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조사 결과를 지켜보자'며 침묵하던 여권도 추가 의혹 제기가 잇따르고 여론도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인 김영우 의원은 25일 "우 수석은 정상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며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했다.
김 의원은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검증하는 자리를 유지하기에는 너무 많은 의혹을 낳았다"며 "그대로 있을수록 국민들의 분노지수만 올라간다"고 말했다.
지상욱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 의원의 발언은 비대위 전체 의견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비대위에서 우 수석 사퇴론이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정진석 원내대표도 같은 회의에서 진경준 검사장의 비리 의혹을 거론하며 공직인사 검증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따져 물었다.
검찰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지만 진 검사장 인사검증에 책임이 있는 우 수석을 우회적으로 겨냥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8.9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권 주자들도 거의 대부분 우 수석 사퇴론에 동조하고 있다.
김용태 의원(3선)은 2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정수석 자리가 민심을 전하는 자리인데 민심을 모르는 민정수석이 대통령을 잘 지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본인이 스스로 무엇이 대통령을 위한 것인지 고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병국 의원(5선)도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에게서 구설수가 나온다는 건 대통령에게 부담이 되는 것"이라며 "일단 물러나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고 사퇴론에 힘을 실었다.
주호영 의원(4선)은 우 수석의 사퇴는 물론이고 야당이 추진 중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까지도 찬성하는 입장이다.
◇ '지켜보자'→'사퇴해라' 민심에 기울어진 친박계
우 수석의 사퇴 요구는 비박계를 넘어 친박계 내부에서도 확산 흐름이 감지된다. '일단 지켜보자'던 초반 신중론과 달리 사퇴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졌다.
친박계 중진 정갑윤 의원(5선)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억울한 점도 많겠지만 이 정도 되면 진실 여부를 떠나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면 안 된다"고 말해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이우현 의원(재선)도 "그간의 의혹들을 소상히 밝힌 뒤 의심받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당권 주자 가운데 유일하게 사퇴론에 미온적이던 이정현 의원(3선) 역시 "국민의 여론이 매우 좋지 않다"고 말해 과거 발언과는 온도차를 보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