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권영철의 Why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선임기자
그러나 박근혜 정부들어 첫 검찰인사에서 '검찰의 꽃'인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했다. 그리고 "23년간 검사로 살며 느낀 보람은 가슴에 품고 짐을 내려놓고자 한다"는 사퇴의 변을 남긴채 검찰을 떠나 변호사 개업을 했다.
우병우는 1년여만에 청와대 민정수석실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됐고 이른바 '십상시 문건' 파동이 일자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을 사법처리 하는 등 청와대 입장에서 깔끔하게(?) 해결하면서 청와대 입성 8개월만에 민정수석으로 승진했다. 권력의 핵심부에 서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해 왔다.
그러나 '권불십년'이라고 나는 새도 떨어뜨릴 것 같았던 우병우 민정수석도 온갖 의혹들이 불거지면서 사퇴로 내몰리고 있다.
그래서 오늘 [Why뉴스]에서는 "우병우 민정수석, 사퇴하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 그렇다. 진경준 검사장의 주식대박 사건이 터졌고, 진경준 검사장이 주식대박을 안겨준 김정주 회장의 넥슨코리아와 우병우 수석 처가와의의 1300억 원대 부동산거래를 중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우 수석이 뉴스의 중심에 서게됐다. 그동안 숱한 의혹들이 많았지만 이 사건을 계기로 우 수석과 관련된 의혹들이 봇물 터지듯이 터져나오고 있다.
우병우 수석은 처음에는 "처가 소유의 부동산 매매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며 "처가에서 부동산중개업체를 통해 거래가 성사됐다고 들었다"고 해명 했다. 그랬다가 이틀 뒤인 20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계약 당일 장모님이 와 달라고 해서 갔다"며 자신의 말을 번복했다.
우 수석은 "(오늘) 어느 신문에 계약서 작성 당일날 제가 갔다고 하는데, 갔습니다. (중략) 가서 '주로' 한 일은 장모님 위로해 드리는 일밖에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계약 현장에 가긴 했지만, '주로' 한 일이 장모 위로였다는 것이다. 주로 한 일이 장모님 위로였으며 부가적으로 한 일은 뭐였을까?
우 수석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즉 '계약 현장에 갔다'는 것만 인정하고, 계약서 검토 여부 등 계약에 관여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확인 가능한 것은 선제적으로 인정하면서 확인이 어려운 것은 피해가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 그 부분이 의문이다. 왜 사실대로 얘기하지 않는 걸까? 법률가인 사위가 도움을 줬다고 하면 될 일인데 왜 계속 빠져나가려고 하는 지 이해가 안 된다.
진경준 검사장의 경우 거짓말을 계속하면서 사건을 키웠다. 처음으로 자신의 돈으로 넥슨 비상장 주식을 샀다고 했다가 장모로부터 돈을 빌려서 주식을 샀다고 했다가 결국 구속을 앞두고서야 무상으로 받았다고 시인을 했다.
우병우 수석도 일단 처가의 부동산 매매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이를 번복했다. 그 이후에는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는 걸 의식해서인지 계약하는 자리에 가긴 갔는데 주로 한 일은 장모님 위로해 드리는 일 밖에 없었다며 핵심을 피해갔다.
▶ 시인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 그 부동산 계약에 아직 공개되지 않은 뭔가가 있기 때문 아닐까?
우병우 수석은 "그 땅은 대체불가능한 강남역 그 위치에 그 넓이에 깨끗하게 복잡한거 안걸려있고 심플하게 살 수 있는 땅"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 땅 일부가 다른사람의 명의로 돼 있어서 그 소유권을 넘겨봤기 위해 넥슨과의 매매계약을 맺은 뒤에도 소송을 벌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플하게 살 수 있는 땅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런 땅이었다면 왜 상속세를 납부하지 못해 곤란을 겪어야 했을까?
우병우 수석이 넥슨과의 부동산 계약에 관여했다고 시인하는 순간 이 계약이 특혜였고 그로 인해서 우 수석의 처가가 큰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때문이 아닐까 여겨진다.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될 것이다.
= 민정수석으로 재직하고 있다면 수사가 제대로 될 수 있을까? 검찰내부에서도 우 수석이 검찰 수사를 받겠다고 했지만 수사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검사출신의 한 중견 변호사는 "우 수석은 본인 관련 의혹에 대해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하면서 일종의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는데 현직 민정수석을 대상으로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겠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검찰내부에서도 현직 민정수석을 상대로 수사를 해봤자 '봐주기 수사'라는 의혹만 제기 될 것이라는 말들이 나온다.
▶ 우병우 수석이 사퇴할 가능성은 없나?
= 현재로서는 사퇴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
우 수석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도저히 이런 상황에서 일 정상적으로 못한다.
