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잘한 일 '보호자 없는 병원' 제대로 되려면?

- 비정규직 3000명을 정규직으로 바꾼 보건의료노조, 비결은,산별노조
- 전두환이 한 또하나의 나쁜 일, 산별노조를 없앤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7월 27일 (수)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은수미 전 의원, 고동민 쌍용차 해고노동자

◇ 정관용> 우리 노동현장의 실태를 파악해보는 은수미, 고동민의 현장 코너입니다. 이 코너에서 항상 나쁜 소식만 전했는데요. 오늘은 좀 반가운 소식으로 시작을 할까 싶어요. 얼마 전에 보건의료 노사가 산별중앙교섭을 타결지었습니다. 그 가운데 ‘비정규직 문제 해결, 여기에 노사가 함께 노력하자. 임금인상분 가운데 일부를 여기 사용한다’ 이런 등등의 내용 등이 합의됐다고 그럽니다. 이 소식도 한 번 들어보도록 하죠. 은수미 전 의원 또 쌍용차 해고노동자 고동민 씨 어서 오십시오.

◆ 은수미> 네, 안녕하세요.

◆ 고동민> 네, 반갑습니다.

◇ 정관용> 지난 20일 일단 타결된 거네요.

◆ 은수미> 네.

◇ 정관용> 타결된 주된 내용 좀 누가 정리해 주시겠어요?

◆ 은수미> 우선 주된 내용 제가 정리해 드릴까요?

◇ 정관용> 네.

◆ 은수미> 첫번째가 비정규직을 더 이상 확대하지 않는다는 원칙 하에 어쨌든 상시적인 업무에 대해서는 정규직 고용을 원칙으로 하고 그다음에 임금인상분의 일부를 이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으로 해서 쓴다. 이게 첫번째 합의였고요.

◇ 정관용> 비정규직을 더 이상 늘리지 않는다. 여기에 딱 못박았어요?

◆ 은수미> 네.

◇ 정관용> 또 상시고용은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 은수미> 네.

◇ 정관용> 그럼 몇 명 이런 거까지는?

◆ 은수미> 그건 아직 그걸 구체적으로 아마 실무협상을 좀 더 해봐야 되는 문제예요. 그다음에 두번째가 이게 인력충원을 골든타임으로 삼자. 이런 것에 노사가 합의를 하고 지금 상당히 인력이 부족한 면이 있거든요.

◇ 정관용> 보건의료 인력이 부족하다.

◆ 은수미> 네. 매우 부족해서 골든타임으로 삼자라는 전제 하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하고 그다음에...

◇ 정관용> 간병인이나 보호자 필요 없는 병원 만드는 그거 말이죠?

◆ 은수미> 그렇죠, 그렇죠.

◇ 정관용> 간호사들이 간병까지 다 책임지는.

◆ 은수미> 다 책임지는. 그러려면 인력을 5만명 이상 확충해야 되거든요.

◇ 정관용> 지금 우리 정부에서도 그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죠?

◆ 은수미> 그렇죠. 그러지 않으면 예전에 메르스 때도 이게 문제가 됐었잖아요.

◇ 정관용> 맞아요.

◆ 은수미> 간병인 때문에 병 확산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 정관용> 보호자들, 면회 온 사람들 이런 분들.

◆ 은수미> 네.

◆ 고동민> 그것보다 심각한 건 삼성의료원에서는 환자를 이송하는 업무를 하던 분들이 비정규직으로 고용돼서 환자 이송하는 분이 스스로 감염된 지도 모르고 다른 환자를 계속 이송해서 문제가 아주 심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맞아요. 그랬었죠.

◆ 은수미> 그분들이 비정규직이었기 때문에 그랬거든요. 그러니까 어쨌든 그것을 정규직인 간호사의 업무로 바꾸면서 어쨌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한다는 것. 그다음에 임신 12주 이내이거나 36주 이상인 여성의 경우는 하루 노동시간을 2시간 단축하는 것. 이런 모성보호와 관련된 조항까지.

◇ 정관용> 월급도 안 깎고.

◆ 은수미> 네. 합의됐습니다.

