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제 광고는 멀티플렉스의 횡포
- 관객이 왜 돈 내고 광고 봐야?
- 영화 시작 후 높은 광고료 부당수익
- 관객에 알렸다? 기만적인 공지뿐
<노영희 변호사>
- 영화 시작 후 광고 10분은 허용범위
- 광고 수익으로 영화관람료 인상 억제
- 그렇게 따지면 TV는? 정시에만 하나?
- 예약창, 티켓 등에 광고 고지돼 있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노영희(변호사), 손수호(변호사)
◆ 노영희>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손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손수호>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손수호 변호사님, 화면 잘 받으시던데요? 무한도전에서 뵐 줄 몰랐어요.
◆ 손수호> 저 혼자 너무 까불까불대서. (웃음)
◆ 노영희> 워낙 꽃미남이라. 요즘 대세 변호사시잖아요.
◇ 김현정> (웃음) 그나저나 법조인 두 분이 나오는데 제가 이 질문을 안 하고 넘어갈 수가 없네요. 내일 김영란법 헌재 판결이 나오지 않습니까? ‘전부 합헌이냐? 전부 위헌이냐? 일부 위헌이냐?’ 뭐 여러 가지 얘기들이 나오는데 두 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노영희> 제가 사실 국회 공청회에 두 번 다 참석을 해서 그때 어떤 것이 쟁점으로 뜨겁게 얘기가 됐었는지 다 아는데요. 제일 쟁점이 예를 들면 ‘기자나 사립학교 선생님을 포함하는 게 맞냐?’ ‘남편 몰래 핸드백 받은 부인을 남편이 고발해야 하는 것이 과연 타당하냐?’ 또 ‘한 사람한테 100만 원 이상 받으면 무조건 처벌하는 거 과잉 입법 아니냐. 죄형법정주의 위반이 아니냐?’ 여러 가지 논의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5:4 합헌 의견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김현정> 5:4 합헌? 일부 합헌도 아니고 합헌이요?
◆ 노영희> 왜냐하면 6명이 넘어야 위헌이 되는 것이고요. 그래서 5:4 합헌 정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손 변호사님은 어떻게 보세요?
◆ 손수호> 지금 노 변호사님 말씀해 주신 대로 쟁점들이 딱 부각이 돼 있고요. 또 각각의 쟁점에 대해서 의견도 굉장히 대립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꼭 헌법재판관님들이 아니더라도 법조계 안에서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합헌 결정이 나올 것으로 개인적으로 예상하고요. 또한 또 각 쟁점마다 굉장히 여러 가지 이견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합헌이 4, 위헌이 5로 굉장히 논쟁적인 점이 드러나지 않을까 싶은데요. 결과적으로는 위헌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 노영희> 영화 너무 좋아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영화를 보러 가면 영화 시작하기 전에 광고가 10분 나옵니다. 10분 정도 쭉 모두 앉아서 봐야지만 영화가 시작이 되는 데요. 이걸 두고 참여연대, 청년유니온, 민변 공동으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객의 시간을 무단으로 빼앗아서 광고의 이득을 챙기는 건 극장의 부당이득이다’ 이렇게 말이죠.
그리고 1심 판결이 얼마 전에 나왔는데요. 법원은 극장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러니까 시민단체 쪽이 패소한 거예요. 지금 항소에 들어간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오늘 라디오 재판정의 주제는 바로 이걸로 잡아봤습니다. ‘영화 시작 전 10여 분 간의 광고는 과연 정당하냐? 부당하냐?’ 이겁니다. 두 분의 의견부터 확인할까요? 노 변호사님?
◆ 노영희> 저는 사실 광고 없이 그냥 보면 좋겠지만 광고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싫고 무조건 부정이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영화 시작 시간 후 한 10분 이상을 넘어가는 건 안 되겠지만 어쨌든 어느 정도 예견 가능한 시간 동안에 광고하는 거 자체는 저는 합법적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노 변호사님은 정당하다고 보시고요. 손 변호사님은 부당하다고 보세요?
◆ 손수호> 극장 측이 잘못을 했다라고 생각하고요. 그게 상업광고거든요. 극장이 돈을 벌자는 거죠. 그런데 영화 시작 시간을 공지를 했는데 그것보다 10분 후에 영화를 시작했잖아요? 이거는 속인 거다, 잘못이다. 따라서 손해배상 대상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우선 손 변호사님, 부당하다고 보세요? 왜요?
