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트로트 가수 A 씨가 최근 경찰청에 경정급 명예경찰이 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과거 경감급 명예경찰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A 씨는 셀프로 계급을 한단계 높이고 재활동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정은 일선경찰서장(총경) 바로 아래 계급이다.
하지만 경찰은 A 씨를 명예경찰로 위촉할지 고민을 하고 있다. 몇해 전 불미스런 일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은 바있는 그의 전력 때문에 명예경찰의 이미지가 훼손될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
◇ 권한·혜택 없는 명예직
명예경찰은 아무런 권한도, 혜택도 없는 말 그대로 '명예'직이다.
자격은 15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한 총경 이상 경찰관, 경찰 업무 협조에 특히 공적이 뚜렷한 내·외국인이다.
한번 임명되면 2년 단위로 자동 해촉된다. 재위촉될 수는 있다.
연예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게 특징이다.
'법 지킴이' 등 바르고 건전한 연예인이란 이미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도 명예경찰로 연예인을 마다하지 않는다.
경찰 홍보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명예경찰은 홍보대사와 비슷하지만, 홍보대사와 달리 별도 관리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연예인과 경찰이 서로 상생하는 셈이다.
현재 경찰청 본청 소속 명예경찰은 33명이 활동하고 있다.
명예경찰도 계급은 있다. 계급은 연령과 공헌도 등을 두루 고려해 부여한다고 한다.
연예인 중에서 가장 높은 계급을 단 사람은 배우 최불암이다. 그는 명예경찰 총경으로 활동했다.
TV 드라마 '수사반장' 인기 덕에 최불암은 1972년 경감 계급으로 명예경찰을 시작, 1977년 경정으로 승진하더니 2012년에 총경이 됐다.
가장 빠른 승진 기록을 세운 건 아이유다. 아이유는 2013년 2월 명예경찰 순경으로 위촉됐다가 2014년 11월 경장으로 승진했다.
1년 9개월여 만에 특진한 셈이다. 일반 순경의 경우 경장 승진하는데 특진 시험을 제외한 근속은 5년 정도 걸린다.
배우 김보성도 꾸준히 승진하고 있는 사례다. 김보성은 2007년 명예경찰 경사로 시작해 2010년 경위, 2014년 경감으로 재위촉 됐다.
그렇다고 승진이 쉬운 건 아니다.
현재 명예경찰 경정인 배우 B씨는 총경으로 계급을 높여달라고 거듭 요구하고 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명예경찰로서 높이 평가할 만한 활동 경력이 없어서 승진을 시켜주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명예경찰 막내는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이다.
이 전 처장은 지난 6일 명예경찰 순경으로 임용됐다. 올해 1호 명예경찰이다.
평소 제복을 입는 공직자에 대한 존경심을 표시해온 이 전 차장이 직접 강신명 청장에게 명예경찰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