◇ 정관용> 굉장히 좋은 합의가 많네요.

◆ 은수미> 아니, 이와 유사한 게 2007년에도 이미 됐어요. 그러니까 이건 이례적인 게 아니라요. 2007년에 최초였던 것 같은데 그 당시 임금인상분의 30%를 기금을 만들어서 만들어진 기금이 323억이에요. 323억을 가지고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처우개선에 합의를 했거든요. 실제로 이것이 모니터링이 됐습니다. 그래서 총 혜택을 받은 사람이 7943명, 그중에 약 3000여명 정도가 정규직으로 전환되고 나머지가 처우개선이 돼서 사실상 보건의료 노조가 있는 병원은 다른 병원에 비해서 비정규직 비율이 낮아요. 이게 2007년에 이루어졌던 교섭입니다.

◆ 고동민> 그래서 지금도 사실은 다른 산별노조 조합원들 중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좀 적은 산별 중의 하나죠.

◇ 정관용> 그게 보건의료다.

◆ 고동민> 정확히 전체 인원의 20% 정도밖에 안 되니까.

◇ 정관용> 그런데 그 임금상승분의 30%만 뗐더니 무려 3000명을 정규직으로 바꿀 수 있었다?

◆ 은수미> 네.

◇ 정관용> 대단하네요.

◆ 은수미> 대단해요. 323억, 당시 323억 정도였고요. 이번에는 그런데, 그 당시에는 100여 개 병원이 산별교섭에 참여를 했어요. 그래서 효과가 되게 컸는데 이번에 보니까 42개밖에 안 돼서. 그래서 주로 사립, 대기업 병원들이 ‘나 산별교섭 안 해!’ 이러고 나가버리는 거죠.

◇ 정관용> 지금 보건의료노조는 전부 몇 개 정도 사업장이 있습니까?

◆ 고동민> 제가 알기로는 180개 정도가 있고.

◇ 정관용> 180개.

◆ 고동민> 어쨌든 이 180개 노조에서 뭔가 협약이 이루어지면 전국의 대형병원이나 종합병원 그다음에 큰 병원, 지역마다 큰 병원이 있으니까 이런 게 한 1800개 정도 된대요. 이런 게 골고루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거죠, 사실은.

◆ 은수미> 아직까지도 그런.

◇ 정관용> 규모가 되는 1800개 병원 가운데 노동조합이 있는 곳은 180개 정도이고.

◆ 은수미> 보건의료 노조에 가입돼 있는 병원은 180개 있고 180개 중에서 사실은 예전에는 선별교섭에 참여하는 병원이 한 100여 개 됐는데.

◇ 정관용> 지금 줄어들었군요.

◆ 은수미> 굉장히 줄어들었고요. 특히 대기업 병원일수록 대형병원에서 산별교섭을 싫어해요. 왜냐하면 산별교섭을 하게 되면 노조원들, 특히 조합원들이 비정규직 문제라든가 평등한 문제라든가 사회적 공공성에 관심을 갖게 되니까요.

◇ 정관용> 우리 청취자분들 가운데 ‘산별교섭, 산별교섭 하는데 이게 무슨 말이지?’ 좀 헷갈리시는 분들 있을 것 같아서. 우선 노동조합의 형태부터 공부하고 시작하죠.

◆ 은수미> (웃음)

◇ 정관용> 기업별 노조에 우리가 익숙해요.

◆ 은수미> 네, 맞아요.

◇ 정관용> 그런데 산별노조라는 게 뭐죠?

◆ 고동민> 산별노조라는 건 업종이나 여러 가지 직종에 따라서 기업노조가 아닌. 기업노조라는 건 사업장의 현안을 여러 가지 임금이나 단협이나 이런 것들을 맺는 노동조합인데 그게 아니라 전체 고용된 노동자들의 처우나 어쨌든 환경, 노동환경 이런 것들을 함께 고민해 보자.

◇ 정관용> 그게 산업별 노동조합이다.

◆ 고동민> 산업별 노동조합을 만드는 거죠.