◆ 손수호> 왜냐하면 광고라는 게 공익광고도 있죠. 그런데 공익광고 아닌 대부분의 광고, 특히 극장에서 상영하는 광고는 상업광고예요. 즉 돈을 벌기 위한 기업의 광고를 상영해 주면서 극장이 돈을 벌었습니다. 광고 수입을 얻은 거죠.
그런데 문제는 영화 시작 시간 전에 광고 상영했으면 뭐, 넘어갈 수 있어요. 그런데 핵심은 영화 상영 시간을 예를 들어 오후 다섯 시 정각이라고 해 놓고서는 실제로는 오후 5시 10분 넘어서 영화를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영화 시작하는 줄 알고 와서 딱 시간을 맞춰서 앉아 있었는데 원하지 않은 상업 광고를 10분 이상이나 억지로 보게 된 거거든요.
◇ 김현정> 억지로 보게 된 거다?
◆ 손수호> 이거는 ‘영화 시작을 5시 10분에 합니다’라고 했으면 맞춰서 왔을 거예요. 하지만 5시에 한다고 해서 거기에 맞춰서 왔기 때문에 억지로 봤다는 것이고요, 억지로 보게 함으로써 수입을 극장이 얻었다면 잘못이라는 거죠.
◇ 김현정> 노 변호사님, 듣고 보니까 정말 그렇네요? ‘우리가 5시로 약속했는데 왜 5시 10분에 영화가 시작되는 거냐?’라는 주장인데요.
◆ 노영희> 만약에 손 변호사님 말씀대로 ‘다섯 시 정각에 시작합니다’라고 얘기해 놓고 다섯 시 십 분에 영화를 틀면 안 되겠죠. 그건 당연한 말인데요. 극장에서 내보내는 고지 같은 게 있어요. 고지를 보면 영화 상영시간표하고 예매내역 확인 페이지에 보면 ‘10분 광고가 있다’라고 얘기가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어디요? 저는 그거 못 본 것 같은데요?
◆ 노영희> 영화 홈페이지 같은 데 보시거나 확인해 보세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우리가 지금까지 이 세상 살면서 광고가 없이 그냥 무조건 딱 그 시간에 시작되는 영화를 본 적 있으세요?
◇ 김현정> (웃음) 이 세상 살아가다 보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 노영희> 현대사회는 사실 광고 속에서 살아나가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광고를 한다고 해서 다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고요. 만약에 광고를 안 하게 되면 오히려 그만큼 영화 티켓 값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훨씬 높아요.
◇ 김현정> 아, 이 부분도 중요하네요. 혹시 이 광고를 안 보게 되면 티켓 값이 더 올라갈 거다?
◆ 노영희> 만약 광고를 못하게 하면 당연히 티켓 비용이 올라가는 것은 예상 가능한 일이거든요.
◇ 김현정> 손 변호사님, 광고를 빼면 티켓 값이 올라가고 그리고 시간도 홈페이지 어디에 보면 다 써있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손수호> 우선 1심에서 원고들이 ‘5200원의 위자료를 지급해라, 손해배상 해라’라고 청구했지만 졌어요. 진 이유 중에 하나가 노 변호사님이 언급하신 대로 ‘10분 후에 시작할 수 있다라’는 점을 이미 공지를 했다는 거거든요. 저는 사실 본 적은 없지만요. 영화 홈페이지 영화 상영시간표에도 조그맣게 써놨을 테고, 또 영화 예매를 하면 받는 티켓에도 뒷면에 써있다라고 하고 있는데요.
◇ 김현정> 지금 혹시 티켓 같은 거 지갑에 있는 분들 한번 찾아보세요. 진짜 있으면 저희한테 알려주세요.
◆ 손수호> 그런데 그걸 왜 굳이 그렇게 했느냐는 거죠. 이게 극장 측의 의도가 보이는 겁니다. 정말로 광고가 끝난 뒤의 영화 시작 시간을 정확하게 공지를 하면 관객들이 그 시간에 맞춰서 들어오니까 사람들이 광고를 안 본다는 거죠. 그러면 광고주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시간을 딱 맞춰 오니까 광고 잘 안 보겠네?’라고 하면 광고 단가가 내려가고 극장의 광고수익이 줄어들거든요. 이런 걸 속이기 위해서 했다는 겁니다.
