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조작' 박동훈 전 폭스바겐 사장에 영장청구

본사 차원 조작 정황 알고도 숨긴채 판매 강행 혐의

박동훈 전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 박종민 기자/자료사진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동훈(64)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최기식 부장검사)는 27일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사문서 변조 및 변조 사문서 행사,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박 전 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사장은 폭스바겐 독일 본사에서 유로 5 차량 배출가스를 조작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숨긴 채 국내 판매를 강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폭스바겐은 2010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배출가스와 연비, 소음인증 통과를 위해 139건의 시험성적서를 조작하고 국내 인증기관의 인증 없이 461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폭스바겐은 또 배출가스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골프 1.4TSI 재인증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를 두 차례 임의로 조작한 사실을 숨기고 인증서를 발급받기도 했다.

현재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으로 재직 중인 박 전 사장은 폭스바겐코리아가 설립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초대 사장을 지냈다.

검찰은 박 전 사장이 재직 기간 동안 시험성적서 조작 등을 지시 또는 묵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독일 본사와 한국법인이 주고받은 이메일 등으로 이미 박 전 사장이 깊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한 상태다.

그러나 박 전 사장은 지난 5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차량 시험성적 조작에 개입했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독일 본사의 지시도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이르면 다음 주 독일 출신의 요하네스 타머(61)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총괄 대표를 소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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