◆ 은수미> 예를 들어서 이런 걸 생각하시면 돼요. 병원이면 그냥 병원 전체가 다. 함께 교섭을 한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돼요.

◇ 정관용> 모든 병원의 노동조합이 다 모여서 임금도 똑같이 같이 정하고?

◆ 은수미> 네. 예를 들어서 외국 같은 경우는 심지어 맥도날드 같은 데서 그렇게 해요. 맥도날드 같은 데 가맹점이나 직영점이 많아서 굉장히 처우하기가 어렵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그리고 맥도날드 본사, 가맹점, 직영점 몽땅 통틀어서. 더 나아가서 맥도날드와 유사한 서비스업종 있잖아요. 그거 몽땅 묶어서.

◇ 정관용> 산별로.

◆ 은수미> 네, 산별로 그렇게 교섭을 하면.

◇ 정관용> 그럼 교섭을 누구랑 해요?

◆ 은수미> 산별 대표자가 있는 거예요.

◇ 정관용> 아니, 그러니까 산별노조는 노조위원장 등등이 있을 텐데.

◆ 은수미> 그렇죠. 산별사용자 대표가 있죠.

◇ 정관용> 아, 거기도 또 사용자 대표가 있어요? 병원이라고 치면.

◆ 은수미> 병원사용자협의회라는 게 있어요.

◇ 정관용> 아, 그런 걸 만든다.

◆ 은수미> 네. 외국은 다 그렇게 되면 기업별로 일일이 할 필요가 없잖아요, 교섭을. 그러니까 큰 틀은 거기에서 정해지고.

◇ 정관용> 쌍용차도.

◆ 고동민> 저희는 금속노조에서.

◇ 정관용> 금속노조가 산별이고 금속노조에 쌍용차지부. 이렇게 되는 거군요.

◆ 은수미> 네, 그렇게 돼 있는 거죠. 그래서 이게 효과가 굉장히 좋은 게.

◇ 정관용> 그런데 우리 노동운동의 역사로 보면 우리는 처음부터 기업별 노조로 시작을 했죠?

◆ 은수미> 그렇죠.

◇ 정관용> 유럽은 반대죠?

◆ 은수미> 네, 유럽은 업종이나 산업으로 시작을 했어요.

◇ 정관용> 시작을 했고. 왜 그랬을까요?

◆ 고동민> 사실은 처음에는 기업별 노조를 하다가 노동조합이 단사로 어떤 싸움들을 계속 만들어내기 어려워서.

◇ 정관용> 단위사업장에서.

◆ 고동민> 이제는 확 산별로 힘을 갖게 된 때가 있어요. 그러다가 갑자기 전두환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사실은 다 기업별 노조로 확 만들어 버린 거죠.

◇ 정관용> 거의 금지시켰다고 보면 되죠.

◆ 고동민> 산별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그때 민주노총 이런 것도 없을 때고 전노협 시절이라 이런 것들을 인정하지 않았죠. 불법단체라고.

◆ 은수미> 노동자들은 그냥 놔두면 지역이나 산별로 결합하게 돼 있어요.

◇ 정관용> 그러고 싶어 하죠.

◆ 은수미> 네. 그러고 싶어 하고 그래야.

◇ 정관용> 힘도 세지고.

◆ 은수미> 그럼 비정규직, 정규직 다 참여할 수 있고요.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그런데 이걸 우리나라는 사실상 정부가 금지했다고 보셔야 되고.

◇ 정관용> 군사정권 시절에.

◆ 은수미> 네. 외국에서는 수없이 많이 싸워서 사실은 산별교섭을 얻어냈다고 보시면 돼요.

◇ 정관용> 쟁취한 거로군요. 그리고 우리는 87년 민주화 이후에 이른바 노동자 대투쟁 시절에 노동조합이 많이 만들어졌는데 그때는 일단 급하니까 기업별로 막 만든 거죠.