정무적으로 책임지라 했는데 그럴 생각없다"고 단호하게 얘기했다. 그러면서 제발 제가 그냥 정상적으로 대통령 보좌하고 하는 그런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갈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박근혜 대통령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 비난에도 굴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라며 우병우 지키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우병우 수석의 스타일에 대해 '오만방자'니 '안하무인'이니 '거칠것이 없다느니' 하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소년등과했고 재산이 많으니 꿀릴 것도 없고, 주변을 살피거나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었다는 얘기다. 그런 스타일에 검찰에서도 승승장구 했으니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그렇지만 연일 우병우 수석과 관련된 의혹들이 언론지면을 장식하고 있는데 끝까지 버틸 수 있을까?
= 정치권이나 법조계에서는 오래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들이 지배적이다.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주영 의원은 "책임을 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솔직하게 다 털어놓고 책임지는 자세가 참된 공직자의 바른 자세"라고 지적했다.
역시 당대표에 출마한 정병국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스스로 해임(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런 저런 구설에 오르는 것 자체가 대통령께 엄청난 부담이 된다"며 "본인이 좀 억울한 점이 있어도 일단 이런 문제제기가 되면 시시비비를 가리기 전에 스스로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도 "일련의 어지러운 상황이 결국 대통령의 힘을 빠지게 하는 부분이 있어 일신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도 우 수석이 버티는 것은 대통령에게 누가 될 뿐이다는 얘기가 많다.
전직 검찰 고위관계자는 "우병우가 진짜 혐의를 벗고 싶다면 빨리 청와대에서 나와야 한다. 나와서 고소에 임하든지 해서 싸워야 본인도 명예도 보호할 수 있고 정권에도 부담이 안된다"면서 "우병우가 청와대에 있는 한 무조건 우병우의 패배고 정권의 패배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전직 검찰 고위관계자도 '특임검사에게 사건을 맡기든지해서 신속히 처리하는게 가장 부작용을 줄이는 것"이라면서 "우병우가 아무리 억울하다고 해도 상황은 변치 않고 버티면 버틸수록 늪에 빠질거다"라고 말했다.
검찰의 한 중견간부는 "한 언론사와 싸워도 상처를 입는데 전 언론사와 싸워서 이길 수는 없다"면서 "억울하다고 버티면 버틸수록 청와대에 부담만 주게 될 것"이라며 사퇴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우 수석이 "이제는 제가 한 일 넘어서 저희 가정사, 우리 아들 문제, 거론되는거 보고나서 개인적으로 매우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그런데 저는 그 얘기를 듣고 고통스러웠다. 우병우 민정수석이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별명이 '불독'이었다. 한번 물면 절대 놓지않는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잘못을 단죄하는 일이니 엄정한 수사를 하다보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우병우 수석이 한 수사로 인해 고통받은 사람이 너무나 많았다.
당장 노무현 전 대통령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정사와 아들 문제가 거론되는 거를 보고 고통스럽다'고 했는데 노 전 대통령의 가족은 풍비박산이 나다시피했다. 결국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까지 했다.
안상영 전 부산시장도 우병우 검사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됐다는 얘기가 있다.
우 수석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부장검사이던 2004년 2월 안 시장은 이미 부산지검에 구속돼서 재판을 받고 있었는데 서울지검에서 또다른 혐의가 적발됐다. 우 검사는 안 시장을 부산구치소에서 서울구치소로 이감했다.
이 때 안 전 시장이 단순히 서울구치소로 이감만 된 게 아니었다. 우 검사는 안 시장을 조사하겠다며 서울지검으로 불러지만 그 추운 겨울에 구치감에 하루 종일 부르지 않고 방치했다. 안 시장은 서울구치소로 돌아갔고 부산구치소로 이감된 뒤 하루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상황을 잘아는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안 시장이 모멸감을 느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 수석이 징계를 받아야 했지만 당시 서영제 서울지검장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기관경고로 그쳤다.
또 우병우 수석이 검사 초년병시절 경주지청에 근무하면서 업체를 수사한다고 압수수색을 실시하고는 다음날 휴가를 갔다. 당시 상관이 휴가를 가지 말라고 말렸지만 휴가를 갔고 그래서 1년만에 밀양지청으로 좌천됐다고 당시 상황을 잘아는 법조계 관계자가 말했다.
황운하 경찰대학 교수부장은 페이스북에 "그는(우병우 민정수석) 자신을 향한 공격의 밑바닥에 흐르는 분노와 좌절의 정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듯 하다"면서 "특유의 오만과 독선으로 스스로 얼마나 많은 폐해를 야기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감을 못잡고 있는 듯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우 수석은 자신의 과거를 좀 더 되돌아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