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와 치유재단은 일본이 출연한 10억엔의 기금을 이용해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 한·일 위안부 협상에서 논의됐다.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건너편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주최로 열린 1241회 정기수요집회에는 1천여명(주최 측·경찰 추산)의 시민들이 모였다.
정대협 윤미향 상임대표는 "한국정부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묵살하더니 이번엔 10억엔을 받기에 혈안이 돼 있다"며 "내일 그 돈을 받는 화해와 치유재단이 출범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화해와 치유는 강요가 아니라 당사자인 할머니들이 이것이 사죄고 이것이 해결이다 하고 받아들일 때 이뤄지는 것"이라며 "그런 재단을 그대로 둘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소녀상 앞 농성장을 지켜온 대학생 채은샘(24·여) 씨는 "일본은 한일합의에서 소녀상을 철거해야만 10억엔을 준다고 했다더라"며 "재단을 발족한다는 건 소녀상을 철거시킨다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고 성토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주민 의원은 "나라가 약해서 국민이 인간으로서 당하면 안 될 끔찍한 일을 당했다면 이후 국가가 해야 할 일은 이들을 보듬고 치유할 일"이라며 "지금의 우리나라는 그런 일들을 제대로 하지 못하니 나라라고 부를 수 없지 않냐"고 일갈했다.
이날 수요집회에는 경기 양주 덕계고·전북 전주 유일여고·강원 인제고 등 중·고등학생들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평화나비네트워크, 소녀상지킴이 대학생농성단 등이 참석했다.
정대협 측은 28일 개최될 재단 발족식에 대한 대응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