요. (웃음)

◆ 박석호> 그런 영화가 있죠. (웃음)


◇ 김현정> 그런 식이네요. 로봇이 몸 속으로 들어가서 암을 물리치는. 이 학술지에 실린 걸 보니까 실험 48시간 만에 암세포의 절반 그러니까 유방암 세포 50%, 대장암 세포 60%를 감소시켰다. 이거 사실입니까?

◆ 박석호> 사실 좀 자세하게 설명을 드려야 하는데요. 사실 저도 이걸 발표하고 되게 전화도 많이 받고 사실 질문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좀 부담스러운 건 어떤 부분이냐 하면 저희가 아직 기초단계에서 실험을 한 거거든요. 실제로 세포를 가지고, 실제로 저희가 만든 면역세포를 뿌려서 실제로 암세포가 죽어나가는지 파악을 한 거고요. 그래서 사실 어떻게 보면 저희가 약물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암세포 자체가 죽어나가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은요.

◇ 김현정> 그러면 사람 몸, 진짜 암환자 몸에 실험을 한 건 아니에요?

◆ 박석호> 그렇죠, 그런 건 아닙니다. 그리고 또 저희가 이걸 만약에 상용화를 하려면 동물 실험, 그다음에 전임상, 임상. 굉장히 할 일이 굉장히 많거든요. 사실은요. 그런데 전화를 받으면서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드는건, 희망을 가지고 전화를 하셨는데 좀 아쉬운 소식을 전해야 되잖아요. 굉장히 죄송하기도 하고요. 사실 저도 좀 개인적인 얘기지만 2009년도에 어머니를 암으로 보내드렸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 박석호> 그래서 어떤… 그런 암환자들, 가족들이 갖고 있는 희망들이나 안타까움을 굉장히 잘 알고 있는데 제가 가능성만 보여드리는 것뿐인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이 연락을 주시니까 굉장히 죄송한 마음이 많이 들었습니다.

◇ 김현정>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그러니까 ‘이게 이런 식으로 작동이 가능하다.’ 이게 작동을 시켜보니 (로봇과) 약물과 함께 50%를 죽일 수 있었습니다. 48시간 안에. 이거까지는 실험이 됐지만, 사람 몸에 한건 아니고, 사람 몸에 침투시키는 거 이건 사실은 굉장히 여러 가지 과정, 임상실험이라는 건 여러 가지 과정을 거쳐야 하잖아요. 안전성도 점검해야 되고. 아직 이 단계까지는 못 갔다는 얘기예요.

◆ 박석호> 그럼요. 아직 동물실험도 거쳐야 되고요. 그리고 앞으로 갈 길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진짜 열심히 해야겠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요. 저희가 좀 많이 생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 김현정> 교수님, 그러면 얼마나 더 걸릴까요?

◆ 박석호> 진짜 굉장히 희망적으로 생각했을 때, 희망적으로 생각을 했을 때, 약 5년 내지 10년은 걸릴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요.

◇ 김현정> 아주 희망적으로 봤을 때 5년 내지 10년?

◆ 박석호> 맞습니다.

◇ 김현정> 저는 이 기간도 그렇게 오랜 기간은 아니에요. 사실 아파트 재건축 하나 하는데도 이게 얼마나 걸립니까? 그 생각을 하면 이게 정말 상용화돼서 우리 몸에서 이 기능을 발휘한다, 그런데 10년 걸린다 하면 그건 기다려볼 만합니다.

◆ 박석호> 감사합니다. 최대한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 김현정> 다만 그 과정 속에서 아예 불가능해지는 일은 좀 없었으면 좋겠어요.

◆ 박석호> 최대한 노력을 해서 성공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이 연구가 시작된 게 2006년이니까 이 단계까지 오는 데도 10년이 걸렸네요. 앞으로도 지치지 마시고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그 많은 암 환우들, 그 가족들을 생각해서라도 지치지 마시고, 상용화 단계까지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 박석호>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전남대학교 기계공학부 박석호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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