◆ 은수미> 기업별로 만들고 교섭을 지역별로도 많이 했었어요. 그때는 그때 지역별이나 산별교섭을 하자고 물결이, 운동이 일어나서 쭉 추진이 됐는데 결국 보건 같은 경우도 완벽하게, 그러니까 완벽하게 산별로 못 가고 완전히 가로막힌 것이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니까 꽤 노력을 한 쪽이에요, 병원 같은 경우는. 왜냐하면 원래 이 보건의료노조 슬로건이 ‘돈보다 생명을’이에요. 그러다 보니 병원산업 전체에서 환자와 간호사, 서비스하는 분들의 모두의 생명과 안전 문제가 의제에 올랐거든요.

◆ 고동민> 사실은 그냥 슬로건이 아니라 사실은 보호자 없는 병원, 이게 지금 간호사 한 분당 환자를 여섯 분이나 여덟 분 정도 두자, 이런 게 지금 요구하고 실제로 서울시의료원 같은 데는 된다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이미 몇 년째 하고 있대요.

◆ 고동민> 박원순 시장이 3년째 하고 있다고 그러는데 이게 호평 받고 있대요. 그래서 박근혜 정부가 메르스 사태 이후로 이걸 하겠다고 공약을 하신 건데. 지금은.

◇ 정관용> 지금은 보건복지부가 예산 지원도 해요. 그렇게 전환하는 병원에 대해서. 간호 인력을 더 뽑으면 예산도 지원해 주겠다. 이렇게까지 하고 있거든요.

◆ 고동민> 지금은 큰 병원도 간호사 한 명당 18명, 15명. 그리고 중소병원은 30명. 그리고 언론에 많이 나온 용인정신병원이 있습니다. 이분은 여기는 한 명 당 80명에서 100명을 담당한대요. 사실은 환자를 케어하거나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수용하는 거죠.

◇ 정관용> 맞아요.

◆ 고동민> 이런 게 ‘돈보다 생명을’이라는 게 그냥 구호가 아니라 실제 굉장히 노동 강도도 세고 일이 힘들다는 겁니다.

◆ 은수미> 그래서 사실상 사고가 많이 일어나고요. 이렇게 간호사 1명당 2, 30명씩 하시게 되면 나머지는 하청으로 돌려서 해요. 비정규직 비율이 이미 병원이 50% 이상씩 넘은 데가 꽤 있습니다.

◇ 정관용> 그게 간호조무사 이런 사람들도 다 비정규직인 거예요?

◆ 은수미> 네. 그러니까 간호조무사는 원래 우리나라 법상 절대 파견금지 업무예요. 그러니까 하청이나 파견을 쓰면 안 되는데 쓰고 있어요.

◆ 고동민> 병원에서 말이죠.

◆ 은수미> 네, 병원에서 말이죠.

◇ 정관용> 또 어떤 비정규직이 있어요, 병원에?

◆ 은수미> 병원의 거의 모든 직종이 비정규직입니다. 간호사나 의사를 빼놓고는 모든 직종에 있는데 가장 많은 게.

◇ 정관용> 사무직 이런 쪽도?

◆ 은수미> 사무직도 있고요.

◇ 정관용> 비정규직으로. 식사.

◆ 은수미> 식사, 배식 다.

◆ 고동민> 세탁 업무도 있고.

◇ 정관용> 세탁. 이송.

◆ 은수미> 병원은 다른 데하고 다른 게 예를 들어서 급식 같은 경우도 당뇨병 환자는 당뇨 급식을 해야 되고요. 혈압 환자는 혈압 급식을 해서 이 급식 업무가 굉장히 중요한데 이걸 하청을 해 버리는 거예요.

◆ 고동민> 그래서 병원 밥이 맛이 없죠. (웃음) 몸에 좋은 것도 아니고 사실.

◇ 정관용> 어쨌든 그런 급식 그다음에 이송, 세탁 이렇게 딱 눈에 띄게 ‘아 이건 하청하겠구나’ 싶은 대목은 전부 다 하고 심지어는 해서는 안 되는 간호조무 인력도 비정규직이더라.

◆ 은수미> 네. 응급환자 병실도 지금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뭐.

◆ 고동민> 보건의료노조 사무처장님하고 통화를 했는데 수술실에 들어가는 의사, 간호사 분들 있잖아요. 여기도 비정규직이 들어간대요. 그런데 사실 수술실에서 일하려면 3년 정도 경력이 쌓여야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고. 되게 위험한 업무잖아요.

