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태권도가 변화를 꾀한다. 바로 재미있는 태권도로의 변화다.
세계태권도연맹(WTF) 조정원 총재는 2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관중이 외면하면 올림픽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돈을 내고 보고 싶은 경기를 만들어야 한다. 자꾸 지루하다는 소리를 들으면 올림픽에 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덕분에 2016년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경기장과 규칙을 바꾸고, 장비도 업그레이드했다. 심지어 태권도의 상징인 흰색 도복마저 팬들을 위해 색깔을 넣었다.
◇"UFC처럼" 팔각 경기장의 도입
WTF는 재미있는 태권도를 위해 꾸준히 경기장을 바꿔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썼던 12m*12m 정사각형 경기장을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8m*8m로 확 좁혔다.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위해서였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8m*8m 규격은 유지하지만, 매트를 정사각형 형태에서 UFC에서나 볼 수 있는 팔각형 형태로 바꿨다. 이른바 옥타곤이다.
WTF는 "일단 팔각 매트의 도입으로 경기장 면적이 좁아진다"면서 "수비 위주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이 사각으로 피할 공간이 줄어든다. 당연히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2015년 5월 러시아 세계선수권 때부터 팔각 매트를 사용해왔다.
WTF는 런던 올림픽 때부터 전자몸통호구를 사용했다. 하지만 여전히 판정 시비가 있었다. 바로 머리 공격에 대한 판정 때문이었다. 3점이 주어지는 머리 공격이기에 늘 비디오판독이 필요했다.
하지만 리우 올림픽은 다르다. 헤드기어에도 전자호구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체급별로 22~28의 강도(남자 기준)가 감지될 경우에만 점수로 계산된다. 전자헤드기어는 2014년 월드그랑프리 3차대회부터 쓰고 있다.
또 양말에 붙어있는 감지 센서도 7개에서 11개로 늘어났다. 가운데 발가락 윗부분과 엄지발가락 옆, 발목 안쪽과 뒤쪽에도 센서가 장착됐다.
◇"더 다이나믹한 공격 위해" 몸통 회전 공격 3점
런던 올림픽에서는 몸통 공격 1점, 몸통에 대한 회전 공격 2점, 머리 공격 3점, 머리에 대한 회전 공격 4점이 주어졌다. 덕분에 머리 위주의 공격이 대세였다. 상대가 들어오길 기다리다가 머리를 노리는 공격 패턴에 경기가 지루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리우 올림픽에서는 몸통에 대한 회전 공격 점수가 기존 2점에서 3점으로 늘었다. WTF는 "몸통 회전 공격 점수를 높여 선수들이 좀 더 다이나믹한 기술을 구사하도록 유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회전이 가미된 기술에 대한 채점은 부심이 수동 채점기로 한다. 3명의 부심 중 2명이 1초 이내에 수동 채점기를 누르면 득점이 인정된다.
태권도의 상징은 역시 흰색 도복이다.
하지만 리우 올림픽에서는 하의 도복에 색깔이 들어가도 괜찮다. 지난 5월 집행위원회를 통해 국가를 상징하는 색이나 국기를 새길 수 있도록 했다. 스페인, 벨라루스 등 20개국은 국기 모양이 들어간 하의 도복을 입기로 했다. 다만 종주국 한국은 기존 하얀 도복을 입는다.
조정원 총재는 "도복 색깔을 기존 흰색을 포함해 자율화했다. 한국처럼 전통을 고수하려면 그렇게 하면 된다"면서 "도장의 무도 태권도와 스포츠 태권도는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