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박세당은 이런 결말에 대한 설명을 작가 프롤로그에서 잘 설명해주고 있다. 물질적인 교류가 없었는데도 인간의 의식은 시공을 초월하여 교류와 소통을 할 수 있을까? 그 옛날 이집트인과 마야인은 서로 교류가 없었는데도 비슷한 피라미드 구조의 신전을 건설했던 것처럼.어떤 의식과 생각이 일정한 패턴으로 구성원 사이에서 구조화되거나 열망으로 일정량이 채워진다면, 이런 의식과 영혼의 구조와 패턴은 바로 시공을 초월하여 전파될 수 있다는 현상을 일본의 원숭이 집단에서 벌어진 '땅에 떨어진 고구마 씻어먹기의 전파 과정'을 통해 확인한 바가 있다. 이 동화는 이런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동화이다. 그래서 이 동화 말미에 필자의 다음과 같은 말에 특별히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 작가의 말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어떤 생각이 간절해지면, 안 보이는 세상에도 그 마음이 알려집니다. 비록 처음에는 미약하지만 열정으로 밀고 나간다면, 사람들이 조금씩 참여할수록 그 힘은 점점 더 강해집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급속히 퍼져 나가는 순간이 반드시 오게 됩니다. 100번째 원숭이는 바로 그 순간을 상징하는 동물입니다. 일단 그 일이 일어나면, 모든 것이 순식간에 바람처럼 퍼져 나가기 때문에 신기한 바람이라고 하는 것이죠.
아래 그림은 '첫 번째 원숭이의 사과'라는 제목의 흙 묻은 사과 그림입니다.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네 개의 사과가 있었습니다. 먼저 저 유명한 아담과 이브의 사과가 있고, 두 번째로 트로이전쟁을 일으킨 왕자 파리스의 황금사과가 있으며, 만류인력을 발견한 뉴턴의 사과가 세 번째고, 2차 대전을 종식시킨 천재 튜링을 죽인 금단의 사과는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에 한 입을 베어 먹은 사과로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이 그림, 여러분이 기억해야 될 다섯 번째 사과입니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던 흙 묻은 사과를 처음으로 씻어 먹게 된 혁명가 첫 번째 원숭이의 고난과 포기하지 않는 뜨거운 열정, 그리고 하늘의 감응으로 결국 신기한 바람이 불어오는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아울러 처음으로 지동설을 주장했던 갈릴레이와 현대의 스티브 잡스와 손정의와 마윈같은 세상의 모든 혁신가들과 그들의 고통과 열정의 스토리를 상징하기 때문입니다.
- 저자 박세당
◇ 줄거리
땅에 덜어져 흙묻은 사과를 우연히 처음으로 흘러가는 개울물에 씻어 먹게 된 원숭이. 그냥 먹을 때보다 훨씬 시원하고 맛있는 사과 먹는 법이면서, 원숭이들의 식량도 풍부해지는 이 방법을 다른 원숭이들에게 알려주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 모두들 기존의 생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첫 번째 원숭이의 사과먹는 방법을 처음으로 이해하고 따라한 몇몇 친구들과 함께 어렵고 힘들지만 이 방법을 알려나간다. 10년이란 세월동안 겨우 99마리의 원숭이만이 이 방법을 받아들였는데 100번째 원숭이가 나타나자마자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마을 전체, 심지어 마을 밖 다른 원숭이 세계에도 땅에 떨어진 사과를 씻어먹는 법이 순식간에 퍼져 나갔다.
박세당 지음/ 재미마주/36쪽/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