◇ 정관용> 그렇죠.

◆ 고동민> 그런데도 비정규직을 사용해서 굉장히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 정관용> 그러다 보니까 의료사고도.

◆ 은수미> 많이 나는 거죠.

◇ 정관용> 생긴다.

◆ 고동민> 실제로 합병증 이런 걸로 많이 돌아가시잖아요. 이게 아까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인원이 많이 늘어나면 사실은 이 발병률이 줄어든다는 게 외국에서 논문도 많이.

◆ 은수미> 당연히 그래요. 저도 저희 가족이 그런 경험이 있거든요. 실제로 비정규직을 많이 쓰는데다가 간호사 분들이 너무 피곤하니까 인수인계를 할 때 실수가 일어나서 저희 가족 중 한 분 돌아가실 뻔 했어요.

◆ 고동민> 사실은 간호사 분들의 문제가 아니고.

◆ 은수미> 아니에요.

◆ 고동민> 시스템의 문제예요.

◆ 은수미> 시스템의 문제예요. 계속 돈을 벌고자 하니까 간호인력조차 비용으로 보는 거죠. 그러니까 돈으로 보는 거예요, 생명이 아니라.

◇ 정관용> 그런데 이번에 어쨌든 보건의료인력 전반의 확충에 대한 골든타임으로 만들자. 이건 보건의료노조뿐 아니라 병원협의회 차원에서도 필요하겠군요.

◆ 은수미> 그럼요.

◇ 정관용> 그러니까 합의가 이루어지는 거군요.

◆ 은수미> 그리고 이 병원협의회 사용자분들께서 국공립병원이 많으신 거예요.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그러다 보니까 중소병원과 국공립병원 사용자들은 과거부터 굉장히 노조 의견에 동의를 많이 하셨어요.

◇ 정관용> 이제 좀 그림이 그려집니다. 그러다 보니까 몇 년 전에 비해서 이번에 산별교섭에 참여한 병원 숫자가 줄어든 거군요.

◆ 은수미> 그렇죠. 그러니까 이윤만을 추구하는 대기업, 사립병원들은 다 나가버리셨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 은수미> 국공립병원은...

◇ 정관용> 이건 강제로 응하게 만들 수가 없는 건가요?

◆ 은수미> 현재 우리 법상은 그런 게 없습니다. 그런데 다만 저희가.

◇ 정관용> 노조는 산별체제를 갖추는 걸 허용하지만 그렇다고 사용자들이 산별로 꼭 교섭에 응하라고 의무화할 수는.

◆ 은수미> 없어요. 산별이든 기업별이든 교섭만 하면 돼요. 현재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 정관용> ‘우리는 기업별로 할래’ 이래버린다는 얘기죠?

◆ 은수미> 네.

◆ 고동민> 그래서 노동조합에서 파업을 하면 사실은 ‘환자들 생명을 담보로 파업을 하고 있다. 이기적이다’ 하면서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보고 있죠.

◇ 정관용> 유럽이나 이런 데는 산별교섭이 강제되는 법도 있습니까?

◆ 은수미> 네, 산별교섭 자체가 사용자, 그러니까 규정이 그렇게 돼 있어요. 사용자 협의회를 만들도록 돼 있고요. 사용자 협의회 기준도 두고 있어요, 법에 아예. 그러니까 사용자 협의회가 많을 수 있잖아요. 워낙 기업들이 많으니까. 그럼 그중에 어떤 기준이 있어야 된다. 노조도 마찬가지예요. 대표 노조를 뽑아요. ‘이 교섭에 참여할 대표 노조가 누구누구다’ 이렇게 결정이 돼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일단은 하청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따로 노동조합을 만들어야 되잖아요, 기업별로 하게 되면. 내가 하청소속 노조, 이런 식으로. 그런데 이렇게 산별노조가 되면 같은 노조원인 거군요?

◆ 은수미> 그렇죠. 같은 노조원이에요. 그러니까 당연히 최저임금 문제나 비정규직 문제를 다루게 돼 있어요.

