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군이 최근 실시한 괌 미군 사드포대와 국내 군 레이더 기지의 전자파 측정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면서 신뢰성에 의문이 일고 있다.
25일 전자파 전문가 등에 따르면 특정 전자기기에서 방출되는 전자파 측정은 해당 지점으로부터 50m, 100m, 300m, 500m, 1000m 등의 거리에 측정기를 설치한 뒤 한 곳당 최소 30분 이상 측정해야한다.
또 더운날과 추운날, 건조한 날과 습한 날 등 온도와 습도를 달리해가며 며칠간 반복 측정해야 정확한 측정값을 얻을 수 있다.
같은 물체에서 나오는 전자파도 거리와 각도, 습도 등에 따라 수치가 다르게 나오기 때문이다.
레이더가 작동된다고 해서 빔이 발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측정값이 신뢰를 얻기 위해선 정부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민간전문가가 빔의 발사를 직접 확인한 뒤 측정을 진행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군 당국의 이번 측정은 이같은 '견해'를 무시한채 진행됐다.
지난 18일(현지시간) 괌 미군기지에서는 한미 군 관계자와 국내 언론사 취재진이 참관한 가운데 사드 레이더에서 직선 거리로 1.6.km 떨어진 지점 1곳에서 6분간 전자파 측정이 이뤄졌다.
측정은 민간전문가 참석 없이 우리 군 관계자에 의해 국내 두 곳의 레이더 기지에서 사용한 휴대용 장비로 진행됐다. 측정 결과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감지될 정도의 지극히 미미한 전자파가 나왔다.
지난 14일 실시된 국내 레이더 기지 두 곳에서의 측정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레이더에서 30m, 100m, 150m 떨어진 지점 등 각각 3곳에서 6분간 전자파를 측정한 뒤 순간 최대 강도와 6분간 평균 측정값을 언론에 공개했다. 역시 측정 장소 모두에서 매우 미미한 수치가 나왔다.
국내 한 전자파 전문가인 A씨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나의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선 휴대용이 아닌 '정통측정기'를 이용해 한 지점당 30분 이상, 최소 6곳 이상에서 며칠간 측정해야 한다. 이는 전자파 측정의 기본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6분간, 한차례 측정으로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를 정확히 감지해 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군의 측정 방법은) 수박겉핥기식으로 필드에선 이렇게 측정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사용한 전자파 측정 장비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전자파 전문가 A씨는 군이 레이더 전자파 측정에 사용한 측정기와 관련해 "이 분야에서 20년간 일해왔지만, 업계에서 전자파를 측정할 때 사용하는 전통적인 장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정 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측정할때) 업계에서는 독일 'B사' 제품, 미국 'C사' 제품’, 일본 'D사' 제품 등을 주로 사용하는 데 부품이 정밀해 가격이 수천만원 대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군 당국이 사용한 측정기는 휴대용으로, 민감한 군 레이더 전자파를 정확하게 잡아낼지 솔직히 의문이 든다"고 했다.
국방부는 전자파 측정 방법에 대해 "이번 측정은 '국립전파연구원고시 전자파강도 측정 기준'을 적용했다"며 "측정 방법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연구원고시 관련 항목에는 '빔 방사 후 최악조건 고려해 순간 최대 강도 측정', '6분간 평균강도 병행 측정' 등의 전자파 측정방법이 나와 있지만 기준이 보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는 또 측정 장비와 관련해 "지난 14일과 18일 진행된 전자파 측정에 사용된 장비는 국립전파연구원으로부터 지원받은 독일산 광대역 전자파 측정기(모델명; NBM-550)"라며 "측정기 성능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국내 학자 대부분은 사드 전자파의 유해성 여부에 대해 레이더 출력 등 '판단자료' 부족을 이유로 명확한 답변을 꺼리고 있다.
명로훈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사드 레이더의 출력이나 빔 방사 패턴을 알아야 인근 지역에 끼칠 영향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다"며 "현재로선 성주에 배치될 사드 레이더가 유해하다고 판단할 어떤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여론에 밀려 진행한 군 당국의 전자파 측정도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키지 못하면서 사드 레이더의 안전성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