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의 실현 가능성보다는 내년 대선정국에서의 야권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한 신경전인 셈이다.
8.27 더민주 당권 경쟁에서 가장 큰 화두는 '정권교체'다. 더민주는 이를 위해 내년 대선에서 국민의당, 정의당과 연대해야만 승리를 내다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대선의 특성상 총선과 달리 3당 구조로 가서는 대선에서 승산이 없다는 것.
당 대표 당선 후 대선을 관리해야 하는 당권주자들이 '야권연대·통합'을 내세우는 배경과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송영길 의원은 지난 24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호남민심을 회복하고 야권통합을 이뤄나가겠다. 야권분열 상태로 대선에서 승리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국민의당, 정의당과의 연대를 강조했다.
송 의원은 26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우선 전대가 끝나면 사드 배치 문제나 우병우 민정수석 문제 등 현안 위주로 폭넓은 야권에서의 신뢰를 쌓겠다"면서 "이후 자연스럽게 정계개편 등 논의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의원 역시 지난 22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대당 통합과 세력간 지지자의 통합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뒤늦게 당권 레이스에 뛰어든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 역시 방송 인터뷰를 통해 "총선에서 야권이 공동 제시한 공약 시행을 위한 공조체제를 구축하고, 당대표가 되면 야권연대와 통합까지 포함한 방식을 논의하려 한다"고 밝혔다.
완전히 구체화된 것은 아니지만 세 후보 모두 공통적으로 야권연대·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5일 "(4·13 총선에서) 야권이 이렇게 분열된 상태에서 승리한 것은 처음"이라면서 "3당 체제를 결정한 것이 총선 민의"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사안별 공조는 가능하지만 당대당 통합 등 불씨는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한 셈이다.
되려 국민의당은 더민주와도 각을 세우며 '야권 적통'을 차지하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선 상태다.
국민의당 박 비대위원장은 25일 사드 배치 반대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김종인 대표를 두고 자신의 SNS에 맹렬한 비판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김 대표를 '한 배를 탔던 사람들'이라고 지칭하면서 "한 사람(박 대통령) 생각을 따르는지 그 한 사람(김 대표)도 여당으로 가시려는지 복잡한 현실"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런 상황에서 더민주와의 통합논의가 급격하게 진행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더민주 관계자는 "야권 내에 통합에 대한 여러가지 공감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방안에 대해서는 그림을 그려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더민주가 주도하는 야권통합을 위해 국민의당 유력 대권주자인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또다시 '양보'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 안 전 대표는 3당 체제를 만든 것이 국민의 뜻이라고 강조하며 독자적 행보를 계속 걸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