◇ 정관용> 좀 정리해 볼까요? 산별교섭과 기업별 교섭의 큰 차이가 뭡니까?

◆ 은수미> 그러니까 기업별 교섭은 아예 법에 이렇게 돼 있는데 조합원을 위해서.

◇ 정관용> 조합원만을 위해서.

◆ 은수미> 네. 기업에 있는 그 기업의 조합원만을 위해서 교섭해야 한다고 돼 있어요. 그러니까 결국 기업별 교섭은 정규직 이기주의 법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

◇ 정관용> 비정규직은 조합원이 아니니까.

◆ 은수미> 그렇죠. 그런데 산별교섭은 조합원 자체가 범위가 확대되기 때문에.

◇ 정관용> 비정규직도 조합원이니까.

◆ 은수미> 조합원이니까 이것은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알바든 그다음에 간호사든 간호조무사든 다 포함해서 교섭을 할 수 있고요.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그다음에 작은 기업하고 큰 기업이 같이 교섭을 해야 해요.

◇ 정관용> 맞아요. 맞아요.

◆ 은수미> 그러니까 외국의 경우를 보면 큰 기업들은 교섭을 하고 나서 성과급을 좀 더 주고 작은 기업들은 그 교섭 기준에 따라서 주거든요. 그러니까 임금 격차가 굉장히 줄어들어요.

◇ 정관용> 그렇죠.

◆ 은수미> 그러니까 아래의 임금을 높이는 효과가 있고 위의 임금은 알아서 성과급을 좀 주니마니 이 정도라서 굉장히 평등해져요.

◇ 정관용> 예를 들어서 쌍용차 노조는 금속노조에 쌍용차의 부품을 공급하는 하청업체들이 있잖아요. 그 하청업체도 다 금속노조죠?

◆ 고동민> 그런 경우도 있고 또 아닌 경우도 있지만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혜택을 받죠.

◇ 정관용> 포함되어 있다고 치면 쌍용차 노조가 쌍용차 회사랑 교섭할 때는 하청회사의 임금 같은 건 신경 안 쓰잖아요.

◆ 은수미> 그렇죠.

◇ 정관용> 그런데 금속노조는 그런 거 신경 쓰더라.

◆ 고동민> 전체가 조합원이니까요.

◆ 은수미> 금속 산별교섭이 이루어질 때 항상 그게 관심사였어요. 산별 최저임금, 그러니까 하청, 재하청이 가장 있는데 그 재하청의 임금기준이 어떻게 돼야 하는가가 관심사가 돼요.

◇ 정관용> 그리고 아무래도 사회 공공적 이슈를 제기할 수 있겠군요.

◆ 은수미> 그럼요.

◇ 정관용> 제가 조금 아까 말한 모성정원제 같은 것.

◆ 은수미> 그렇죠.

◇ 정관용> 임신하면 하루 2시간씩 근무 빼준다. 월급은 안 깎고.

◆ 은수미> 그럼요.

◇ 정관용> 이런 문제 정말 큰 규모의 사업장, 큰 규모의 산별교섭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그런 거죠.

◆ 고동민> 또 막상 되면 다른 산별로도 계속 이렇게 퍼질 수도 있는 것이죠.

◆ 은수미> 그래서 보건 같은 경우는 미국 광우병 소고기 문제가 있을 때 어떤 합의가 있었느냐면 환자 및 어쨌든 병원 식단에는 미국산 소고기를 쓰지 않고 그다음에 다 붙인다. 어느 산인지. 이런 걸 합의를 했어요. 그러니까 이런 합의를 매우 우선적으로 할 수가 있죠.

◇ 정관용> 그렇죠.

◆ 고동민> 사실은 22일날 금속노조도 총파업을 했는데 그때 언론에는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가 귀족노조가 이기적으로 파업한다고 하지만 실제 그런 공공성을 띈 최저임금이라든지 그다음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든지 이런 문제를 갖고 파업을 하는 거거든요, 사실. 단사 파업이 아니고. 그런데 사실은 언론에서는 굉장히 많이 안 좋게 다루죠.