◇ 김현정> 속이기 위해서 조그맣게 잘 안 보이는 데다 10분 광고 고지를 했고요?
◆ 손수호> 이렇게 속이는 것을 기만적인 행위라고 하는데 표시 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있습니다. 표시광고법인데요. 여기 보면 ‘사업자 등이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기만적인 표시광고를 해서 공정한 거래 질서를 해치면 안 된다’라고 돼 있거든요. 속이는 행위죠.
◇ 김현정> 그런데 그거 덕분에 우리 티켓값이 싸졌다면요?
◆ 손수호> 물론 경제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광고를 보면서 티켓 값이 내려갔다고 볼 수 있지만 그걸 누가 장담하겠습니까?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손수호> 사실 제조업 같은 경우에도 원자재 물가가 내려가고 석유 유가 수입하는 가격이 내려간다고 해서 바로 가격이 내려가는 것도 아니거든요.
◇ 김현정> 어차피 티켓값은 영화관이 정하는 거니까요?
◆ 손수호> 지금까지 영화관 극장 티켓 값이 올라간 건 봤어도 내려간 건 본 적 있습니까?
◇ 김현정> 그래요? 노 변호사님?
◆ 노영희> 기만적인 표시광고라고 하는 것은 예를 들면 써놨다고 하는데 현미경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작은 글씨가 해당되는 거고요. 이렇게 작은 글씨로 써놓았다라는 것만으로는 해당이 안 되는 거고요. 또 하나 중요한 건 요즘 여러분들 IPTV 같은 거 많이 보실 거예요. 거기 보면 몇 시에 프로그램이 시작한다고 그래서 미리 예약을 해 놓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그 프로그램을 눌러보면 정말 광고만 계속 하고 있어요. 그런데 예를 들면 그런 경우도 제가 특정한 상품을 거론해서 죄송하지만 제가 집에서 보는 프로그램 중에서 프리미엄이라고 해서 추가로 돈을 더 많이 내고 보는 것도 있거든요. 그런 경우라면 내가 추가로 1만 원이나 한 달에 더 냈음에도 불구하고 그 해당 영화를 보려면 반드시 광고를 두세 개씩 계속 봐야 하는 경우가 있어요.
◇ 김현정> 우리가 거기에 대해 이미 지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광고를 또 보게 하는?
◆ 노영희> 왜냐하면 광고를 그렇게 해야지만 단가를 맞출 수 있다는 거고요. 두 번째로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5시 10분에 시작하게 해 놓고 5시 12분에 시작하면서 2분 동안을 광고를 틀어줌으로 인해서 광고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것이 있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사람들이 광고를 보고 결국 그 광고를 한다는 거는 회사가 물건을 팔기 위해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시간을 번다는 거 아닙니까? 그러니까 소비자하고 광고회사하고 또 텔레비전 콘텐츠 사업자 사이의 이해관계가 상호간에 암묵적으로 동의가 돼 있다라고 하는 의미가 전제되어 있는 거죠.
◆ 노영희> 화 많이 나죠.
◇ 김현정> 또 3469님, ‘극장 측의 횡포다', 이레아빠님도 ‘이건 부당이득이다’. 지금까지 들어오는 분위기로는 노 변호님이 어려운 변론 맡으셨습니다.
◆ 노영희> 저는 제가 질 걸로 예상하고 있지만 거시적인 관점으로 봐야 될 것 같고요. 우리가 그럼 그런식으로 그걸 안 하고 그냥 무조건 광고 없이 시작하는 쪽으로 우리가 경험해 왔냐. 한번 생각해 보시면 그것도 아니에요. 어떻게 요즘은 광고도 되게 재미있어요. 광고 한번 보세요. 광고의 구성이라든가 그 광고에서 주는 메시지 같은 거 생각해 보시면 이 광고가 과연 저 상품 판매하는 데 적합한 광고일까 생각하면서 보시면 되게 재미있어요. (웃음)
◇ 김현정> (웃음) 좀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받아들이라는 말씀이세요.
