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의 '안전불감증', 선수들도 뿔났다

선수촌 건물 31개동 가운데 19개동 안전검사 미비

물이 새고 가스 누출로 인한 화재 위험에 물이 내려가지 않는 화장실. 이 모든 문제가 리우 올림픽 선수촌 숙소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회 개막을 열흘도 남기지 않은 리우 올림픽이 새로운 문제와 마주했다. 바로 출전 선수들이 사용할 선수촌 건물의 부실공사다. 이 대회를 위해 1조원이 넘는 금액이 투자됐고, 브라질 현지의 최대 건설사가 참여해 17층 높이의 아파트형 건물 31개가 새롭게 지어졌지만 연이은 부실이 발생하며 일부 선수단이 입촌을 거부하는 등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대회 개막에 앞서 호주 등 일부 국가 선수들은 선수촌을 찾았다가 봉변을 당했다. 화장실은 물이 내려가지 않았고, 천장에서는 물이 샜다. 이 정도는 약과다. 가스 누출로 인한 폭발 우려에 합선으로 인한 화재까지 경험한 호주 선수단은 결국 선수촌 입촌을 거부하고 인근의 호텔을 숙소로 사용하기로 했다.


조직위원회는 급히 수리 인력을 동원해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영국 '가디언'은 26일(한국시각) 리우 올림픽의 선수촌 건물 31개 동 가운데 19개 동의 안전검사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마리우 안드라다 대회 조직위원회 대변인은 "현재 발생한 문제를 가능한 빨리 해결해 모두의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선수들의 불안감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마우리츠 헨드릭스 네덜란드 선수단장은 "매우 실망스럽다. 특정 국가의 경기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조직위원회는 선수촌이 안전하고 원활하게 작동되도록 할 의무가 있다. (위험에 노출된 현 상황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조직위원회에 금전적인 보상을 포함한 다양한 해결책을 요청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1개 건물 가운데 26번 건물을 사용한 네덜란드뿐 아니라 23번 건물을 사용한 호주도 같은 상황이다. 호주 선수단의 마이클 탠크리드 대변인은 "절대로 안전하지 않다"며 "문제가 해결되어야 선수촌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와 호주뿐 아니라 뉴질랜드, 벨기에, 영국 선수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영국의 스콧 필드 대변인은 "그나마 우리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양호하다"고 애써 위안했다.

한편 브라질은 2년 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치를 당시에도 완공되지 않은 경기장에서 대회를 치러 논란이 됐다. 당시 브라질월드컵 조직위원회는 완성되지 않은 건물에 포장막을 씌우고 화려한 조명을 배치해 경기를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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