◇ 정관용> 그러니까 이게 너무 이상적인 그림을 제가 그리는지 모르지만 진짜 전국의 모든 노동자가 노동조합을 다 만들어서 한날한시에 총파업을 하면 힘이 얼마나 세겠어요?

◆ 은수미> 엄청난 거죠.

◇ 정관용> 그걸 지금 못하고 있는 거죠, 우리가.

◆ 고동민> 저는 그렇게 훌륭한 말씀을 하실 줄 몰랐네요.

◆ 은수미> (웃음) 아니, 그런데 제가 항상...

◇ 정관용> 그런데 우리는 노동조합 조직률 자체도 우선.


◆ 은수미> 굉장히 낮죠. 10%니까요. OECD 국가 거의 최저.

◇ 정관용> 그리고 여전히 산별교섭이 발휘하는 산별노조는 몇 군데 없는 거고.

◆ 은수미> 아니, 거기다가 정부와 대기업이 싫어해요.

◇ 정관용> 아니, 그러니까 싫어하는 걸 강제해내려면 자꾸 모여서 노동조합 조직하고 산별로 똘똘 뭉쳐서 막 총파업하고 이래야 되는 거잖아요.

◆ 은수미> 맞아요. 왜 너무 좋아하시는 것 같아, 동민 씨 정말.

◇ 정관용> 말만으로도 그렇게 좋아요? 지금 그렇게 안 되고 있는데? 말만 들어도 좋아요?

◆ 고동민> 노동조합 만들면 해고되고 블랙리스트 오르고 실생활은 사실 총파업이 안 되는 게 아니라 자기 삶이 파탄 나니까. 이게 어렵죠, 사실은.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번에 보건의료 노사의 합의. 그것의 공공적 의미 이런 걸 보면서 노동조합은 어디로 발전해야 되는구나. 그런 길을 좀 우리가 깨달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고동민> 그런데 아까 사실은 박근혜 정부가, 보건복지부가 이제 보호자 없는 병원 이런 거 확충하자고 했는데 사실은 이게 박근혜 정부가 다 못하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잘 하는 경우도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이게 그냥 전시성 행정으로만 끝나지 않기를 보건의료 당사자들 조합원들이 바라고 있고.

◇ 정관용> 그럼요.

◆ 고동민> 왜냐하면 사실은 하겠다고 해 놓고 실제로는 인력 충원도 안 되고 그냥 지금 있는 인력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것인데.

◆ 은수미> 전시성 행정이 안 되려면 외국 같은 경우도 그렇고 누군가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 거예요. 그게 대부분 노조예요. 그런데 박근혜 정부에서는 계속 노조를 깨부수고 있고 그다음에 산별교섭을 굉장히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보니 이런 보호자 없는 병원을 선언하고 돈이 들어가는데 실제 되는지 안 되는지 아무도 믿지를 못하는 거죠.

◇ 정관용> 추상적으로 정리해서 기업은 또 보수적 정권은 산별교섭을 싫어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거 좋다고 할 사람 누가 있겠어요? 그걸 강제로 해 내야죠.

◆ 은수미> 그러니까 아니, 산별교섭을 하면 할수록 기업의 시선을 넘어서서 사실은 비정규직이나 차별, 비정규직도 없애고 차별을 없애는 기제도 되고 또한 정규직 노조더러 이기주의라고 욕할 게 아니라 실제로 산별교섭으로 나가서 같이 하자라고 얘기하면 되는 문제인데 사실 한국에서는 산별교섭도 못하게 하면서 정규직 이기주의라고 또 하고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하는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래요. 우리 노동조합도 스스로 힘을 더 키워야 되고 그 바탕 위에 국회에서도 앞으로는 산별교섭 같은 걸 강제할 수 있도록.

◆ 은수미> 더 적극적으로.

◇ 정관용> 제도도 만들어야 되겠죠. 오늘 여기까지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은수미> 네, 감사합니다.

◆ 고동민> 고맙습니다.

◇ 정관용> 은수미 전 의원 그리고 고동민 씨 함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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