◆ 손수호> 광고 재미있어요, 맞아요. 저도 인정하는데 그 광고를 볼 수 있는 그런 선택권이 과연 관객에게 있느냐, 그 부분을 봐야 될 것 같아요. 그래서 IPTV라든지 집에서 TV를 볼 때는 채널을 돌리거나 잠깐 다른 데를 갔다오거나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극장이라는 곳의 특성상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면 5시 정각에 시작하는 줄 알고 앉았는데 10분 동안 광고가 나옵니다. 그러면 그거를 안 볼 수도 없고, 안 들을 수도 없고 피하기도 어렵거든요. 이런 점을 악용해서 영화 상영 시간을 이제 일부러 10분 안에 당겨서 공지한 다음에 10분 동안 돈을 벌었다면 이 부분은 관객에 대한 잘못된 행위죠.
◆ 노영희> 그게 아니라니까요. 여기에 10분 후에 한다고 써놨다는 것이고 정말 원하시면 10분 후에 들어오시면 돼요.
◆ 손수호> 그렇다면 이렇게 하면 됩니다. 뭐냐하면 다섯 시에 시작한다라고 가장 큰 글씨로 해 놓고서는. 10분 후에 시작한다고 왜 작은 글씨로 써놓냐이거죠. 그렇다면 5시 10분에 정말 딱 시작합니다라고 공지하면 안 볼 사람은 그거 맞춰서 들어오면 되거든요. 그걸 그렇게 못하게 하는 거죠.
◆ 노영희> 우리 아파트 분양 광고 같은 거 할 때도 허위 광고냐 과장 광고냐 하는 게 항상 논의가 되는데요. 어느 정도 과장하거나 어느 정도 사람이 조금 큰 글씨, 작은 글씨 이러한 정도의 차이를 두어서 설명하는 거 정도는 허용범위 내에 들어갑니다.
◇ 김현정> 광고의 기법으로 본다는 거예요, 그건? 인정한다는 말씀. 지금 질문이 하나 이런 게 들어왔어요. ‘광고를 하는 곳이 영세극장이면 이해하겠다. 그런데 지금 멀티플렉스 3사의 독과점 횡포가 심한데 거기다가 또 광고까지 얹는 건 과하다’. 이거는 어떻게 보세요. 노 변호사님?
◆ 노영희> 그것도 맞는 말이에요. 그런데 그런 구조적인 문제, 배급의 문제. 이런 것들은 영화광고를 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문제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은 구조적으로 법을 정비하거나 해서 해결할 문제인 것이지. 이번에 지금 문제되고 있고 지금 논의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반드시 얘기될 것은 아닙니다. 잠깐 하나 참고로 말씀드리면 제가 광고사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광고사에 가족 없습니다.
◆ 노영희> (웃음) 영화 관계자도 아닙니다.
◇ 김현정> 영화 관계자 아니시고요. 1517님. ‘저는 일부러 10분 늦게 들어갑니다. 굳이 그걸 기만행위로까지 할 건 아닌 것 같은데요. 그러면 수신료 내는 TV방송이 광고하는 거 다 기만행위인가요?’ 이런 문자 주신 분 계시고요. 반면에 8598님은 ‘영화를 보러 갔다가 주차장을 못 찾아서 부랴부랴 뛰어갔는데 광고를 하더군요’, 아, 늦을까 봐 기를 쓰고 들어갔는데 광고하고 있어서 이분은 정말 화가 났다는 말씀이세요.
◆ 노영희> (웃음) 안심되지 않습니까? 내가 안 늦었다.
◇ 김현정> (웃음) 이분은 저는 기분이 좋으셨을 것 같은데 화가 났다고 하셨고요. 8179님 ‘광고를 억지로 봤지만 소송을 한다는 것까지 생각을 못했는데 이 소송은 참 참신하네요’, 이렇게 또 얘기하신 분 계시는가 하면 9714님은 ‘영화가 정말 다섯 시에 딱 정시에 시작을 하면 늦게 입장하는 사람들 때문에 정시에 온 사람들이 피해를 봅니다. 그래서 한 10분 정도 여유 두고 시작하는 게 오히려 관람에 유익하다’. 그래서 노변 지지한다는 이런 문자도 들어오네요. 저는 갑자기 궁금해지는 게 다른 나라 경우는 어때요?
◇ 김현정> 세상이 너무 피곤할 거다? 이것까지 문제 삼으면? 손 변님.
◆ 손수호> 해당 극장 체인 같은 경우에도 이렇게 했습니다. ‘고지한 영화상영 시작시간보다 10분 후에 시작합니다’도 아니었고요. ‘10분 후에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입니다. 그러면 언제 시작하는지를 모르는 상태거든요. 이게 과연 소비자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것인지 모르겠고요. 또 하나가 사실 영화 시작하기 전이 제일 설레고 제일 기분 좋은 시간입니다.
◇ 김현정> 맞아요, 팝콘 먹으면서 콜라 마시면서.
◆ 손수호> 예. 집중도 잘 되고요. 이런 상황인데 이 시간을 상업광고로 썼다는 점에 대해서 정도를 넘은 것이 아닌가. 정확한 시간을 알려주고 했으면 모르겠는데 선택권을 침해한 걸로 보이고요.
또 하나가 10분인데, 10분 정도 가지고 뭘 그러냐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라디오 재판정이 한 19분 정도 하는데요. 라디오재판정의 절반에 해당되는 그런 시간이기 때문에 굉장히 큰 시간이고, 굉장히 중요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인데요. 이거를 선택권 없이 정말 극장의 결정에 몸을 맡기고 있어야 하거든요.
◆ 노영희> 그런데 생각해 보시면 10분 후에 시작할 수도 있지 10분 후에 반드시 쓰지 않는 이유는 10분 후에 반드시 시작할 수가 없기 때문이에요. 우리 라디오재판정도 매번 우리 몇 분에 시작합니까? 15분에 할 때도 있고.
◇ 김현정> (웃음) 유동적이에요. 1분 정도는.
◆ 노영희> 그런 여러 가지 융통적인 상황을 고려하고 탄력적인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다’고 쓴 거지 그것이 손 변호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게 기만적이고 그렇게 허위적이고 그렇게 사기적이어서 그런 게 아니라는 거죠.
◇ 김현정> 오늘 논쟁 뜨겁고요. 우리 청취자 문자도 꽤 많이 들어오네요. 이런 문자 들어옵니다. 3244님 ‘광고시간은 아작아작 팝콘 먹는 시간’. 이분처럼 즐겁게 받아들이신다 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홍성옥님은 ‘광고시간을 딱 정하기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10분 맞춰 들어갈 텐데 심지어는 광고가 이랬다 저랬다 시간이 유동적이라서 더 골탕 먹이는 것 같다’,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여러분의 투표 마감해야겠네요. 마지막 투표 문자 여러분 보내주시고요. 영화시간 시작 전에 10여 분간 하는 광고 과연 정당한가, 부당한가? 우리 법원의 1심 판결은 정당하다, 광고를 틀 수 있다고 났습니다만 지금 시민단체들이 항소했습니다. 2심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죠.
우리 청취자 배심원들의 판결은 어떨까요? 이렇게 나왔군요. 우리 뉴스쇼 배심원들은 84:16. 84%:16%로 영화 시작 전 10여 분의 광고는 부당한 이득이다. 손 변호사의 손을 들어주셨습니다. 노 변호사님, 괜찮으시죠?
◆ 노영희> 저는 충분히 예상했던 건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세 꽃미남 변호사, 손 변호사가 이기셨네요? (웃음) 축하드립니다.
◇ 김현정> (웃음) 손 변호사님?
◆ 손수호> 사실 광고는 당연히 필요하고 광고를 아예 안 할 수 없는 상황이죠. 그렇다면 광고를 볼지 말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정확히 정보를 주자. 그러면 문제가 없지 않겠나 싶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글자 크기 너무 작게 하지 말고 우리가 어디서든지 볼 수 있도록 좀 크게 해 주고, 청취자 한 분은 이런 얘기하셨어요. ‘티켓값이 진짜 광고 때문에 확 떨어졌구나 느낄 만큼 싸다면 얼마든지 보겠다’. 노 변호사님 이런 문자 들어와요. 티켓값이 너무 비싸다는 의견도 있어요.
◆ 노영희> 요즘 극장 잘 안 가요, 사람들이 집에서 많이 봐요. 구조적인 문제를 여러분 생각하셔야 돼요. (웃음)
◇ 김현정> 여러분, 여러분의 의견을 조금 더 받아보도록 하고요. 오늘 실생활 속의 주제 한번 다뤄봤습니다, 라디오 재판정. 두 분 변호사님. 고맙습니다.
◆ 노영희> 고맙습니다.
◆ 손수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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